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병원의학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소개되는 박영훈 박사의 유품들.
예수병원의학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소개되는 박영훈 박사의 유품들.

데이비드 전킨, 윌리엄 크레인, 리니 데이비스 등이 잠든 전주시 중화산동에 있는 선교사 묘역 안에는 한국인의 무덤도 하나 있다. 피난민으로 북한에서 내려온 외과의사 박영훈 박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박영훈 박사는 6·25가 한창이던 1952년 남한으로 내려와, 예수병원에서 외과와 신경외과 의사로 봉직했다. 특히 1959년 한 아홉 살 소녀의 소장을 막고 있던 1063마리의 회충을 발견하며, 전국적인 기생충 박멸운동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드는 등 숱한 일화들을 남겼다.

1972년 뇌출혈로 숨진 그의 시신은 예수병원 맞은편 선교사묘역에 안장됐다. 지난 4월에는 조카 박은순 여사가 예수병원에 자신의 큰아버지인 박영훈 박사의 유품들을 기증하면서 그의 생애가 새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예수병원 의학박물관에서는 바로 이 전설적인 인물을 추모하는 특별전시회를 8월 1일부터 시작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박영훈 박사가 생전에 사용한 청진기와 수술도구를 비롯해 카메라 환등기 왕진가방 성경책 등 101점의 유품이 소개된다. 특히 고인이 해외여행 때마다 가지고 다녔다는 빛바랜 태극기가 눈에 띈다.

전시회에는 또한 박은순씨의 고인에 대한 육성 증언, 예수병원 100년사 <꺼지지 않는 사랑의 불씨> 등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는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행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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