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다보면 어쩔 수 없는 경쟁이나 싸움에 내몰리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누구나 이기고 싶어 한다. 이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싸운다. 정의롭지 못한 방법을 쓰기 십상이다. 그러다보면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닌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경쟁에서 그리스도인의 바람직한 태도는 무엇일까. 싸움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하겠지만 그것이 어디 쉬운가? 싸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있다. 그럴 경우 그리스도인이라면 참된 승리를 추구해야 한다. 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겨도 이기지 못한 결과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싸움에서 이기려고 하지 말자고 하니 의아해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이기는 것이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기고 지는 것은 결과여야 하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당한 싸움을 했고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결과가 패배라면 그 과정으로 만족해하면서 받아들여야 한다. 눈앞의 승리에만 매달리다 보면 함정에 빠진다. 바로 과정의 패배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싸움의 과정에서 패배를 전제한 것이다. 옳지 않더라도 이기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비집고 들어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이기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의로움을 지키는 것이다. 우선 이기고 보자는 생각은 성경적일 수 없다. 그것은 성령께서 주시는 마음도 아니고 오히려 사탄적이라 할 수 있다.

다윗은 사울을 이기려고 하지 않았다. 억울하게 고난을 겪더라도 끝까지 의로움을 지켰다. 사울은 그런 다윗에게 “너는 나보다 의롭다”고 고백했다. 결국 힘을 가진 사울은 다윗을 이기지 못했다. 정의를 앞세운 다윗의 승리로 끝났다. 이기는 것을 목적 삼지 않은 다윗에게 승리가 뒤따라 온 것이다. 의로움의 결과다.

교회 곳곳에서 서로 갈라진 채 이기려는 싸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입만 열면 하나님의 영광을 말하지만, 그 영광에는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내가 이긴 후 쓰게 될 상처뿐인 면류관에만 관심을 가진 듯하니 이 어찌 안타깝다 하지 않겠는가?

노회를 비롯하여 교단 내에서도 이런 싸움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 형편이니 참 답답하다. 이기려고 하지 말자. 비록 지더라도 의를 추구하는 것만이 후유증 없는 승리를 얻는 그리스도인의 자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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