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규 목사(부전교회)

박성규 목사(부전교회)
박성규 목사(부전교회)

제104회 총회를 앞두고 있다. 우리의 총회 현장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고 한병기 목사님은 개혁신학에 투철한 목회자로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우리 대한예수교장로회 부전교회 성도들은 개혁신학에 입각한 개혁신앙을 가지고 개혁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신학과 신앙과 생활은 일치해야 한다.” 평소에도 박형룡 박사님을 존경하며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기를 힘썼던 한 목사님은 평생을 개혁신학, 개혁신앙, 개혁신앙생활을 부르짖었고 그렇게 살고 가르쳤다. 그분은 떠났어도 그 가르침은 지금도 교우들의 가슴 속에 살아 있다.
우리가 개혁신학에 입각한 목회자와 장로라면, 우리 총회도 개혁신학적이어야 한다. 칼빈기념사업위원회가 출간한 <참된 장로교인>은 개혁신학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개혁신학은 오직 은총으로서의 구원, 하나님의 통치와 절대주권, 하나님의 영광, 언약 신학, 성령의 도우심을 통한 성화, 이중 예정론, 성경의 절대적 무오, 문화 변혁사상 등을 특징으로 강조한다.”

목회를 할수록 개혁신학을 나의 신학으로 배울 수 있고 따를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공부하던 총신대 1980년 학번, 총신대신대원 1984년 학번을 전후한 신학생들은 제대로 공부할 수 없던 시기를 접했다. 혼탁한 대한민국 정치와 교단 정치, 그리고 학내 문제로 데모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단 목회자와 교회가 그 어느 교단보다도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교단의 신학적 대전제가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개혁신학의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나마 긍휼히 여겨주셨다고 생각한다.

개혁주의 3대 신학자의 한 사람인 아브라함 카이퍼의 말은 개혁주의 신앙과 생활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우리 인간의 모든 실존의 영역을 통치하시는 그리스도께서 내 것이야 라고 외치지 않는 곳은 단 1평방 인치도 없다.”(There is not a square inch in the whole domain of our human existence over which Christ, who is Sovereign over all, does not cry, Mine!)
총신에서 은사님을 통해 이 말을 들을 때 얼마나 가슴이 뛰었던가? 왜냐하면 개혁신앙을 믿는 성도들이 이렇게만 산다면 그들의 삶도 세상도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개혁신앙을 가진 성도가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예술, 모든 분야에서 왕 되신 그리스도 앞에 순종한다면 이 세상은 바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영역주권이라고 배우지 않았던가? 아브라함 카이퍼가 강조한 영역주권(sphere sovereignty)은 하나님께서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 국가, 과학과 예술 등 모든 영역에서 주인되시며 만물의 창조주로서 주권적인 통치를 행사하신다는 개혁신학 사상이다. 이 영역주권을 믿고 살 때 이원론적 신앙생활을 극복할 수 있다. 즉 교회에서는 거룩한 성도로 섬기지만, 세상에서는 세상 사람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못한 세속인으로 사는 이원론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목회자가 이것을 가르치고, 성도들이 그대로 산다면 대한민국이 변화하고 살아날 것이다.

목회를 하면 할수록 개혁신학이 가장 성경적이며, 동시에 세상을 바꾸는 신학체계라고 믿는다. 근본주의와의 차이점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모든 영역과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성도들이 왕이신 그리스도의 통치에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신학과 신앙이다.

이제 제104회 총회에 참석하시는 총대들께서도 영역주권을 마음과 몸으로 고백하며 회무에 임해야 할 것이다. 지교회를 섬길 때 예배드리는 경건한 태도와 달리, 마치 여의도의 국회의원들이 보이는 행태를 총회 회의에서 보인다면 그것은 영역주권을 믿지 않는 이원론에 빠진 것이다. 그것은 개혁신학적이지 않다. 예수님은 우리가 섬기는 교회에서만 아니라, 총회에서도 왕이시다. 그분의 절대주권을 믿는다면 총회 회의에서도 그분의 종이 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왕이 되신 현재적 의미의 하나님 나라를 로마서 14장 17절은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고 했다. 이 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고 우리는 종이 된 것을 말한다. 평강은 평화이다. 불화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희락은 기쁨인데, 쾌락과 다른 것이다. 쾌락은 나의 기쁨을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킨다면, 희락은 다른 사람의 기쁨을 위해 나를 희생시키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의 기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셨다. 우리도 예수님의 제자이기에 그 길을 따라야 한다. 나의 기쁨과 유익을 위해 총회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총회를 위해 나를 희생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죄성을 가진 우리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는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고 하셨다.

성령님의 다스림을 받는 자세로 총회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제104회 총회에서 모든 총대들께서는 개혁신학에 근거한 총회 회무를 경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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