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교회 의미와 역할 풍성해지고 있다
개교회 중심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 확장 위한 다양한 목회현장 고민과 변화 늘어

양적 성장에 주안점을 두고 달려오던 한국교회가 변하고 있다. 수적인 부흥보다는 하나님 나라 확장과 교회 역할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교적 교회’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 중 하나다.

8월 23일 안산동산교회(김성겸 목사)에서 열린 ‘선교적 교회 콘퍼런스’는 변화를 고민하는 목회자와 학자들의 모임이었다.

‘선교적 교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선교신학회와 세뛰세Korea가 공동주최한 선교적교회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행사를 하고 있다.
‘선교적 교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선교신학회와 세뛰세Korea가 공동주최한 선교적교회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행사를 하고 있다.

한국선교신학회(회장:최동규 목사)와 세대를 뛰어넘는 세미나(대표:송창근 목사·이하 세뛰세Korea)가 연합하여 주최한 이번 콘퍼런스는 최근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선교적 교회’라는 주제를 다뤘다. 이 모임에서는 선교적 교회를 일구어 나가는 목회자 4명이 참가해 발제했다. 또한 한국일 교수(장신대)와 황병배 교수(협성대)가 참가하여 발제에 대해 논찬했다.

발제자 중 두 명의 목회자는 선교적 교회로 개척했고 다른 두 명의 목회자는 기존 교회를 목회하며 선교적 교회를 지향해 나가고 있다. 이들의 발제는 목회를 준비하는 신학생과 현재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내용이었다.

선교적 교회를 시작하다

안민호 목사는 2010년에 홍대에서 ‘커피와교회’를 시작했다. 한때 많은 카페교회가 개척했지만 대부분 문을 닫았다. 안 목사는 이런 현상을 “카페 수입이 사역의 재정적 보조를 해줄 것으로 생각하고 개척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카페교회를 한다고 하면 성도가 얼마인지, 헌금이 얼마인지를 많이 물어봐요.” 교회는 성도 수와 헌금 액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손님들이 저를 사장이 아닌 목사로 부릅니다.” 안 목사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교회 문화에 접촉한다고 말했다. “카페를 통해 손님과 교회 성도들이 자연스럽게 교제합니다. 이런 예배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저희 목적입니다.”

안 목사는 교회가 사람들이 오고 싶은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카페교회가 선교적 도구이자 접촉점이 되어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자연스러운 통로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오동섭 목사는 2011년 9월 서울여대 강의실에서 ‘미와십자가교회’를 시작했다. 이 교회는 예배와 모임에 문화예술을 녹여내며 새로운 방식의 선교적 교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미와십자가교회에서 진행하는 ‘오감으로 드리는 예배’는 기존 예배와 다르다. 그림을 그리며 설교를 하고 설교가 끝나면 그림이 완성되는 방식, 연주회를 통해 예배를 드리는 방식, 명화를 보며 작가와 시대 배경을 통해 설교하는 방식 등 새로운 방식의 예배가 진행된다.

평소에 예배당은 전시장이나 공연장으로 활용된다. 오 목사는 이 모든 것이 ‘공간 스토리텔링’을 통해 선교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성장 위주로 가다 보니 놓친 ‘쉼’과 ‘일상’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복합문화공간에서 오감으로 예배를 드리며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성교회에서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다

박홍래 목사(밀알침례교회)는 “목회자는 목회 현장의 리더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마을을 교회 삼아 주민을 교우 삼아’라는 슬로건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목사로서 사명을 감당하려면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선교사적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며 강조했다.

박 목사가 생각한 선교적 교회는 ‘마을목회’였다. 선교적 목회의 뜻을 품은 그는 마을의 통장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지역사회의 필요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박 목사는 통장들에게 동네를 위해 할 수 있는 많은 일을 제안하고 실행했다.

“교회가 마을의 일자리 창출도 생각해야 합니다. 영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교인들의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거죠.” 교회가 마을의 발전을 위한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주민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목사의 관점이 열리기만 하면 지역사회의 기관들은 교회의 파트너가 됩니다.” 박 목사는 자신의 인식변화로 인해 교회론이 확장되었고 이것이 목회영역의 확장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도 교회와 지역사회의 관계가 좋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는 지역성을 상실한 교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지역사회가 하나님의 선교에 실제적 현장임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조 목사는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이 아프고 울고 있을 때 그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역을 향한 사역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는 신학적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선교적 교회를 지향한다고 해서 기존의 한국교회의 전통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기존교회가) 선교적 교회론의 토양”이라고 말했다.

선교적 교회의 방향

한국일 교수(장신대)는 논찬에서 선교적 교회의 출발점은 ‘목회자 인식의 변화’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목회자들이 선교사의 접근방식을 취하여 제도에 예속되지 않고 길을 열어가는 것이 선교적 교회의 공통점이라 언급했다.

황병배 교수(협성대)도 “선교적 교회론은 존재론적 교회론”이라며 “(한국교회가) 개 교회 중심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통전적 사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신학자, 목회자, 신학생, 평신도 등이 참가하여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선교적 교회’의 방향성에 대해 고심했다. 선교적 교회에 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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