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지극히 사랑한 서양인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선교사의 70주기 추모식이 8월 9일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거행됐다.

헐버트기념사업회(회장:김동진)가 주관한 이날 추모식에는 감리교단 인사들과 독립유공자 유족, 국가보훈처 관계자 등이 참석해, 이 땅의 독립과 복음화를 위해 바친 고인의 헌신과 열정을 기렸다.

이날 행사는 신현주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서울연회 총무)의 기도로 시작해, 김동진 회장의 인사와 오진영 서울지방보훈청장 등의 추모사 등으로 진행됐다.

또한 헐버트 선교사의 일생을 돌아보는 영상시청과,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김다혜 학생의 ‘헐버트 박사에게 보내는 편지’ 낭송, 역사청소년합창단의 ‘헐버트 아리랑’ 연주 등 뜻 깊은 순서들이 이어졌다.

헐버트 선교사는 미국 버몬트 출신으로 유니온신학교 재학 중이던 1886년 첫 내한해 대한제국의 왕립학교인 육영공원 교사 겸 외교자문역으로 고종황제를 보좌했다. 1906년에는 감리교선교사 자격으로 다시 한국을 찾아와 복음사역과 함께 한국의 독립을 위한 활동들을 펼쳤다.

특히 고종황제로부터 을사늑약이 무효라는 밀서를 받아 미국 국무장관에서 전달한 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 당시 일명 ‘헤이그밀사사건’의 주축으로서 한국의 국권회복을 위해 활동한 일 등이 널리 알려져있다.

헐버트 선교사가 미국으로 돌아간 지 40년 만인 1949년 7월 29일 대한민국 정부의 초대로 광복절 행사 참석차 내한했다가 일주일 만에 86세 나이로 이 땅에서 서거한다.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는 그의 평소 소원대로 고인의 시신은 양화진외국인묘원에 안장됐고, 대한민국 정부는 그에게 1950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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