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중 목사(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김기중 목사(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김기중 목사(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총회교회자립개발원이 그동안 사용했던 ‘미자립교회’ 용어를 ‘미래자립교회’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하여 주변의 목회자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여론을 확인한 결과 미자립교회든, 미래자립교회든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교회자립개발원 임원에게 명칭을 변경한 과정을 직접 들어봤다. 교회자립개발원은 지난 4월 이후 ‘미자립교회’를 대신할 미래 지향적이고 희망과 긍정적 이미지를 주는 명칭을 공모해, 최종 미래자립교회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자립교회’라는 명칭으로 목회자들과 사모, 자녀와 성도들이 아픔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미래자립교회’가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는 데 적합하다는 것이 결정의 주요인이었다고 했다.

교회자립개발원이 객관적이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서 ‘미자립교회’ 명칭을 변경한 것은 박수칠만한 일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듣고 느끼는 목회자 입장에서는 탁상 행정적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자립교회’라는 명칭으로 말미암아 상처를 받으며 아픔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미자립교회’ 용어를 ‘미래자립교회’로 변경한다고 해서 마음이 치유되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며 활력이 넘치는 사역이 되리라는 확신이 없다.

명칭 변경 문제는 정체성을 담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명칭 변경을 통해서 개척교회나 농어촌 교회, 작은 교회들의 관심과 필요를 담지하고, 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럴 때 ‘미래자립교회’란 명칭으로 목회자와 성도들의 관심을 받고, 향후 사업을 전개하는 데 지지와 힘을 얻을 것이다. 

다른 교단들도 교회자립개발원과 비슷한 사역을 하는 기관이 있다. 교회세움협의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미자립교회지원운동본부 등의 명칭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기관들은 목회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고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명칭은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동시에 그에 맞는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을 타 교단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관 명칭에 대해 한 가지 더 요청하고 싶다. 현재 교회자립개발원이란 명칭은 다른 교단의 기관명보다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회기에 교회자립개발원은 8개 권역위원회를 설립하면서 전국의 노회와 지역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회자립개발원이란 명칭은 ‘총회 산하 교회와 지역의 협력 및 상생’의 정체성을 담고 있지 못하다. 공교회성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호칭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해 본다.

공교회성을 드러내는 기관 명칭으로 변경한 후,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교회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대상 교회와 목회자들의 현장 이야기를 많이 경청하기를 바란다.

도시의 작은 교회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부분은 임대료 문제와 자녀 교육비 문제이다. 농어촌 교회는 현재 생활비도 큰 문제이지만 은퇴 이후의 대책이 전무하다. 현재 농어촌 교회가 고령화 된 것처럼, 농어촌 교회 목회자들도 60대가 많다. 앞으로 몇 년 후면 이들이 은퇴해야 하는데, 연금을 비롯하여 사택과 생활비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목회자들을 위해 권역별로 공동주택을 준비하는 방안, GMS선교사 연금과 같은 목회자연금 방안을 수립해서 지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교회자립개발원이 상생과 협력의 정체성을 보다 강화하길 바란다. 목회현장을 위한 실제적인 사역으로, 교단 내의 교회들이 함께 행복하고 건강한 사역에 동참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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