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의 대학로 편지] ‘최고’가 아니라 ‘전부’
[김관영의 대학로 편지] ‘최고’가 아니라 ‘전부’
  • 박용미 기자
  • 승인 2019.08.13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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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동 아트리 대표〉

제가 몸담고 있는 문화선교단체인 ‘문화행동 아트리’는 설립된 2006년부터 10주년이 되던 2015년까지 ‘111 문화전도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한 사람이 한 영혼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일을 돕기 위해 일 년에 한 작품을 창작해, 매년 11월 1~11일 열 하루 간 공연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2006년 뮤지컬 <루카스>를 시작으로 2015년 뮤지컬 <요한계시록> 공연을 마칠 때까지, 눈물 없이는 적을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그 10년 세월에 켜켜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절대 은혜와 한국교회의 절대 사랑으로 성료된 참 아름답고 감사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서툴지만 가진 전부를 바쳐 하나님께 올려드렸던 아트리의 뮤지컬 &lt;스틸&gt;의 한 장면.
서툴지만 가진 전부를 바쳐 하나님께 올려드렸던 아트리의 뮤지컬 &lt;스틸&gt;의 한 장면.

그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뮤지컬 <스틸>(still, 여전히)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 합니다. 2010년 다섯 번째 111 프로젝트 작품이었던 <스틸>은 호세아와 고멜의 이야기를, 한 목회자 가정의 실화를 통해 무대화했습니다. ‘헤세드’(결코 실패하지 않는 하나님의 인애)라는 호세아서의 메시지를, 한 가정의 실화 속에 담아낸 것이었습니다. 고멜과 같은 우리를 여전히 사랑하고 계시는 우리 주님께 어서 빨리 돌아가자고 외치는 공연예배였습니다.

그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님은 고린도후서 6장 14절 “믿지 않는 자들과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는 말씀을 묵상하게 하셨습니다. 그 당시 함께 사는 공동체로 준비되는 과정 가운데 놓여 있던 우리는, 그 말씀을 외부 전문 창작진들의 도움을 받지 말고, 우리 안에서 전심으로 공연을 준비하라는 뜻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배우로만 살아왔던 극단 식구들이 대본도 쓰고 음악도 만들고 세트와 의상도 만들었으니, 작품의 수준은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해에는 대학로 극장을 대관할 재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마구간에 오신 주님의 영광을 보여주시겠다는 말씀에 의지하여 경기도 삼송 후미진 곳, 찾아오기도 힘든 열악한 저희 연습실을 어설픈 공연장으로 꾸려 공연을 올렸습니다.

공연기간 내내,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걸려온 전화를 수차례 받았습니다. 그 누구도 일산과 서울 사이에 존재하는 3호선 삼송역에서, 문화행동 아트리가 공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셨던 것이지요. 저희도 역시, 이번 공연은 그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려는 몸부림으로 받아 주시길 바랄 뿐, 공연에 많은 분들이 오시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수많은 관객이 몰려와 삼송역은 비상이 걸렸고, 그 공연을 통해 회심했다는 소식들이 계속 들려왔습니다. 저희 모두 그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니나 다를까, 몇몇 분들이 작품의 수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셨고, 저도 마음이 아파 주님께 불평을 했습니다. ‘주님 말씀대로 순종했지만, 작품의 수준은 어떡합니까… 아무래도 저희가 말씀에 대한 적용을 잘못한 것 같습니다.’

그 때 주님이 제 내면에 이런 메시지를 던져 주셨습니다.

‘온 우주를 만든 내게 너희들의 작품이 지닌 수준이 감동이 되겠느냐? 너희가 브로드웨이 팀을 불러와 역사상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내가 감동받아 박수를 칠 것 같으냐? 관영아, 지금 이 순간을 마음에 잘 새겨두거라. 나는 수준을 받지 않는다. 나는 오직 한 가지만 받는다.’

‘그 한 가지가 무엇입니까, 무엇만을 받으신다는 말입니까?’

‘나는 오직 전부만 받는다.’

볼품없는 무대, 형편없는 작품, 하지만 주님의 말씀에 전부로 순종하려고 몸부림친 저희들의 적고 보잘 것 없는 두 렙돈을 주님은 기뻐 받아 주신 것이었습니다. 힘 없고 가난한 문화사역자 여러분, 한 가지만 점검하시면 됩니다. ‘나는 지금 전부를 드리고 있는가?’

사랑하는 목사님들, 최고는 아니지만 전부를 드리고자 애쓰는 기독교 문화예술 사역자들과 교회의 일꾼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그들의 작품을 하늘의 마음으로 보아 주시지 않겠습니까? 세상은 최고만 살아남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천국엔 전부만 존재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전부로 내어주신 아들을 전부로 받은 이들이 전부를 드려 예배하는 곳이 천국이니까 말입니다.

더운 여름 주안에서 항상 건승하시길! 대학로에서 관영이가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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