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아낌없는 후원 가운데 미얀마음악학교의 마스터클래스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회의 아낌없는 후원 가운데 미얀마음악학교의 마스터클래스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뎅기열로 학생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집 보다는 상태가 조금 낫다고 하지만 음악학교의 기숙사 역시 우리나라의 창고수준에 불과했다. 연일 강행군에 지치고 체력이 바닥난 학생들에게는 당장 편안한 쉼터가 필요했다.

한국교회의 후원으로 7월 15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미얀마음악학교(MPS)의 마스터클래스에 뜻하지 않은 위기가 찾아왔다. 어렵게 악기들을 수집하고, 전공자들을 불러 모아 마련한 천금 같은 기회를 학생들이 놓치게 할 수는 없었다.

도저히 실행이 불가능할 것 같았던 마스터클래스는 이름 없는 후원자들의 헌신과 지원 속에서 하나씩 조건들이 충족되며 기적처럼 성사됐다. 이 사역을 주도한 낙도선교회는 한국인 강사들의 체재비는 물론 학생들의 유니폼에 현지 교수들의 식사비까지 책임지며 많은 공을 들였다.

덕택에 MPS를 운영하는 선교사들, 그리고 멀리 한국에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섬기러 온 7명의 교수진들은 마스터클래스 시작 후 하루에 다르게 실력이 늘어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열악한 시설 때문에 프로그램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게다가 나쁜 소식이 겹쳐서 찾아왔다. 당초 미얀마를 방문하기로 약속한 의료선교팀의 행선지가 갑자기 바뀌면서, 이들의 숙소를 예약한 선교사가 호텔 객실료를 한꺼번에 날리게 될 또 다른 불상사까지 발생한 것이다.

낙도선교회 대표 박원희 목사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객실료를 저희가 부담할 테니 학생들을 그 호텔에 대신 묵게 합시다!” 위기가 도리어 기회가 됐다. 학생들은 졸지에 임시숙소로 바뀐 호텔로 환호하며 이동했다.

“선교는 ‘그냥’ 하는 것입니다. 계획을 하거나 그것을 하면 성공하겠다고 생각하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가 있으니 채워주고, 하나님이 원하시니까 하는 것입니다”라는 게 박원희 목사의 설명이었다.

‘그냥’의 헌신 속에서 학생들은 편안한 잠자리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며, 마스터클래스 일정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전체 학생들이 ‘미얀마의 그리스도’라는 곡을 연주하는 순간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감격의 순간이었다.

바이올린을 담당한 유수경씨는 “첫 날에는 서서 악기를 들고 5분을 못 버티던 학생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놀라운 향상을 보여주었습니다”라며 “나흘의 짧은 시간에 이룬 성과를 보아 지속적인 레슨과 많은 연습이 이루어진다면 이들의 음악에 미래가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 전문음악가들과 찬양사역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문을 연 MPS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트미션’이라는 새로운 선교모델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낙도선교회는 매년 마스터클래스를 추진하며, 약 1억 5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 건물 신축에도 도전한다.

마스터클래스 한 학기 프로그램을 도와줄 교회가 나타난다면, 학사 건축과 악기 공급을 책임질 후원자가 동참한다면, 단기간이라도 학생들의 수업 지도를 도와 줄 음악선교사들이 합세한다면 MPS를 통한 미얀마의 복음화는 그만큼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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