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공동체 이탈 인한 두려움 해소하고 자립과 정체성 확립 돕는 전략 필요
좋은 관계 형성이 복음전도 기본 … NGO·미디어 사역으로 접촉점 넓혀가야

“회심한 무슬림 난민 위한 새 공동체 마련 중요”

GMNet 공개 세미나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슬림 선교를 보다 열심히 효과적으로 감당하자’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GMS 사역자들은 현재 실천하고 있는 무슬림 선교를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소개하고, 더불어 무슬림 선교에 있어 부족함을 자성하며 앞으로의 과제를 진단하기도 했다. 세미나에서 나온 다양한 무슬림 선교전략들과 과제들을 정리해 소개한다.<편집자 주>

지난 수세기 동안 무슬림 사역은 어렵게만 알려졌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2011년 아랍의 봄 이후로 무슬림 사역에는 큰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슬림 대상 선교전략들도 이슬람권의 변화와 맞물려 진행돼 왔다.

전통적이고 지금도 실천되고 있는 무슬림 선교전략은 학원 사역이나 우정 전도, 문화 사역, 엔지오(NGO) 사역, 교수 사역, 의료 사역 등 복음 전파가 금지돼 있는 이슬람 국가들의 특성을 고려한 것들이었다. 이슬람 국가에 들어간 많은 선교사들은 먼저 학원이나 학교에서 현지어를 공부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현지인과 접촉하고 복음 전파의 기회로 삼고 있다.

우정 전도는 이슬람권 사역자들에게 매우 익숙한 전도방법으로, 상당 기간 동안 현지인과 우정을 쌓고 좋은 관계를 형성한 다음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다. 중앙아시아 T국에서 온 현지인 B사역자는 “무슬림들과는 관계를 잘 맺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관계를 형성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중동에서 사역하고 있는 정형남 선교사(GMS)가 GMNet 세미나에서 발제하고 있다. 정 선교사는 자신이 만나고 경험했던 MBB들의 실례를 바탕으로 MBB들의 이슈에 대해 발제해 주목을 받았다.
중동에서 사역하고 있는 정형남 선교사(GMS)가 GMNet 세미나에서 발제하고 있다. 정 선교사는 자신이 만나고 경험했던 MBB들의 실례를 바탕으로 MBB들의 이슈에 대해 발제해 주목을 받았다.

복음 전도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역이나 유럽이나 미주, 한국 등 타국으로 이주해 온 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전도 방식도 여전히 유효하다. 아프리카 말리에서 사역하고 있는 안창호 선교사(GMS)는 7년 동안 서부아프리카 이슬람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니제르강 프로젝트’를 사례로 소개했다. 니제르강 프로젝트는 현지 사역자와 단기선교팀이 니제르강 주변 미전도종족들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파하는 사역으로, 안 선교사는 “현지인끼리는 접촉이 힘든 무슬림들이 외국인이 함께 한다는 이유로 전도자의 말을 들어주고 팀을 받아들였다”며 성과를 설명했다.

NGO 사역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선교전략이다. 방글라데시에서 사역 중인 오삼열 선교사(GMS)는 “이슬람권에서 NGO 사역은 가장 효율적인 선교전략이라 할 수 있다”며 “NGO 사역은 선교사가 선교 베이스캠프를 구축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좋은 여건을 제공하고, 여러 선교사들이 연합해야 하는 사역이기에 팀 선교를 통한 연합사역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오 선교사는 “NGO 사역은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복음 전파를 위한 접촉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총체적인 선교에 매우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주목받는 전략으로는 미디어 사역과 난민 사역, 디아스포라 사역이 있다. 미디어 사역은 위성방송,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현재 많은 선교단체와 현지 교회, 선교사들이 전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는 허명호 선교사(GMS)는 “기술과학전문인선교회가 개발한 비전트립(Vision trip)앱을 스마트폰에서 다운받아 설치하면 누구나 모태 언어로 된 동영상과 교안을 이용해 전도와 성경공부를 인도할 수 있다”고 사례를 설명했다. 비전트립 앱의 경우 현재 23개 언어로 된 동영상과 교안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 사역은 현재 무슬림 선교에서 가장 열매가 많은 사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아랍의 봄 이후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폭력, 정치적 갈등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이란, 예멘 등에서 수백만명의 난민이 발생해 타국으로 흩어지고 있는데, 이슬람에 대해 실망한 이들 난민들을 대상으로 많은 사역자들이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페르시아권에서 사역하고 있는 황바르쉬 선교사(GMS)는 “이란 내 아프간 난민은 1996년 80만명에서 2006년 120만명, 2016년 160만명으로 증가했다”며 “이란에 거주하는 이들 아프간인은 위성방송과 복음 전도를 통해 복음을 들을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슬람에서 회심한 MBB(Muslim Background Believer)나 난민들의 필요를 채우는 새교회 전략도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무슬림의 움마 공동체에 속했던 MBB나 난민들은 회심 이후에 공동체에서의 이탈로 인한 두려움, 경제적 어려움, 소외감 등을 겪고 있는데 이들에게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주자는 전략이다. 방글라데시에서 사역 중인 이모세 선교사(GMS)는 “우리의 선교 방식은 서양식 개인전도일 때가 많다. 반면 무슬림은 공동체다”라며 “이슬람 선교의 관건은 회심자들이 이슬람 사회 내에서 스스로 생존하고, 전도하고, 양육하고, 자립하는 공동체를 세울 수 있느냐다”고 지적했다. 중동에서 새교회 전략을 펼치고 있는 허요셉 선교사(GMS)는 “새로운 신자들은 자라온 배경이 같으므로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서로 돌봄으로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며 “새로운 공동체인 새교회를 통해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형제자매들에게 정체성을 확립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무슬림 선교전략으로는 MBB를 선교 자원화 하는 방안이 주목을 받았다. 파키스탄인 K목사는 “MBB들은 기독교 사역자들과 달리 무슬림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알고, 그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 지를 안다. 무슬림들의 용어와 방법으로 그들을 설득력 있게 이해시킬 수 있다”며 MBB를 선교에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무슬림 선교전략과 함께 한국선교계의 과제이자 한국선교계가 자성하고 회복해야 할 부분도 지적됐다. 신현수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는 “한국 선교사들이 열정은 최고일 수 있지만, 자칫하면 열정만 가진 채 현장에서 처참하게 죽어갈 수 있다. 이제는 선교사들이 선교간증을 하는 수준을 넘어 보다 전문적이고, 선교전략은 물론 지역신학까지 만드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명호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국내 무슬림 증가와 관련해 오랫동안 고민은 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손을 못 대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무슬림 선교에 대해 보다 실제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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