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구 목사(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장·푸른초장교회)

임종구 목사(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장·푸른초장교회)
임종구 목사(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장·푸른초장교회)

이제 제104회 총회를 한 달여 앞두고 있다. 우리 교단은 명실상부한 한국교회의 주류교단이자, 규모면에서나 역사성에서도 의심할 바 없는 장자교단이다. 그러므로 교단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비성경적, 인본주의, 자유주의 신학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정통보수신학을 수호하고 개혁신학을 공고히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우리 교단은 역량을 확장해야 한다. 지금은 건전한 보수신학을 표방하는 전 세계 개혁교회와 교류를 확대하고, 나아가 이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필자가 몇 회기 동안 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전 세계 장로교단 총회를 연구하고, 직접 해외총회를 방문하면서 느낀 점을 나누려고 한다.

첫째, 총회장의 위치와 역할이다. 우리 교단의 정치는 감독제나 교황제가 아니다. 장로회 정치에서 총회장은 사회자(Moderator)에 불과하다. 104회 총회를 앞두고 해외교단 인사들을 초청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그들에게 이번 총회에 총회장이 오느냐고 질문하면 자신들의 총회는 파회했기 때문에 “총회장이 없다”는 대답이었다. 오히려 총회 서기의 역할이 행정적으로 가장 중심에 있었다. 물론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장로교회 정치체계를 넘어설 정도의 총회장 1인 중심체제는 장기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는 집단지성체제다. 총회장 한 사람이 잘해서 총회가 발전하기에는 우리 교단은 너무 크고 복잡하다. 우리 교단에 얼마나 많은 인재가 있는가? 그들이 각 분야에서 마음껏 역량을 발휘한다면 총회는 훨씬 더 성숙하고 발전할 것이다. 적어도 총회장 한 사람 때문에 웃고 울 일은 없는 것이다.

둘째, 총회가 너무 행정처리에만 집중되어 있다. 해외교단의 총회는 헌의안들을 다루는 행정이 매우 합리적이다. 가령, 헌의안은 미리 넘어와 헌의부에서 각 상비부와 위원회로 넘기면 총회 시에는 이미 충분히 의견수렴과 검토를 마치고 1안, 2안 정도로 정리되어 상정된다. 이후 총대들은 명찰과 함께 받은 투표기를 통해 현장에서 바로 투표하여 결정함으로 실제 헌의안을 다루는 행정처리는 하루면 모두 끝난다. 그 외의 시간은 신학강좌와 교육, 선교에 대한 수준 높은 세미나 등으로 채워졌다.

셋째, 우리 총회는 연구와 검토과정이 생략되고 몇몇 총대의 발언으로 성급하게 헌의안이 결정된다. 이런 문제점은 특히 신학과 관련된 안건들의 경우에는 치명적이다. 규칙은 반드시 규칙부에서 심의하여 나오는 것처럼 신학과 관련된 안건은 반드시 신학부에 넘어가서 충분한 연구를 한 후에 총회에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몇 회기 동안 너무 성급한 결정이 신학 관련 안건에서 있었다. 이번 회기에도 신학 관련 헌의안들이 대기 상태다. 우리의 결정이 역사 속에 한 장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우리 총회가 충분히 연구하고 결정함으로 신뢰받고 권위를 인정받는 총회가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개회예배가 밋밋하다는 것이다. 해외총회의 경우 개회예배는 몇 달을 준비한다. 총회에 참석한 총대들은 매년 총회의 개회예배를 손꼽아 기다릴 정도다. 1만2000여 교회를 대표하는 총회의 개회예배라면 얼마나 온 힘을 기울여 예배를 준비해야하겠는가. 총대들은 매번 총회의 첫 개회예배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은혜와 감동을 하여야 마땅하다. 총회 개회예배를 통해 우리 교단이 얼마나 예배를 중시하는 교단인 지 분명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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