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적 논쟁으로 총회 에너지 낭비하면 안돼 … 총회임원 중심 리더십 회복해야
통일시대 민족복음화 준비하며 건강한 조화 이루는 품격 높은 104회 총회 기대

“구심점 확실히 지키며 멀리 넓게 보는 교단 만들어가자”
103회기가 저물어가고, 제104회 총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교단 원로이자 총회장을 역임한 서기행 목사(89회 총회장·대성교회 원로)와 장차남 목사(91회 총회장·온천제일교회 원로)의 대담자리를 마련했다.

103회기는 이전과 비교해 굵직한 사안들로 인해 큰 혼란을 겪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립과 갈등을 유발시키고, 변화와 개혁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인 역기능적 요소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성을 찾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두 원로로부터 교단이 나아갈 방향성과 참다운 정치를 구현하는 총회가 되기 위한 해법을 들어본다.

특히 서기행 증경총회장은 제104회 총회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서 목사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부총회장이 되는 것을 지목하면서, 개혁교단과 합동을 이룬 이후 15년 만에 진정한 조화를 이루게 됐다고 평가했다. 장차남 목사는 역사의식을 갖고 사익이 아닌 교단을 유익하게 하는 ‘큰 정치’ 실현과 통일과 사회통합을 위한 ‘큰 안목’을 갖는 총회가 되기를 기대했다.  <편집자 주>

▲교단의 역사적 증인이자,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분들과 대담하게 되어 감사하다. 우리 교단이 체질적으로 건강한 교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자리를 마련했다. 먼저 교단이 직면해 있는 현안은.

서기행 목사 (89회 총회장)
서기행 목사 (89회 총회장)

서기행 목사(이하 서 목사) : 총신 문제다. 예장통합 장신대처럼 교단이 어떤 헌신을 하더라도 총신을 직영하도록 해야 한다. 총신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교단의 실질적인 헌신을 강구해야 한다. 총신 문제는 특정인이 총회 전체 정서와 신앙에 맞지 않게 운영해 발생한 사태다. 총회가 직영할 방안을 이번 총회에서 찾아야 한다. 총회직영과 재정자립을 위해서는 정관개정과 모금이 필요하다. 총신 재정 확보를 위한 방안이 있다. 교단 산하 교회 교세를 500명 단위로 끊어, 500명당 1명의 신대원생을 책임지는 것이다. 입학부터 목사안수를 받을 때까지 모든 학생에게 장학혜택을 주면 교단에도 부담이 없이 자립하게 된다. 장학혜택을 받는 학생을 장학금을 지원하는 교회에서 사역하도록 하면 사역부재도 해결할 수 있다. 운영이사든, 재단이사든, 학교 자립을 위해 재정을 기여하는 이사가 되어야 한다.

장차남 목사(이하 장 목사) : 개혁신학의 공고화와 외연 확장이 중요하다. 개혁신학을 말하지만 세월이 가면서 점차 변질되는 것 같다. 신학은 더욱 공고히 하면서, 외연 확장을 꾀하도록 심기일전해야 한다. 총신 정상화가 시급하다. 총신은 현재 임시이사체제로 불안정한 상태다. 임시이사와 총회가 잘 협력해 신속하게 원상복구해야 한다. 정관도 바로 잡아 총회 관할로 명기해야 한다. 법치의 강화와 합리적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법치는 지도자들이 깨끗할 때 강화된다. 정치적으로만 움직이면 법치는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법치만 강조해서도 안 된다. 사람을 살리고 생산적인 일을 위해서는 합리적으로 유연한 모습도 가져야 한다. 나아가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꾸준하게 통일을 위해 준비하는 교단이 되어야 한다. 교회는 사회에 높고 낮음, 이편과 저편 가운데서 통합하고 하나가 되는 일에 소리없이 기여해야 한다. 나라의 장래와 통일을 위해 꾸준히 기도하고 준비해야 한다.

▲총회장 재직 당시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을 줄 안다. 과거를 회상하며 나누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다면.

서 목사 : 총대 90%가 노회에서부터 경쟁을 뚫고 올라온다. 노른자위 상비부나 특별위원회에 들어가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총회장을 하면서 논공행상을 떨치기가 어려웠다. 특별위원회 구성을 총회임원 모두에게 추천을 받아 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납골당 문제로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장 목사 : 총무 선출 문제로 어려웠다. 중지를 모아 지혜롭게 잘 풀어 괜찮았다. 서북노회에서 총회장을 사회법정에 고소했다가 패소해 용서한 적이 있었다. 감사부 보고 처리문제를 원칙대로 했다. 찬송가공회는 총회장 재직 동안 타협하지 않았다. 과도한 한기총 회비 부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연직 외에 특별위원회에 나가지 않았다. 명예를 지키는데 효과가 있었다. 누적된 문제가 많았는데 총회장을 지내면서 많이 걸러져 보람이었다.

