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옥 목사의 목회자를 위한 사진교실]

‘기도’는 선교지 캄보디아의 교회당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소녀를 촬영한 사진이다. 십자가를 통해서 스며드는 빛을 이용하여 찍었다. ‘대화’는 어느 신협 건물 앞 의자에 앉아 얘기삼매경에 빠진 연로하신 할머님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두 사진에는 주제가 잘 드러나 있다. ‘기도’는 실내에서 십자가를 통해서 들어오는 약한 빛을 이용해 찍기 때문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노출바이어스(밝기를 조절하는 모드) +3, 셔터타임 100, 조리개 f5.6으로 맞춰 촬영했다. ‘대화’는 운전 중 적색신호등 앞에서 찍은 사진인데, 사진작가는 언제 어디서나 찬스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사진은 작가가 사진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므로 분명한 주제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잘 찍은 사진이라도 주제가 없으면 그 사진은 무의미하며, 좋은 사진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주제가 분명하게 드러나야 분명한 메시지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라 하겠다.

1. 사진에는 주제가 담겨있어야 한다

사진의 소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인물이며, 다른 하나는 자연이다. 사진의 소재나 장르에 따라서 주제를 담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인물사진에서 주제를 잘 나타내려면, 막연하게 그대로 사람을 찍지 않아야 한다. 신앙생활이나 예배하는 거룩한 모습, 기도하는 간절함, 기쁨이 넘치는 소녀, 슬퍼하는 미망인, 분노하는 군중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야한다. 또한 자연을 찍을 때에도 새끼를 돌보는 새, 나비를 부르는 꽃, 꽃을 찾아간 벌, 먹이를 낚아챈 갈매기 등 분명한 주제를 사진에 담아야 한다.

2. 사진의 제목은 주제와 관계가 있어야 한다

사진의 제목은 주제를 함축한다. 그러므로 주제를 잘 설명해주는 제목을 붙여야 한다. 사진의 주제나 내용과 관계없는 제목을 붙인다면 감상하는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제목을 잘 붙여주는 것은 사진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도 같다.

3. 주제를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사진이 간결해야 한다

사진을 ‘마이너스 예술’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주제와 무관한 것이 프레임 안에 나타나지 않도록 ‘그것만’ 찍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장의 사진에 기도하는 아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를 함께 찍지 않아야 하며, 마치 노랫말처럼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꽃을 함께 찍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그것만’ 찾아서 찍으면 사진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4. 부제는 사진의 주제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

사진의 프레임 안에서 주제를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부제를 함께 넣어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부제는 주제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 기도하는 소녀만 찍어도 좋겠지만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소녀’를 찍으면 더 좋은 사진이 될 것이다.

5. 주제를 잘 드러내기 위한 다음과 같은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첫째로 분명한 목표가 드러나야 한다. 인물사진을 예를 들어보면 희, 로, 애, 락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진이 되어야 한다. 만약 사진 속 주인공이 즐거워하는 것인지 슬퍼하는 것인지를 보는 이가 알 수 없다면 곤란하다.

둘째로 주제를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하나의 대상만 찍는 것이 좋다. 꽃이 만발한 정원을 찍어도 좋은 사진이겠지만 그 중에서 딱 한 송이, 혹은 두 송이만 골라 찍으면 어떤 사진이 될까 생각해보라. 만발한 벚꽃을 모두 찍으려하지 말고 그 중에서 잘 피어난 한 송이만 골라 찍을 때 주제를 잘 살려주는 사진이 되는 것이다.

셋째로 주제를 돋보이게 하려면 주변의 사물들은 아웃포커스로 처리해야한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찍었는데 앞, 뒤, 좌우에 수많은 다른 꽃들이 함께 나타나면 주제를 제대로 살려주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드러내고 싶은 꽃 한 송이 외에 다른 꽃들은 선명하게 찍히지 않도록 아웃포커스 처리를 하는 것이다.

넷째로 색상의 대비를 활용하면 주제가 더 잘 드러난다. 노란 산수유 꽃을 찍을 때는 녹색 보리밭을 배경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안개꽃 사이에 피어난 붉은 색 양귀비꽃도 잘 드러날 것이다. 색상의 대비를 활용한다면 이처럼 주제가 잘 드러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에 분명한 주제가 담겨있으면 보는 사람들이 작가의 의도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사진을 통해서 전달하려는 이야기를 알아듣게 될 것이다. 주제가 잘 표현된 사진은 분명한 메시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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