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숭배 성상파괴 강조는 개혁적 함의 깊다”

‘성상과 성화 숭배는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중보자’ 성경의 가르침 부정’ 제거 촉구
경제적 이득 얻으려는 성가대 찬양 금지 … 숭배 목적 아닌 이미지와 형상은 허락

종교개혁의 상징 가운데 하나였던 성상파괴와 음악과 이미지 사용에 관한 츠빙글리의 입장과 시사점을 이은선 교수(안양대 신학과)를 통해서 알아본다.<편집자 주>

▲츠빙글리가 성상파괴를 실천하고 성가대의  찬양을 금지한 이유는.

=중세교회는 신자들에게 그들이 숭배하는 성인들에게 기도하고 그 성인들이 하늘에서 중보기도를 드리면 그 기도가 잘 응답을 받는다고 가르치고 있었다. 츠빙글리가 보기에 이러한 주장은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중보자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부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성상사용을 제거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츠빙글리는 1523년부터 성인들의 성상이나 성화를 숭배하는 것을 우상숭배라고 비판하였고 1524년 6월에 성상과 성화를 교회에서 완전히 제거하였다.

이은선 교수는 츠빙글리가 성상파괴를 실천했지만 이미지와 형상의 사용은 허락했다고 말했다. 츠빙글리가 그렇게 한 것은 당시 교회가 성상과 성화를 어떤 영적인 도움을 받거나 신비적인 체험을 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말씀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되는 이미지와 삽화 등은 장려하는 융통성을 가졌다.
이은선 교수는 츠빙글리가 성상파괴를 실천했지만 이미지와 형상의 사용은 허락했다고 말했다. 츠빙글리가 그렇게 한 것은 당시 교회가 성상과 성화를 어떤 영적인 도움을 받거나 신비적인 체험을 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말씀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되는 이미지와 삽화 등은 장려하는 융통성을 가졌다.

이러한 성상 제거에는 다음과 같은 2가지의 근거들이 있었다. 첫째로 어거스틴 이후로 중세교회와 루터까지 제1계명과 제2계명을 하나로 이해하고 있었다. 루터는 내적인 우상숭배와 외적인 우상숭배로 구분하면서 내적인 우상숭배를 더 중요시하면서 성상의 사용을 허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츠빙글리는 취리히에서 종교개혁을 하면서 제2계명을 제1계명과 분리시켰다. 그리고 제2계명이 나를 위해 상을 만들지 말라고 명령하였으므로, 동방교회가 사용하는 성화도 로마가톨릭교회가 그와 함께 사용하던 성상도 교회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석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교회에서 그림과 조각으로 된 성상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였다. 둘째로 츠빙글리는 성상이 교육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루터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였다. 성경은 우리가 성상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하나님 말씀을 깨달아 하나님을 알도록 교육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러므로 성경은 교회 안에서의 성상을 통한 교육적인 용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중세 성가대들의 찬양을 금지한 것은 첫째로 그들이 신앙이 없이 신자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라틴어 가사로 노래했기 때문이었다. 둘째로 그들이 경제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찬송하였기 때문이다. 오늘날도 일부 교회 성가대에서 신앙 없는 음악전공자들을 교회 오케스트라에 포함시켜 연주하게 만드는 것은 동일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성상파괴를 강조한 데에는 경제정의적 이유도 있다고 하는데.

=츠빙글리는 당시 취리히에서 성상숭배에 많은 돈들이 사용되면서 오히려 가난한 주민들은 제대로 구제하지 못하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제적 분배의 왜곡을 시정하고자 하였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참다운 형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우상숭배인 성상을 치장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들을 오히려, 하나님의 참다운 형상인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자 하였다. 츠빙글리는 당시에 고위성직자들이 용병제도를 통해 부를 독점하여 부의 분배를 왜곡시키는 현상을 심각하게 바라보며 취리히 도시의 개혁을 위해 종교개혁을 시작하였다. 이와 함께 그의 성상파괴 활동에도 성상숭배에 낭비되는 부를 구제에 전용하여 사회경제적인 정의를 구현하려는 사회개혁적인 함의가 들어가 있다.

▲츠빙글리는 이미지와 형상의 사용은 허락했다.

=츠빙글리는 성상과 성화와 이미지와 형상을 분명하게 구별하였다. 성상과 성화는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서 어떤 영적인 도움을 받거나 신비적인 체험을 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대상들이다. 그러므로 츠빙글리는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성상과 성화를 우상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러므로 그러한 것들을 숭배하는 것은 우상숭배였다. 반면에 우상숭배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하나님의 주신 이미지와 형상을 기능을 수행할 때는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첫째로 구약의 성막과 성전의 그룹들과 여러 장식들과 같이 신적인 진리를 표현하거나 장식을 위해 이미지와 형상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둘째로 교회에 설치된 예술품이 역사적인 표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경우에 허용하였다. 셋째로 교회의 창문에서 장식을 목적으로 예술작품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였다.

▲악기의 사용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었나.

=츠빙글리는 악기 사용은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회중들이 시편 찬송을 부르는 경우에 교회의 경건에 유익이 된다면 허용하고자 하였다. 그는 1524년 말경에 스트라스부르의 부처가 교회에서 회중들이 자국어 시편 찬송을 부를 수 있는지 질문하였을 때에 사용할 수 있다고 답변하였다. 1525년에 저술한 <성찬의 시행>(Aktion oder Brauch des Nachtmahls)에서 그는 찬양과 다른 의식들이 교회들에 적합하고 경건을 육성하는데 기여한다면 다른 교회의 그러한 행동들을 정죄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는 1525년의 예배 순서에서 성도들의 신앙교육을 위하여 이전 미사에서 사용되던 두 개의 찬송을 교차 낭독(antiphonal recitation)하도록 하였다. 말씀 예전에서는 서신서 봉독 후에 글로리아를 교차로 낭독하고 복음서 봉독 후에는 사도신경을 교차로 낭독했다. 그리고 성찬식을 행할 때에 시편 113편 1~6절을 교차로 낭독했다. 성찬식 마지막에 시편 113편의 낭독은 성찬식과 유월절의 연결 때문에 중요했다. 이와 같이 그는 음악의 경우에 교회에서 회중들의 자국어 시편 찬송을 부르는 것을 허용하려는 의사가 있었으나, 자기 교회에서는 교차낭송을 허용하는데 그쳤다.

▲출판과 성경제작에는 삽화를 적극 사용한 의도는.

=츠빙글리는 서적 출판과 성경제작에서 삽화가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성상숭배와 전혀 연관시켜 이해하지 않았다. 당시 인문주의자들과 종교개혁자들은 종교개혁의 메시지를 확산시키기 위하여 서적들을 출판하면서 그 서적들 안에 시각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삽화들을 사용하였다. 특히 성경 제작에서 성경 내용을 그린 삽화들은 성경의 이해를 도와주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츠빙글리는 인문주의 훈련을 받은 종교개혁자로서 당시의 인문주의의 새로운 출판과 시각 문화를 수용하여 종교개혁의 신학사상을 전파하며 개혁을 확산시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이나 포스터 등 제작 및 활용할 때 바람직한 태도는 무엇인가.

=오늘날 교회들 안에서 이미 상당한 정도의 이미지와 형상들이 미디어를 통하여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교회 홍보를 위한 영상제작에 세상의 인기 있는 영상들이 그대로 차용되어 교회에서 사용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아무런 비판없는 이러한 세속적인 영상들의 직접적인 차용은 오히려 교회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교회가 전달하려는 목적에 적절한 이미지와 영상을 올바르게 선택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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