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특집] GMS 태평양지역선교부 영성수련회
[선교특집] GMS 태평양지역선교부 영성수련회
  • 필리핀 마닐라=박용미 기자
  • 승인 2019.08.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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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서 영성과 위로 균형 이루는 계기 마련 … ‘지역선교부 재탄생’ 기대

선교사 영성회복 돕고 동역의 기쁨 나누다

감동이 있고, 기쁨이 있었다. 총회 세계선교회(이사장:김정훈 목사·이하 GMS)가 선교사들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회복의 은혜를 선물했다. 8월 12~14일 필리핀 마닐라 로페츠센터에서 열린 태평양지역선교부 영성수련회는 선교사들의 영성을 재정립하고 영혼을 살찌우는 장이었다.

이번 영성수련회는 시작부터 선교사 위로가 목적이었다. 태평양지역위원회(위원장:고영기 목사)와 문화사역위원회(위원장:조승호 목사), 멤버케어위원회(위원장:하재삼 목사)가 연석회의를 통해 기획했다. 현지인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는 선교사들의 마음을 본부가 채워줘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더불어 갈라진 선교사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지역선교부 조직을 공고히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GMS 이사장 김정훈 목사는 “선교현장에 중요한 것은 영성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위로와 격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별히 멤버케어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현 상황에서 영성과 위로의 균형을 이루는 계기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사장을 비롯해 총회장 이승희 목사도 참석해 선교사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선교사 마음 하나로 묶는 계기로

‘함께 동행하는 동역의 즐거움’이라는 주제답게 주님과의 동행, 동역자와의 동행, 현지인과의 동행을 각 프로그램의 모토로 삼았다. 특히 선교사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일에 중점을 뒀다. 한때 어느 지역보다 서로 끈끈하고 유대감이 깊었던 필리핀은, 2007년부터 12개로 지부가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지는 과정에서 선교사끼리 관계가 많이 틀어진 상황이었다. 100여 가정으로 적지 않은 선교사를 파송한 지역인 만큼 GMS가 내홍을 겪을 때 의견 충돌도 많았다. 이제 GMS가 회복 단계에 이르면서, 필리핀도 한 마음을 품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GMS 태평양지역선교부 영성수련회는 영적 재무장과 영혼 치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시간이었다. 부흥회에 앞서 특송을 하고 있는 민다나오 지부 선교사들.
GMS 태평양지역선교부 영성수련회는 영적 재무장과 영혼 치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시간이었다. 부흥회에 앞서 특송을 하고 있는 민다나오 지부 선교사들.

태평양지역대표 김낙근 선교사는 “원래 필리핀은 오래 전부터 수시로 모임을 가지면서 선교보고를 하고, 신입 선교사가 들어오면 선배 선교사 집에서 합숙하며 교제하는 등 관계가 특별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로 얼굴도 모르는 선교사도 많아질 정도로 아쉬운 모습들이 많았다”며 “이번 영성수련회를 통해 한 가족으로 동역하는 계기가 되고, 그 힘으로 선교 현장이 활력을 찾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로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각 지부의 선교전략을 발표하고, 사역별·세대별로 모임을 가지면서 서로를 이해하기에 주력했다. 개회예배(이승희 목사) 아침 경건회(김찬곤·이억희 목사) 부흥회(김관선 목사) 폐회예배(고영기 목사) 때마다 합심으로 기도하면서 서로의 마음이 치유되고, 맡겨진 사명을 다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뜨겁게 기도했다. 하루 일정이 끝난 후에도 삼삼오오 모여서 다과를 나누며 교제했다.

필리핀 파송 2년차인 윤성호 선교사는 “이번 영성수련회에서 처음 뵙는 선배님들과도 인사하고 함께 섬기면서, 공감대도 많이 형성되고 동료의식도 커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역선교부 중요성과 협력도 강조

본부에서는 선교사들에게 지역선교부 제도 정착을 제안했다. GMS가 추구해 온 지역선교부는 방대한 선교현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지역에 맞는 선교전략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다. 본부 운영세칙에는 이미 지역선교부가 명시되어 있지만, 현장에서 시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본부는 태평양지역선교부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14개 지역선교부 중 2~4개가 지역선교부 체제로 변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정훈 이사장으로부터 원로선교사 파송패를 받고 있는 여상일·박영옥 선교사.
김정훈 이사장으로부터 원로선교사 파송패를 받고 있는 여상일·박영옥 선교사.

GMS 선교총무 전철영 목사는 “지역선교부는 선교사와 교회들이 개별적으로 사역하던 한계를 넘어, 협업을 통해 효율적인 연합사역을 가능하게 한다”며 “태평양지역선교부는 지역선교부를 향한 기본자세가 잘 세워져 있는 곳이다. 이곳이 안 되면 다른 지역선교부는 시작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지역선교부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지역 행정코디 김윤근 선교사는 “그동안 현지 리더십들이 지역선교부에 대한 선교사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많이 했었는데, 직접 본부에서 이 의미와 과제를 설명해 소통이 잘 된 것 같다”며 “이번 영성수련회를 지역선교부가 재탄생하는 계기로 삼고 선교사들과 한 마음으로 동역하겠다”고 말했다.

음악을 통한 치유의 은혜 만발

영성수련회의 하이라이트는 선교사 및 교민 위로 음악회였다. 사역만 하느라 제대로 된 공연 한 번 보기 어려운 선교사들과, 고국의 음악을 그리워하는 교민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선교사, 지역 교민, 현지인, 학생 등 400여 명이 페이스 아카데미(Faith Academy) 홀을 채웠다.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 이미원 음악감독의 반주 아래 소프라노 김성희 윤나리, 테너 김선용, 바리톤 김현,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윤 등은 오페라 CCM 영화음악 가요 가곡을 넘나들며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엄마 손을 잡고 따라온 유치원생 아이들부터 선교사들이 섬기는 주일학교 아이들까지 음악에 오롯이 집중했다. 최신 가요만 좋아할 것 같은 청소년들도 연신 박수를 치면서 2시간에 걸친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합심으로 뜨겁게 기도하는 선교사들의 모습.
합심으로 뜨겁게 기도하는 선교사들의 모습.

