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예화는 말씀의 세계로 들어오게 하는 힘 있어 … 설교자의 체험 본문 근거하여 청중과 고민하며 나눠야

성경의 진리, 오늘 삶으로 생생하게 들려지게 하라

류응렬 목사 ●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 고든콘웰신학교 객원교수● 전 총신대 교수
류응렬 목사 ●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 고든콘웰신학교 객원교수● 전 총신대 교수

옥한흠 목사님이 하나님의 품에 안기시기 전에 한 출판사의 부탁으로 목사님의 설교를 연구하고 인터뷰를 할 때였습니다. 목사님의 오랜 설교사역에서 변화를 겪은 일이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예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발견하게 되었다는 뜻밖의 대답을 듣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한 몇 년 동안은 본문에 예화를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는데, 교인들이 늘어나고 초신자들도 많이 초청되자 무엇을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전할 것인가의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성경을 깊고도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예화라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목사님은 때때로 말씀을 해석하는 것보다 적당한 예화를 찾기가 더 어려운 적도 있었다고 고백하면서, 태신자전도집회 설교를 준비할 때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잃어버린 한 영혼을 향한 주님의 애타는 심정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마땅한 예화가 떠오르지 않아 안타까워했을 때였습니다. 주일 아침이 되도록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어떻게 보일 것인가의 고민은 계속되었습니다. 아침식사 후 우유를 마시면서 우유팩에 잃은 아이 찾기 광고를 보는 순간 ‘이거다’ 하고 바로 설교에 응용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아이의 얼굴을 복사해서 거리에 붙이고 전 재산을 들여 광고하는 어머니의 심정, 바로 그것이 잃어버린 영혼을 찾는 하나님의 마음이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장 뛰어난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두 가지의 공통점을 발표했습니다. 하나는 구체적인 것을 가르치는 교사이며, 다른 하나는 예를 들어 설명해 주는 교사였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관념적으로만 가르치지 않고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가르쳐 오랫동안 기억나게 합니다. 한국교회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설교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가장 관심을 끌지 못하는 설교는 예화 없이 본문 설명에만 집중하는 설교로 나타났습니다. 교인들은 설교자가 본문의 진리를 오늘의 삶으로 연결해서 나의 이야기로 들려주기를 기대합니다.

해돈 로빈슨은 예화사용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성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만나기 원하거나 하나님에게서 도망하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무엇인가 배우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웃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심각하게 느끼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더 잘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격려받기 원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궁지에 내버려두지 않고 자신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이해해주기를 원한다.”

이러한 성향이 설교자에게 말해주는 것은, 청중은 자신과 관계된 삶을 다룰 때 반응한다는 말입니다. 설교자가 본문과 씨름하는 동안 청중은 삶의 문제로 갈등하며 살아갑니다. 설교자의 임무는 여러 삶의 문제로 둘러싸인 청중의 가슴에 진리를 적용시키는 일입니다. 말씀의 적절한 예화로 본문이 우리의 삶의 자리로 나올 때 청중은 말씀의 세계로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예화란 무엇인가
예화란 성경의 원리를 상세히 설명하거나 증명하고 적용시키는 경험의 이야기로서, 청중으로 하여금 성경 말씀을 경험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종류의 이야기나 사건 등을 가리킵니다. 한마디로 예화는 청중이 본문의 내용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소개하는 모든 종류의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 예화는 본문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거나 증명하거나 적용하는 경험의 이야기입니다. 예화는 손에 잡히는 이야기를 본문과 연관시켜 제시함으로써 청중의 마음속에 본문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합니다. 중요한 내용을 강조한다고 반복에 의지하면 지루함을 만들지만, 예화로 설명하면 본문을 들여다보게 하는 창문의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열마디 설명보다 한마디 예화가 본문을 실감나게 합니다. 죄인을 향한 끊임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인식시키기 위해 예수님은 집을 나간 탕자가 돌아오기까지 기다리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이웃이 누구인 지 묻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이웃의 개념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구체적으로 사랑을 베푼 한 사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관념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삶으로 다가오도록 말씀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예화는 성경의 말씀을 청중의 삶으로 연결시켜 본문의 내용을 경험적으로 체험하게 합니다. 2000년 전에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이 변화를 체험한 것처럼 오늘도 예수님을 만남으로 변화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남으로 어두운 인생을 끝내고 새 삶을 시작한 사마리아 여인을 설교하면서 오늘도 주님을 믿고 변화된 사람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본문의 말씀이 그때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복음의 능력이 오늘도 똑같이 역사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왜 예화가 필요한가
신학공부를 처음하거나 설교경험이 적을 때는 예화에 대한 중요성을 충분히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설교의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을 신실하게 전하는 것인데 꼭 예화가 필요하단 말인가? 진리의 복음을 그대로 설명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의 이야기로 진리 설명을 대체할 것인가? 이런 생각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집니다.

