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용한 목사(옥수중앙교회)

우리 교회가 구제하는 교회로 널리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9년 동안 꾸준히 사역을 해 왔기 때문이다. 한두 해 반짝하고 말았다면 지금 같은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교회가 지금껏 구제를 꾸준히 해 올 수 있었던 힘은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었다. 예수께서 길을 보여 주셨고, 성령께서 이끄셨기 때문이다.

배려의 마음과 감사의 마음이 만나 옥수중앙교회의 우유배달 사역으로 빚어진 사랑의 크기가 더욱 커져만 간다.

우리는 빌립보서 1장 6절을 통해 좋은 일을 잘 할 수 있는 비결을 발견한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그 비결이란 곧 예수님과 함께 일을 시작하는 것 혹은 예수님이 이미 시작하신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시작하신 일은 그분이 반드시 이루실 것이다.

문제는 예수님 없이 내가 혼자 일을 시작하는 데 있다. 어떤 사람은 예수님을 위해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일을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만히 자초지종을 보면 단지 그 일을 위해 예수님의 이름을 빌렸을 뿐이지 실제로는 자신의 만족을 위한 일이거나, 자신의 계획과 생각을 추진한 데 불과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일들은 끝까지 잘 해낼 수 없다.

좋은 일을 끝까지 잘 해 낼 수 있는 또 한 가지 비결은 갈라디아서 6장 8절에 나타난다.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

사람은 무엇을 심든지 심은 그대로 거두게 된다.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영생을 거두게 된다. 성령으로 심으면 분명히 아름다운 열매를 얻는다. 하나님의 것은 결코 사람의 것으로 바뀌지 않는다. 하나님의 성령은 없는 것도 있게 하시며, 안 되는 것도 되게 하시고, 막힌 것도 열리게 하신다.

셋째로 좋은 일을 끝까지 잘 해 낼 수 있는 비결은 시편 126편 5, 6절에 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고난과 인내와 믿음을 가지고 씨를 뿌리면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시작할 때 하나님의 은혜만을 바라면서 자신의 눈물과 땀은 투자하지 않는다. 그러나 열매를 위해서는 농부의 심정이 필요하다. 때가 되면 반드시 열매가 맺힐 것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특별히 이웃 섬김에는 정성이 더욱 필요하다. 우리 교회 교역자들은 우유를 받는 독거노인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전화를 걸어서 우유는 잘 배달되는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 물어본다. 1600가정에 일일이 전화를 거는 일이 쉽지 않아 무작위로 여기저기 전화를 건다. 그런데 이렇게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묻는 일조차 외로운 어르신들에게는 각별한 섬김으로 느껴진다.

두 달에 한 번은 내가 직접 편지를 보낸다. 별다른 내용은 없다. 우유는 제 때에 잘 들어오는지 묻고, 잘 지내시는지 그리고 건강은 어떠신지 안부를 묻고 평안을 기원하는 정도이다. 간단한 편지인데도, 아무도 챙기지 않는 노인들의 건강과 안부를 묻는 일이기에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다.

편지를 발송하는 주간에는 사단법인 사무실 전화에 불이 날 지경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우유도 보내주시고, 편지까지 보내주어 몹시 고맙다는 내용들이다. 어떤 분들은 내 편지에 답장을 보내주기도 한다.

어찌 보면 1100원 짜리 우유 하나 주고받는 게 그렇게 큰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감사하다는 전화를 안 한다고, 답장 편지를 안 보낸다고 우유를 안 보내줄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전화를 하고 답장을 보내는 어르신들은 모두 진심이고, 그 진심이 나와 우리 교회에게 ‘더 잘해야 한다’는 또 다른 다짐으로 이어진다. 우유배달 만으로 끝났으면 더 진전되지 못했을 새로운 관계가 전화를 걸고 편지를 보내는 작은 정성을 통해 더욱 끈끈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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