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독립 74주년을 맞았다. 어느 때보다 엄중한 한일관계이기에 독립에 대한 해석과 현실 적용에 대한 생각이 더욱 진지했다. 오늘의 한국은 비록 일제로부터 독립을 하기는 했지만, 경제, 정치, 외교에 있어서도 자주적인 결정이나 독자적인 정책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의 뜻과는 다르게 외부의 영향은 매우 드세다. 강대국의 압력에 부딪히거나 눈치를 보아야 한다. 수출 의존율이 높은 우리나라는 더욱 그렇다. 많이 변질되기는 했지만 세계화의 흐름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주체적 결정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과연 독립적인가? 세상의 영향이나, 교회 안의 자본, 그리고 특정인으로부터 독립적인가? 교회의 무대인 세상은 교회의 독립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세상의 흐름이 교회를 쥐고 흔들기도 한다. 이미 트렌드를 좇아가는 교회도 얼마나 많은가?

교회 내부에서도 그렇다. 권력이나 재력, 세상의 지위 등의 힘을 가진 이들이 교회를 쥐락펴락하며 그 독립성을 훼손하는 사례들이 있다. 물론 교회 구성원 중에 세상에서 큰 힘을 가진 자가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며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 안에도 그런 인사들이 있었고 그들은 교회에 큰 힘이 되었다. 후에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는 사료들이 있다.

그러나 교회의 중요한 흐름이나 결정이 몇몇 자본가나 힘을 가진 자들에 의해 움직이거나 목회자가 그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면 이미 교회는 독립성을 기대할 수 없다. 교회의 중요한 결정은 오직 머리되시는 주님의 뜻에 따라야 한다. 어떤 사람도 교회 안에 대주주처럼 행사할 수 없다. 목회자 역시 그런 힘을 가진 이들의 눈치를 보아서는 안된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힘을 가진 이들이 겸손하게 교회를 섬기면서 종노릇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막강한 힘을 가졌음에도 힘의 근원이신 주님 앞에서 겸손히 섬긴다면 교회는 독립된 공동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통치에만 엎드려야 한다. 세상의 어떤 흐름이나 힘이 교회의 독립을 방해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단 역시 마찬가지다. 주님이 아닌 어떤 힘이나 특정인에 이끌린다면 비굴한 식민지로 전락한 것이다. 교회, 세상 속에 존재하지만 세상을 다스리는 위치에 서야 한다. 세상의 어떤 힘에도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움직이는 완벽한 독립을 유지하는 교회가 세상을 책임질 수 있고 그 존재 가치가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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