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 예장통합 총회회관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이 북새통을 이뤘다. 명성교회 담임목사 청빙 무효 재심 판결이 예고된 날이었다. 교계 언론은 물론 일반 신문사, 통신사, 지상파 방송, 종편까지 자리를 지켰다. 예장통합 관계자는 “KBS와 SBS를 빼 놓고는 다 온 것 같다”고 전했다. 예장통합 재판국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회의를 진행하고도 결론을 또 미뤘다. ‘명성교회 눈치 보는 총회 재판국’(CBS) ‘명성교회 세습이 고통의 십자가 아닌 까닭’(중앙일보) ‘결론 못 낸 교회세습 재판… 10만 신도 눈치 비판도’(JTBC) 등 기사가 쏟아졌다.

예장통합은 제103회 총회 때 ‘명성교회 세습은 불법’이라고 결의한 바 있다. 총대들은 재판국이 명성교회에 대한 판결을 잘못 내렸다며 재판국원 전원을 불신임하고 안건을 재심하도록 했다. 현재 진행하는 재판국 회의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다. 그러나 곧 제104회 총회가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결론은 나지 않고 있다.

항간에서는 9월까지 판결을 미루고 미뤄 제104회 총회에서 세습금지법을 폐지하기를 기다린다는 말도 들린다. 서울 영락교회에서 열기로 했던 총회를 포항 기쁨의교회로 급작스럽게 바꾼 것도 이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전통적으로 경북지역에 명성교회 지지 세력이 많다는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예장통합 총회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세습을 옹호하고 있다는 뜻이 되니 진실이 아니길 바라길 뿐이다.

예장통합은 명성교회 불법세습 이후 바람 잘 날이 없다. 작년 총회에서는 3박 4일 내내 명성교회 건을 다루느라 다른 안건을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으며, 지금도 중요 사안들이 묻히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두 편으로 나뉘어 극렬히 대립하는 중이다. 이럴 때 올바른 판결이 속히 나오지 않으면 예장통합은 헌법과 총회 결의를 스스로 무시했다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다. 예장통합이 정의를 실현할 마지막 기회를 잡을 것인지, 차기 회의 소집일(8월 5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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