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 기념 심포지엄

신약성경을 한국어로 가장 먼저 번역한 사람은 존 로스 선교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약성경을 번역한 이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이승희 총회장·이하 한교총)이 최초의 한글 구약성경을 출판한 알렉산더 피터스(한국명 피득, 1871~1958) 목사를 재조명했다. 한교총은 8월 22일 서울 신문로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알렉산더 피터스(한국명 피득)
알렉산더 피터스(한국명 피득)

피터스 목사는 1871년 오늘날 우크라이나 지역의 정통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히브리어에 능통했던 그는 일본을 찾았다가 미국인 선교사로부터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으로 거듭났다. 24살 때인 1895년 한국에 들어와 2년 만에 한국어에 통달했으며, 애송하던 시편을 한글로 번역하기 시작해 1989년 <시편촬요>를 출간했다. 한국 역사상 최초로 구약성경이 한글로 번역된 사건이었다.

오랜 시간 피터스 목사의 발자취를 추적해온 박준서 박사(연세대 명예교수)는 “피터스 목사는 시편을 번역하는 동시에 찬송가를 작사해, 현재도 우리는 그가 작사한 찬송가 383장 <눈을 들어 산을 보니>와 75장 <주여 우리 무리를> 등을 즐겨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11년 <구약젼셔>에 이어 1938년 개역구약성경을 완성한 피터스 목사는 70세에 은퇴한 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말년을 보내다가 1958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며 “부끄럽게도 그동안 한국교회가 그를 잊고 살았다. 앞으로 기념사업을 통해 그 분의 귀한 사역을 널리 알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교총이 주최한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 기념 심포지엄에서 안성삼 박사, 박준서 박사, 주강식 박사(왼쪽부터)가 피터스 목사의 사역과 공적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한교총이 주최한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 기념 심포지엄에서 안성삼 박사, 박준서 박사, 주강식 박사(왼쪽부터)가 피터스 목사의 사역과 공적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한글성경은 이 땅에 복음이 전파되는 데 지대한 역할을 감당했기에 피터스 목사의 성경번역은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큰 선물이었다. 주강식 박사(증산로교회)는 “한국 개신교의 시작은 압도적으로 성경의 사건과 연결된다. 개신교의 선교는 성경 번역, 발행, 전파와 함께 시작됐다”며 성경 한글번역의 의미를 강조했다.

안성삼 박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역시 “한국교회의 축복 중 하나는 우리가 보는 성경이 그리스어와 히브리어 원전에서 직역했다는 점”이라며 “우리가 북미 출신 선교사들만 주목하다보니 유대인 출신 피터스 목사에게는 관심을 덜 두지 않았나 싶다. 이제라도 우리의 후손들에게 거룩한 유산을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교총은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와 함께 △기념비 건립 △설교집 출간 △<시편촬요>와 <찬셩시> 영인본 제작 △전기 집필 및 출판 등의 사역을 함께 할 예정이다. 한교총 상임회장 림형석 목사(예장통합 총회장)는 “연합기관의 역할 중 하나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분을 찾는 의미 있는 심포지엄을 열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피터스 목사의 열정과 헌신의 역사를 한국교회에 모범으로 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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