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거리에 나가 외국인들 필요 채우며 영혼의 길잡이
긴 호흡으로 기독교인 편견 깨며 무슬림 선교의 방향 제시

로드마스터는 낯선 한국 사회와 문화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특히 무슬림들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다가가는 사람이다. ‘로드마스터 이태원’ 사역을 펼친 사랑의교회와 남서울교회 청년들이 외국인들과 교제를 하고 있다.
로드마스터는 낯선 한국 사회와 문화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특히 무슬림들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다가가는 사람이다. ‘로드마스터 이태원’ 사역을 펼친 사랑의교회와 남서울교회 청년들이 외국인들과 교제를 하고 있다.

목적을 갖지 않고 전도 대상자들을 만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대상자들을 반드시 교회로 데려오겠다거나 만나는 이들에게 당장 복음을 전하려 하지 않는다.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들, 특히 무슬림에게 다가가 어려운 일들을 도우며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낸 이들을 ‘로드마스터’라고 부른다.

‘로드마스터 이태원’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사역은 참가자들이 이태원의 길거리로 나가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로드마스터들은 길 잃은 외국인, 식당을 찾고 있는 외국인,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에게 다가가 그들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로드마스터>(좋은땅)의 저자인 제이 홍은 ‘씨를 뿌리기 위해’ 이 사역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와 국제대학원 국제협력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재원이다. 그는 중동 전문가로서 이슬람과 아랍 문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 사역 전반에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에 관한 관심이 묻어난다.

“중동지역에 사는 외국인들은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을 가진 경우가 많아요. 어렸을 때부터 서양 종교라며 기독교를 배척하는 문화에서 자랐기 때문이죠.” 이런 배경은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서 제이 홍은 그들이 가진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전제를 깨기 위해 이 사역을 준비했다.

로드마스터들은 7월 29일부터 8월 9일까지 수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이태원에 모였다. 이들은 모임 장소에서 1시간가량 강의를 듣고, 1시간 20분 동안 이태원 전역으로 흩어져 외국인들을 만났다. 친절하게 접근하는 로드마스터를 경계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외국인은 로드마스터로부터 도움을 얻었다.

제이 홍은 “기독교인들이 목적론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요. 만나자마자 승부를 지으려 합니다. 무슬림들에게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 돼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치관에 따라 로드마스터들은 길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순수한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복음에 대해 말하지 않고 먼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관심을 집중했다. 기독교인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

제이 홍(오른쪽) 씨가 로드마스터 사역을 설명하고 있다.
제이 홍(오른쪽) 씨가 로드마스터 사역을 설명하고 있다.

로드마스터들의 헌신이 사역 곳곳에서 돋보였다. 그들은 한국여행을 하는 무슬림들이 취향에 따라 음식점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왔다. “사전에 할랄 푸드 식당을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다 먹어보고 할랄 음식점 가이드맵을 만들었어요. 만나는 무슬림들에게 이것을 나눠줬죠.” 그뿐만 아니라 길에서 만난 외국인들을 센터로 초대해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파티에 참여한 외국인들은 한국의 놀이문화와 음식을 즐기며 로드마스터들과 하나가 됐다.

이 사역을 통해 무슬림을 향한 참석자들의 편견도 깨졌다. 참가한 청년들은 외국인들을 만나면서 내 마음의 장벽이 얼마나 높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로드마스터 백가은 청년(사랑의교회)은 “알게 모르게 외국인에게 벽을 쌓아온 자신을 발견했다”며 “이미 우리나라에 보내주신 다른 문화권의 영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제이 홍은 “무슬림 친구들이 자국에 있으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해외여행을 하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지죠. 이것은 전도의 좋은 기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무슬림 선교를 하는 것이 좋은 기회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의 접근은 한국교회가 무슬림 선교의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기도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새로운 곳에서 로드마스터 사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역에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대학부와 남서울교회(화종부 목사) 청년2부가 후원했다. 이태원에서 새터민 사역을 하는 성도는 장소를 제공했다. 이러한 도움의 손길로 인해 로드마스터 사역을 잘 마칠 수 있었다.

해당 사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위해 제이 홍은 자신의 책인 <로드마스터>를 소개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무슬림 사회의 문화와 그들의 가치관을 이해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무슬림에게 가진 무의식적인 불편함을 개선할 때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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