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교수(전 총신대 총장)

정일웅 교수(전 총신대 총장)
정일웅 교수(전 총신대 총장)

최근 우리 사회가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심각한 이념대립에 휩싸이는 모습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이러한 좌와 우의 이념대립은 더 나은 역사발전에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부정적으로는 심각한 사회적인 혼란을 겪어야 하는 일이다. 생각하면, 남북분단의 역사(8·15광복)가 74년에 이르며, 무력으로 통일을 시도했던 북한 남침의 역사가 69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념대립의 혼란이 극복되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것은 먼저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을 경험했던 우리 국민들의 깊은 상처 때문일 것이다.

그일 뿐만은 아니다. 지난 세월, 지속적인 남침야욕에 불타있던 북한 정권이 3대째 이어지면서, 이제는 핵으로 무장하고 대한민국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우리 대통령은 평화와 화해를 전제한 대북정책을 내 걸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감사하지만, 북한 권력자의 언행과 태도의 별다른 무변화에 국민들은 대한민국체제의 불안감을 느끼게 되며, 이념대립을 더욱 부추기는 모습으로 오해된다. 결국 우리 대통령과 정치권이 중립적인 위치에서 우리 사회의 좌우를 껴안지 못하는 포용적 리더십부재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러한 이념대립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여기에 먼저 우리 대통령의 포용적 리더십이 참으로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한국교회의 대사회적인 역할도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이념대립의 혼란극복에 기여해야 하는 과제 때문이다. 그러한 역할이 우리사회를 더욱 안정시키며, 실제로 우리 국민들을 진리의 길로 선도하는 구원의 사회적 역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교회마저도 하나 된 목소리로 시국의 혼란에 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념대립을 부추기는 당사자가 되는 모습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최근에 한기총 대표가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면서 우리 사회의 좌편향을 향한 이념전쟁을 선포한 것은 개인적으로 용감한 정치적 행위일지 모르나, 한국교회 보수우파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는 ‘한국교회원로모임’이 충고한 대로 한기총 대표 이름과 목사의 이름을 내려놓고, 정치적인 꿈을 향하여 행동했어야 마땅했을 것이다. 더욱이 이단으로 취급받고 있는 소그룹들을 회원으로 수용해 한국교회의 명예를 더욱 손상시킨 모습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원로모임도 한기총 대표를 향한 개인적인 비판에만 열중하고, 한국교회 전체를 대변하는 역할이 되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그 이유는 한기총 대표가 제기한 현 정부의 비판적인 주제들에 대하여 침묵으로만 일관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비판자들의 대통령도 되어야 한다는 충고가 있어야 했었다. 원로들이 한국교회의 역할을 중립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원로답게 한기총을 끌어안으면서 작금의 현 정부를 비롯하여 우리사회에 만연된 좌편향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지 않았을까? 지난 90년대 대북식량지원에 앞장섰던 한기총 역사를 생각하면, 한기총이 회개(悔改)하여 연합기관의 모습을 회복하도록 촉구하며, 새로운 교회연합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어야 옳지 않을까? 원로들이야말로 현 시국의 이념대립에 우리 대통령도 지지자의 소리에만 갇혀 있을 것이 아니라, 반대자의 목소리에도 겸손히 경청할 줄 아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도록 충언했어야 옳지 않았을까?

한국의 보수교회와 진보교회가 서로 연대하여 한국교회가 대정부, 대사회, 대북한, 대 국제적인 이슈들에 한목소리로 진리를 증언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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