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4장, 제국주의 맞서는 저항 강조”
김대웅 교수 “언약 백성 더럽히며 하늘 침략한 바벨론 제국 고발”
‘하나님 절대주권 통찰과 확신 갖고 합당하게 저항하라’ 가르쳐

이단들의 준동으로 인해서 종말론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필찬요한계시록연구소(소장:이필찬)는 8월 19일 충현교회에서 ‘성경은 ‘하늘’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하는가’를 주제로 제4회 종말론학회를 개최했다.

종말론학회에서 총신신대원 김대웅 교수(왼쪽)가 열강하고 있다. 김대웅 교수는 “다니엘서 4장의 저자는 언약백성을 더럽히는 등 하나님이 주신 제한된 통치권을 남용한 제국의 왕에 대한 고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말론학회에서 총신신대원 김대웅 교수(왼쪽)가 열강하고 있다. 김대웅 교수는 “다니엘서 4장의 저자는 언약백성을 더럽히는 등 하나님이 주신 제한된 통치권을 남용한 제국의 왕에 대한 고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김대웅 교수(총신대신대원), 이지혜 박사(한동대), 이필찬 교수, 김의창 교수(횃불트리니티대)가 주제발표를 했다. 이 가운데 김대웅 교수는 ‘다니엘 4장: 하늘을 침범하고 짐승이 된 황제의 고백’를 주제로 계시록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제시했다. 먼저 김 교수는 다니엘서를 주전 6세기 선지자 다니엘이 바벨론 제국의 궁중에서 지내며 경험했던 사건들과(1~6장) 이스라엘과 열방의 미래에 관한 환상들을 하나님께 받아 기록한 부분(7~12장)으로 구분해서 볼 것을 주문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다니엘서는 유대 묵시 문학이 열정적으로 대항했던 ‘제국주의 정치학에 관한 모든 것’이라 해도 좋다”면서 “특히 다니엘 4장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제국주의에 신실하게 맞서도록 고대 이스라엘 독자/청중에게 저항정신을 고취시켰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다니엘 4장은 바벨론 느브갓네살 왕의 두 번째 꿈에 대한 내용인데 저자는 독자/청중에게 느부갓네살 황제와 그의 바벨론 제국이 하늘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창세기의 바벨 기사(10~11장)를 사용한다. 창세기의 바벨탑 사건 기술은 고대 근동 제국주의에 대한 탁월한 소규모 신학 비평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김 교수는 다니엘 4장에서 묵시적 하늘 개념을 규명했는데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하늘의 왕이시며 하나님은 단지 그가 원하는 자에게 지상의 통치권을 일정기간 위탁하시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다니엘 4장에 나오는 통치자는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고 하나님의 성전과 하나님의 언약 백성을 더럽히고 학대하기까지 하면서 하늘을 침략한다. 다니엘 저자는 4장을 통해서 고대 근동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의 사회-종교적 갈등을 반영했으며,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대한 통찰과 확신을 가지고 제국주의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합당하게 저항할 것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같은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다니엘 4장과 창세기 11장을 비교했다. 다니엘 4장의 바벨론 제국 관련 기술은 창세기 11장 1~9절에 나오는 바벨론에 대한 묘사와 유사하다. 초월 세계를 향해 상승하려는 인간과 인간세계를 향해 하강하려는 신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다니엘 4장과 창세기 11장에서 인간은 정치적 능력을 발휘해서 하나님의 영역을 향해 올라가는 침입을 시도하고, 이에 대해서 하나님은 인간의 반역을 통제하시려고 지상으로 내려오셨다. 다니엘 저자는 4장에서 창세기의 바벨 기사를 다시 사용하되 여호와의 지상 하강을 인간의 하늘을 향한 상승보다 훨씬 더 강조한다. 지상에서 천상으로 상승하는 것은 오직 나무 하나뿐인 것으로 기술하면서 느부갓네살 왕이 거대한 나무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알려준다. 나무의 행태(단 4:11, 20, 22)는 창세기의 바벨탑의 건설(창 11:4)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이후 느부갓네살은 마치 자기 선배들이 실패했던 목표를 완수라도 한 듯이, ‘위대한 바벨론’을 건축하여 자기의 ‘위엄의 영광’을 나타냈다고 자부했다.(단 4:30) 그러나 ‘순찰자’와 ‘한 소리’와 ‘한 명령’ 이라는 세가지 실체가 지상으로 내려오므로 인간 제국 황제를 하나님이 통제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후 느부갓네살은 짐승으로 변형되는 수모를 당한다.