브라이언 채플은 예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설교에 예화를 반드시 넣으라고 요구할 때 학생들은 청중을 조정하는 느낌 때문에 불평을 일삼는다. 그러나 청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야기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경험해 본 목사들은 예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목회현장을 경험할수록 더욱 절실하게 깨닫는 것이 예화와 적용의 필요성입니다. 목회적인 마음이 깊을수록 본문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청중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깊어집니다. 무엇을 전할 것인가 만큼, 어떻게 가장 쉽고도 호소력 있게 전할 것인가의 관심도 늘어납니다. 물론 예화를 사용하지 않고 진리는 얼마든지 선포되고 설명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예화는 진리를 설명하고 전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예화를 사용하는 데는 많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이 예화를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중요한 이야기를 하실 때는 예화로 쉽게 이해하도록 하셨습니다. 천국을 설명하실 때는 다양한 비유를 통해 보이지 않는 천국을 눈으로 보게 하셨습니다. 심지어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비유가 아니면 설명하지 않으셨다고 말씀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설교도 마찬가집니다. 중요한 내용을 설명할 때 일반적으로 본문을 설명하고, 예를 들어 삶으로 다가오게 한 후 적용하면 성경의 세계에서 나의 이야기로 다가오게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사람들은 개념적인 원리보다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브라이언 채플이 예화를 사용하는 중요성을 발견하게 된 경험은 목회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나는 청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실제적인 관점 이외에 예화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배우지 못했다. 또한 강해설교에서 예화사용을 반드시 옹호해 온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목회를 하는 가운데 내가 발견한 것은 사람의 마음은 추상적인 것을 이해하기 위해 구체적인 것을 갈망하고 필요를 느낀다는 사실이다.” 브라이언 채플의 고백은 강단에 서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모두가 공감하는 경험입니다.

셋째, 사람들은 예화를 통해 성경의 진리를 체험하기 원합니다. 사람들은 예화를 통해 본문의 진리가 오늘도 일어난다는 것을 믿기를 원합니다. 성경에 나타난 변화가 똑같은 성령의 역사로 인하여 오늘도 많은 사람에게 일어난다는 것을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확인하기를 원합니다.

그 밖에도 예화는 본문을 설명하고 증명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본문을 좀 더 깊이 실감나게 설명하는 것은 예화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될 것입니다. 성경을 쉽게 설명하고 그 말씀이 왜 사실인 지를 증명하기도 합니다. 또한 예화는 설교에서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면에서 설교의 도입에서 예화는 더욱 중요합니다. 예화는 성경 말씀이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게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어떻게 예화를 사용할 것인가
예화는 중요한 내용을 강조할 때마다 본문설명 후에 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화의 사용 횟수는 예화의 길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본문설명과 예화의 적용을 균형있게 배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교의 서론과 결론을 맺을 때 예화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서론의 예화는 본문을 향해 마음을 열어줄 것이며, 결론에서의 예화는 모든 말씀을 정리하면서 감동을 남기는 동시에 삶으로 적용하게 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서 예화를 찾을까요? 우리의 삶 자체가 예화의 창입니다. 책이나 신문 혹은 방송이나 역사 이야기 등 모든 것이 예화의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예화는 설교자 자신이 체험하는 이야기입니다. 설교자 자신이 본문에 근거하여 고민하고 경험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 청중은 말씀에 함께 고민하며 반응합니다.

시기적으로 이전 이야기보다 오늘날 사건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성경에서 보여준 제자들이나 바울의 헌신을 강조하기 위해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보다 오늘날도 복음 앞에 똑같이 반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욱 실감날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의 이야기보다 우리 곁의 사람들 이야기가 더 실감나게 다가오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이런 점에서 예화를 찾기 위해 예화집에 의존하는 것보다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사님의 설교가 생생하게 들려지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듣는 시대에서 보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은 평생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보다 더 많습니다. 같은 진리의 말씀일지라도 귀에만 호소하던 설교에서 보여주는 설교로 나아갈 때 청중은 귀를 기울입니다. 복음은 예화 없이도 전달될 수 있지만 적절한 예화는 복음을 훨씬 더 명쾌하게 이해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설교에서 청중의 관심을 사로잡고 진리를 가슴에 남기기를 원한다면 예화에 관심을 가지고 설교자의 눈으로 삶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읽고 보고 대화할 때마다 설교자로서 본문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삶 속에서 발견한 예화를 함께 나눌 때 청중의 관심이 새로워지고 말씀을 이해하는 눈빛에 변화를 느낄 것입니다. “목사님의 설교가 생생하게 들려지기 시작했어요”라는 고백을 듣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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