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개국 450여 명 참석, 새로운 방향성 모색
“선택과 집중 통해 현장역량 극대화 할 터”

기아대책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 세계 파송 선교사들을 초청한 기대봉사단 대회를 열었다. 참석 선교사들은 6일 동안 재충전과 재교육의 시간을 갖고 기대봉사단으로서의 정체성과 사명을 재확인했다.
기아대책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 세계 파송 선교사들을 초청한 기대봉사단 대회를 열었다. 참석 선교사들은 6일 동안 재충전과 재교육의 시간을 갖고 기대봉사단으로서의 정체성과 사명을 재확인했다.

설립 30주년을 맞은 기아대책(회장:유원식)이 전 세계 파송 선교사들과 함께 지난 사역을 감사하고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시간을 가졌다. 기아대책은 7월 15~20일 포항 한동대학교에서 기대봉사단(기아대책봉사단) 대회를 열고, 51개국에서 온 450여 명 선교사 및 가족들과 함께 기아대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했다.

1989년, 국내 최초 해외구호 NGO로 시작한 기아대책은 지금까지 30년간 구호사역과 복음사역을 같이 하는 일에 힘써왔다. 육적 굶주림은 물론 영적 굶주림까지 채워줘야 한다는 사명 때문이었다. 우간다에 첫 기대봉사단을 파송한 이래 현재 55개국 461명 선교사들과 동역하며 아동개발사업, 교육, 보건의료, 생계지원, 인도적 지원 등을 해오고 있다.

기아대책은 수혜자의 영적·육적 굶주림을 모두 채운다는 목표로, 한국교회와 함께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기아대책 사역지를 방문한 익산 기쁨의교회 박윤성 목사와 현지 어린이들의 모습.
기아대책은 수혜자의 영적·육적 굶주림을 모두 채운다는 목표로, 한국교회와 함께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기아대책 사역지를 방문한 익산 기쁨의교회 박윤성 목사와 현지 어린이들의 모습.

이번 기대봉사단 대회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파송 선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였다.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은 “기아대책 30년은 선교사들의 피와 땀, 눈물로 만들어졌다”며 “이들의 휴식과 충전, 재교육을 위해 대회를 마련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캠퍼스 곳곳에서 만난 선교사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몇 년 만에 고국 땅을 밟고, 전 세계로 흩어진 동역자들을 만나는 일주일이 선교사들에게 행복이었다. 홍성원 선교사(태국)는 “2005년에 함께 선교훈련 받았던 동기들을 14년 만에 만났다”면서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형’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라며 웃었다.

찬양집회, HOPE 올림픽과 같은 회복의 시간부터 한국선교 미래이슈 정리, 재정관리 및 은퇴 준비, 각종 선택 강의 등 역량강화 시간이 짜임새 있게 이어졌다. 특별히 인구구조의 변화, 흐려지는 선교의 본질, 다문화 다인종 세대 등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어떤 선교전략을 펼쳐야 하는지를 비중 있게 다뤘다. 조샘 대표(인터서브)는 “한국교회가 이해하는 선교는 아직 근본주의적이며 세대주의적”이라며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공유하는 공동체적 성찰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아대책은 앞으로 △선택과 집중 △사업모델통합 △현장역량 극대화를 비전으로 삼고 2030년을 준비할 예정이다. 자립할 수 있는 국가를 늘려 선교사 파송 국가를 30개로 축소하고, 교회-마을-가정의 동역에 초점을 맞추며, 현지 스탭들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주된 실천 목표다. 대회 중 비전선포식에서는 더 어려운 이웃들을 향해 낮은 곳에서 섬기는 리더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파송 당시의 초심을 되찾고 새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영혼들을 위해 더욱 헌신하겠습니다.” 영육이 가난한 이들을 향한 기대봉사단의 사랑의 발걸음이 다시 시작됐다.

박용미 기자 mee@kidok.com

 

인터뷰/ 기대봉사단 김계응ㆍ오금희 선교사

“은혜의 빚 조금씩 갚고 있다”

GMS 평신도 선교사로 파송, 인도 현지인 리더 키워

김계응·오금희 선교사가 어린이 사역과 이를 통한 복음의 확장을 강조하며 웃고 있다. 이들 선교사 부부가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 만났던 어린아이들은 믿음의 청년이 돼 섬기고 있다.
김계응·오금희 선교사가 어린이 사역과 이를 통한 복음의 확장을 강조하며 웃고 있다. 이들 선교사 부부가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 만났던 어린아이들은 믿음의 청년이 돼 섬기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며 하나님께 진 빚을 갚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김계응·오금희 선교사 부부(승동교회 파송)는 선교사로 나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들 부부는 승동교회에서 평신도로서는 처음으로 선교사로 파송된 사례다. 2006년 57세의 나이에 파송돼 벌써 14년째 빚을 갚아가는 그를 기대봉사단 대회에서 만났다.