한편 다니엘 4장의 저자는 4장과 창세기 11장 바벨 기사, 두 본문의 언어와 주제를 살피는 측면에서도 연관지어 설명한다. 저자는 느부갓네살의 바벨론을 ‘인간의 제국’이라고 세 번씩이나 반복 명명하므로써, 홍수 이후 바벨에서 “인간이 건설한 도시와 탑”이 결국 파괴되었음을 자기 독자/청중에게 환기시켰다.(단 4:17, 25, 32, 창 11:5) 바벨론 제국을 건축한 느부갓네살을 상징하는 거대한 나무는 철저히 파괴됐고, 이 나무 열매를 받아 생존하던 ‘짐승들’과 ‘새들’도 모두 쫓겨 떠나갔다.(단 4:14) 이 나무에 서식하던 짐승들과 새들은 바벨론 제국에 끌려와 느부갓네살의 지배 하에서 비참하게 연명하던 각국의 식민들을 가리킨다. 다니엘 4장 저자가 창세기 바벨의 역사를 렌즈 삼아 느부갓네살의 바벨론 사회를 들여다 본 풍경에 따르면, 옛 도시 국가 바벨의 인류를 흩으신 하늘의 여호와께서(창 11:5) 인간 제국 바벨론의 짐승 같은 구성원들을 다시 한 번 철저히 흩으실 것이다.(단 4:17, 25, 32) 지상의 인간 제국 통치자가 예루살렘 성전에 자행한 만행은 사실상 그 통치자가 하나님의 천상영역을 침범한 사건이라는 신학 사상은 다니엘 8장에서 한단계 더 심화됐다. 안티오쿠스 4세를 상징하는 ‘작은 뿔’이 다니엘의 두 번째 환상 속에서 묵시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9절) 다니엘 저자는 4장에서 하나님이 매우 분명하게 인간 세계의 정치와 관련되신다고 밝힌 바 있었다. 하나님은 정치적 사건 과정을 운용하시며, 인간 통치자가 ‘하늘의 왕’을 인정하게 만드신다.(4:37) 느부갓네살 꿈속의 거대한 나무가 가장 먼 거리에서도 보인다는 사실은 그의 ‘권세’가 세상 전체에 미치고 있음을 뜻했다.(4:22)

급기야 하나님은 느부갓네살이 하나님께서 맡기신 권세를 남용한 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그를 짐승의 수준까지 낮추셨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통치 권력을 위탁하셔서 인간을 제외한 피조물들을 보존하게 하셨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통치하도록 명령하신 대상은 사람 자신이 아니라 그 밖의 다른 생명체들이었다.(창 1:26-27)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느부갓네살은 아담과 다르게 자신의 권력을 불법적으로 인간들에게 휘둘렀다. 창조주께서 인간 외의 피조물들에게 사용하도록 주신 권력을 인간에게 악용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아담은 자기가 지닌 하나님의 형상이 보존되는 한에서만, 다른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아담처럼, 느부갓네살도 권세를 하나님께 받았으나 그 권세로 하나님께 반역했다. 하나님은 그를 징계하사 그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을 몰수하셨고, 그 결과 짐승으로 형상으로 비하됐다.(4:26, 28, 33)

다니엘은 이처럼 괴물 통지자들이 현재 세상을 통제하고 있다고 인식한 가운데 하나님의 제국 수립을 향해 묵시적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다니엘은 7장에서 인자(人子)가 하나님께 통치 권력을 넘겨받아 마지막 날에 세상을 대리 통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니엘은 인자가 아담과 비슷한 모습으로 세상에 와서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섭리를 확고히 수립할 것을 내다봤던 것이다. 김대웅 교수는 “인자가 다스리는 제국은 하나님이 역사의 처음에 창조한 세상의 회복은 아니다”면서 “인자가 통치하는 하나님의 제국은 역사의 끝에 구원한 찬란한 성도들의 영원한 미래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베소서 저자는 이 성도들은 하늘의 왕께서 자기의 처소를 삼은 자들이라면서 하늘의 왕이신 인자와 함께 하늘 우편보좌에 앉아있다고 풀어 말했다.(엡 1:20) 김대웅 교수는 “인간 제국권력의 핍박을 받는 지상의 언약 백성은 이미 하늘에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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