단순히 좋은 노래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선교사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출연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음악회는 더욱 감동적이었다. 특별히 선교사들을 위해 작사·작곡해 이날 첫 선을 보인 노래 <깊은 강을 건너고>는 타지에서 복음전파에 평생을 바친 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한 것 같은 곡이었다. ‘깊은 강을 건너고 험한 산을 지났네 나 좋은 소식 전하는 아름다운 발 되기 위하여…’ 잔잔하지만 강단 있는 가사는 선교사 사역의 고단함과 은혜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여기에 김관선 목사의 멋들어진 해설도 곁들여졌다. 김 목사는 간단하게 곡들을 설명하면서 그 곡에서 깨달을 수 있는 삶의 의미들을 하나씩 던졌다. 김 목사는 “어떨 때는 사람들의 대화보다 더 위로가 되는 것이 음악이다. 선교사들에게 기도와 재정적 후원도 중요하지만 정서적 어루만짐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힐링음악회를 준비했다”며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현지인들에게도 문화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이라고 평가했다.

GMS 주최로 선교지에서 선교사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행사는 처음이었다. 선교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어서, 다른 부흥회나 전략회의도 문화행사와 함께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경애 선교사는 “필리핀에서는 이런 음악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다. 한국에 나갈 때나 볼 수 있는 음악회가 현지에서 열린다고 해서, 비행기로 2시간 여 떨어진 민다나오에서 동역자들과 함께 왔다”며 “매우 즐거웠고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감격했다.

이번 태평양지역선교부 영성수련회는 선교사들의 더 큰 도약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 됐다. 총회장 이승희 목사는 “선교사를 위로하는 일은 전쟁터에 나간 군사에게 화력을 지원하는 것과 같다”며 “이번 수련회가 선교사들에게 영적화력을 공급하는 큰 일이 됐다”고 격려했다.

“더 큰 사랑과 위로받고 갑니다”

산정현교회 음악팀, 힐링음악회로 헌신 ‘호응’

산정현교회 음악팀이 필리핀 교민과 선교사를 위한 힐링콘서트에서 한복을 곱게 입고 아름다운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윤, 바리톤 김현, 소프라노 김성희 윤나리, 테너 김선용.
산정현교회 음악팀이 필리핀 교민과 선교사를 위한 힐링콘서트에서 한복을 곱게 입고 아름다운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윤, 바리톤 김현, 소프라노 김성희 윤나리, 테너 김선용.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울릴 때마다 객석에서는 작은 탄성이 터졌다. 2시간 여 진행한 공연 내내 관객들의 박수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힐링음악회를 위해 먼 곳을 달려온 산정현교회 음악팀은 “우리가 섬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김을 받았다”며 “무대에 집중해주시는 모습에 힘이 많이 났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일을 했다는 점에서 기쁨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원 음악감독을 비롯해 소프라노 김성희 윤나리, 테너 김선용, 바리톤 김현,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윤 등 음악팀은 이번 힐링음악회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시간을 내어 연습에 참여했다. 대학 출강, 악단 출근, 개인 레슨, 공연 등으로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들이지만 연습부터 필리핀 방문까지 온전히 개인시간을 들여 헌신했다. 은사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무언가를 드리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었다.

테너 김선용은 “많은 분들이 우리가 먼 곳에 와서 애써주셨다고 칭찬하시지만, 사실 우리가 받는 것이 더 많다”며 “관객들의 호응과 피드백, 그리고 신앙적 경험이 한국에 돌아와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선교사님들이 기도해주고 싶다며 찾아왔을 때, 현지 아이들이 수줍게 사진 요청을 했을 때도 오직 감사함뿐이었다.

산정현교회 김관선 목사는 곡이 끝날 때마다 친절한 해설을 덧붙이며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산정현교회 김관선 목사는 곡이 끝날 때마다 친절한 해설을 덧붙이며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사실 산정현교회 음악팀은 쉽게 볼 수 있는 연주자들이 아니다. 세계 유수의 무대에 여러 번 섰던 인재들이지만, 찬양으로 주님을 높일 수 있는 곳이라면 아무리 작은 무대도 거절 한 번 없이 순종해왔다. 연주자들에게는 비행한 바로 다음날 공연을 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성악곡 외에 가요나 가곡을 하는 것도 목에 무리가 많이 가는 일이다. 화장실에서 연주복을 갈아입는 것, 열악한 학교 운동장에서 날벌레를 먹으며 노래하는 것 또한 상상이나 했을까. 하지만 오직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라오스, 대만, 일본 등에서 자비량으로 음악회를 이어왔다.

“사람을 보지 말고 주님을 보고 진정한 찬양을 하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기도로 준비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하나님께서 받아주신다고 믿기 때문이죠. 이제는 또 언제 불러주시나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도 선교사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하자, 이미원 음악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우리가 잘 해서가 아니에요. 그분들이 은혜를 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 거죠. 우리가 못한다고 그 분들이 감동을 받지 않았을까요? 특별히 이 먼 타국에서 오직 주님의 사명으로 선교하시는 분들을 위해 연주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산정현교회는 해외에서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위해서도 꾸준히 문화사역을 해왔다. 문화라는 것이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관선 목사는 “지금 시대에 문화는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매개체”라며 “문화를 접점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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