김계응 선교사는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나 무역업에 종사했다.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의 사회생활을 가리켜 “하나님께 빚을 많이 졌다”고 표현했다. 삶을 돌아보며 김 선교사는 그 빚을 갚고 싶었다. 무역업에 종사했던 만큼 외국문화에 충격이 덜했기에 선교지에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선교사로 파송을 마음먹었다.

이후 GMS의 GMTI훈련을 거쳤다. 선교지로 떠나기 전 재산도 처분했다. 오금희 선교사는 “집이 있으면 힘들 때 돌아올 것 같아서”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 선교사는 “집사람이 미션 퍼스펙티브(Mission Perspective)교육을 받으면서 돌아올 일을 생각하지 않고 가는 것이 좋다는 가르침을 확 잡았다”고 말하며 함께 웃었다.

현지에서는 2년간을 꼬박 현지 언어를 배웠다. 콜카타에 있는 바이블 컬리지(Bible college)신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중 비접촉 미전도 종족에 대한 선교를 알게 됐다. 이들을 수소문해 콜카타에서 6시간을 달려 인도 람강가에 있는 ‘박디 종족’을 찾아갔다. 불가촉 천민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었다.

그곳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학교를 시작했다. 기독교에 반감이 적은 동네 청년들을 선발해 방과 후 학교 교과목 선생님으로 세웠다. 그 청년들을 직접 말씀으로 가르치기 시작해 3년간 신학 학부, 이후 신대원에 보냈다. 작년부터는 이 청년들이 목회에 들어섰다. 현지인들을 리더로 키워낸 것이다.

선교 과정에서 기아대책은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오금희 선교사는 “기아대책을 통해 어린이 사역뿐 아니라 어린이를 통해 그 커뮤니티까지 변화시키는 계획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배웠다”며 감사를 전했다. GMS도 큰 버팀목이었다. 오 선교사는 “선교지에 여러 교단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GMS 파송 선교사라는 게 굉장히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기아대책 30주년 기대봉사단 대회에 대해 김계응 선교사는 “어린이에게 더욱 집중해 복음으로 어린이를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가정과 지역사회까지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선교환경의 변화를 알고 내가 맡은 지역을 더 큰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김계응·오금희 선교사 부부가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 만났던 어린아이들은 자라서 청년부를 이루었다. 이 청년들은 전도여행도 다닌다. 그렇게 김계동 선교사와 오금희 선교사는 마음의 빚을 ‘믿음의 청년’이라는 열매로 이자까지 쳐서 갚는 중이다.

김지원 기자 kjw@kidok.com
 

인터뷰/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 ㆍ 전응림 부회장

“선교 파트너 책임 다하겠다”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오른쪽)과 전응림 부회장이 구호단체의 전문성으로 한국교회 선교에 일익을 감당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오른쪽)과 전응림 부회장이 구호단체의 전문성으로 한국교회 선교에 일익을 감당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30년 전에 간사 한 명, 전화기 하나로 시작한 기아대책이 지금은 460여 명의 선교사를 전 세계에 파송한 단체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선교사님과 한국교회 덕분입니다.”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과 전응림 부회장은 기아대책 30주년의 공을 모두 선교사와 한국교회에 돌렸다. 기아대책의 역사는 한국교회 선교 역사와 함께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구호단체 중 직접 해외 선교사를 파송하는 유일한 단체로, 지금까지도 한국교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고액후원 교회 모임인 에클레시아클럽까지 운영하고 있다.

유원식 회장은 “복음이라는 말을 빼고 기아대책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면 오히려 더 많이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떡과 복음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선교사님들도 우리가 복음의 시각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우리와의 파트너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신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아대책은 한국교회의 선교 파트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사역하고 있다.

선교 환경이 변하면서 교회의 선교 사역에도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특히 교회의 이름으로 들어갈 수 없는 선교지의 경우 구호단체를 통한 선교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아대책은 이렇게 구호단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 한국교회 선교를 돕고자 한다.

전응림 부회장은 “교회가 가지고 있는 영적 전문성과 기아대책의 구호 전문성을 접목해 선교 열매를 맺는 것이 목표”라며 “선교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자립할 때까지 돌보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한 나라를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으로 사역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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