▲지금의 총회도 크고 작은 갈등과 대립으로 혼란하고, 여기에 에너지를 소비하다보니 발전적 논의가 실종했다. 과거 총회와 비교해 개선할 점은.

장차남 목사 (91회 총회장)
장차남 목사 (91회 총회장)

서 목사 : 1600명이라는 대규모로 총회를 치른다. 이전에는 안건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결했는데, 지금은 군중심리로 진행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총회석상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발언들이 많다. 총대들이 도덕적으로 인격적으로 많이 약화된 것 같다. 아무리 복잡한 사안이라도 예전에는 총회를 위하는 편으로 귀결을 지었는데, 지금은 기관이나 개인의 이익에 붙들려 편협한 결정을 하는 풍토가 있는 것 같다. 총회가 끝나면 사건만 터진다. 이건 심각하다. 총대들의 의견을 잘 살피고 중지를 모아야 한다.

장 목사 : 제비뽑기 도입 이후 총회임원회가 약화되었다. 평화롭고 단순한 것은 좋은데 각자도생으로 출마하고 당선되니 중구난방이 됐다. 그래서 자신의 몫을 챙기려는 모습이 있어 총회장이 신경을 잘 써야 한다. 총회장과 임원이 하나가 되어서 집권의 토대가 되고, 훌륭하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약화된 것 같다. 총회임원들이 단합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

▲교단의 구심력 약화와 구성원들의 분열 양상이 짙어져 우려가 크다.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서 목사 : 현재 총회는 상비부와 특별위원회가 많다. 산하 기관도 많고, 총신과 총회인준 신학교가 많다. 규모가 크다는 것은 비대하다는 의미다. 이럴 때 교단은 구심점을 지켜야 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신학의 구심점을 거머쥐어야 한다. 신학교는 총회가 구심이 되어야 한다. 총회의 힘을 빌려 선교하는 구심이 필요하다. 헌신이 따른 곳에 힘이 있는 것이다.

장 목사 : 교단이 방만해졌다. 교단이 합동하면서 구성이 다양화됐다. 1만 교회가 넘으니 통제가 힘들다. 대안으로 금권선거를 극복한 총회임원들로 집권이 가능해지면 도덕적 공신력과 더불어 강한 추진력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금권선거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럴 때 통제력과 결집력을 가질 수 있다. 도덕적 리더십 갖춘 지도자가 되는 풍토를 하루속히 만들어야 한다.

▲교단은 여전히 다툼과 고소고발로 아파하고 있다. 모든 구성원들이 바라는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총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진행=김관선 목사 (기독신문 주필)
진행=김관선 목사 (기독신문 주필)

장 목사 : 교단의 역사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교단 중진들 가운데 우선 먹는 곶감이 달다고, 자리에만 관심을 갖다보니 역사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신학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다져야 한다. 교회의 성결성을 바로 지키며 사회통합에 밑거름이 되고, 선교 역동성에 불을 질러야 한다. 큰 정치를 하려면 좁은 안목에서 자리 주고받는 일에 집중하면 안 된다. 교단을 멀리, 넓게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서 목사 : 합동교단 목사가 된 것을 자부한다. 이유는 큰 비전이 있기 때문이다. 예장통합과 갈라질 때 돈 없이 나왔지만 오늘날 가장 큰 교단이 되었다. 우리에게는 다문화와 언어에 능통한 2500여 선교사들이 있다. 개혁신학을 가르치는 신학교가 있다. 그래서 희망이 있는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 같이 되려니 문제가 생긴다. 총회가 하나님을 대행하는 것처럼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협의할 일은 협의하는 협치가 필요하다. 존경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서로 이해하는 자세가 되어야 하나됨을 이룰 수 있다.

▲다가오는 제104회 총회와 후배들에게 원로로서 조언과 격려의 말씀을 전하신다면.

장 목사 : 104회 총회를 앞두고 기대하는 바는 단연코 복음선교지향적이고, 인재양성 지향이 되어야 한다. 후세들을 키우는 정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사회봉사와 연합사업과 통일운동지향이 돼야 한다. 교단을 모체로 해서 바깥 사회, 남북통일을 내다보고 꾸준히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이 평화통일을 이뤄 민족복음화의 소원을 성취하는 일에 헌신해야 한다. 나아가 세계평화의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는 염원을 가슴에 품었으면 한다.

서 목사 : 104회 총회는 상처를 씻는 총회가 되기를 바란다. 김종준 목사와 소강석 목사가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되는 것이 교단합동 15년 만에 드디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기쁘다. 준비하지 않으면 통일을 이루지 못한다. 통일시대를 앞두고 총회 예산 10%, 노회와 교회도 예산 10%를 적립한다면 어느 교단도 넘볼 수 없는 통일을 준비하는 하는 교단이 된다. 규모를 가진 교회들이 교단의 일에 적극 나서 품위와 인격과 격을 높여주기 바란다. 충분한 토론을 통해 합의체로 잘 끝나기를 바란다.

정리=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