“말씀 보여주고 실천하게 하라”
김진규 교수 “감성적 변화 이끄는 그림언어 설교 필요”

GM선교회(대표:박춘근 목사)가 설립 3주년을 기념해 8월 29~30일 대전시 유성 계룡스파텔에서 실천목회 학술포럼을 열었다. 학술포럼은 ‘성경과 설교’를 주제로, 최근 설교학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그림언어의 설교 적용’을 주제로 열렸다. <히브리 시인에게 설교를 배우다>(생명의말씀사)의 저자 김진규 교수(백석대)가 강사로 나섰다.

GM선교회 포럼에서 김진규 교수가 그림언어 설교법을 설명하고 있다.
GM선교회 포럼에서 김진규 교수가 그림언어 설교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림언어’는 쉽게 말해서 이미지(image)다. 글로써 의미를 전달하는 문자언어와 달리, 사진이나 그림처럼 이미지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교통표지판에서 ‘아이와 어른이 손잡고 있는 이미지’가 보행자 전용도로임을 알려주는 것도 그림언어를 활용한 것이다.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 이후 현대 사회는 디지털혁명 속에서 ‘그림언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최근 SNS에서 문자보다 사진을 많이 활용하는 것, <유튜브>를 필두로 영상에 대한 관심이 폭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설교 언어’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진규 교수는 강의를 시작하며, 모든 목회자가 고민하는 문제인 “설교를 듣고 왜 성도들이 변화하지 않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김 교수는 자신의 목회경험을 이야기하며 “내 설교 역시 성도들의 삶을 변화시키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신학공부를 할 때처럼 글을 쓰듯 딱딱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설교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진규 교수는 보수적인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시가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편과 잠언 등 시가서를 연구하면서 시적인 언어가 말씀을 눈으로 보듯이 체험하게 하고,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면서 감동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편 23편을 읽을 때면, 냇물이 흐르는 푸른 잔디밭에서 예수님과 평안하게 있는 모습(이미지)을 상상하는 것처럼. 시가서는 이미지 곧 그림언어와 함께 수미상관법 이중언어 등 대구법을 사용하면서 독자에게 전달해야 할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김진규 교수는 오늘날 목회자들도 설교에 이렇게 그림언어와 대구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님도 비유와 상징이란 일종의 그림언어를 통해서 말씀을 전했고, 최고의 설교자로 평가받는 찰스 스펄전 목사 역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감각적인 단어들을 많이 사용했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설교는 ‘말씀으로 깨닫게 해서 변화를 일으키는’ 체계였다. 지성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언어를 활용하는 설교는 지성적인 깨달음과 함께 감성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마음에 감동을 받으면 행동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바로 이 점에서 그림언어 설교의 약점이 있다. 같은 이미지를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바라보는 것처럼, 말씀을 이미지화 하는 것은 ‘정확한 전달’에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 감성에 호소하는 설교를 부정적으로 보는 목회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

포럼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들리는 설교, 성도들과 소통하는 설교 방법이란 점에서 의미 있는 내용이었다”고 호평했다. 다만 “말씀을 그림언어로 설교한다는 것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설교학자들이 신학적으로 타당한 그림언어 설교사례를 많이 연구해서 발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GM선교회는 설립 3주년을 맞아 실천목회 학술포럼을 비롯해 성경연구오리엔테이션, 한마음기도회 등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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