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는 마지막 순간, 희망의 복음 전해요”
국내 가장 큰 독립형 호스피스병원 … 만족도 높은 안식과 운영에 극적 회심 잇따라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귀한 사역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샘물호스피스병원(원장:김재송·이하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봉사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샘물호스피스선교회(이사장:원주희 목사·이하 선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더이상 치료가 의미 없는 말기 암 환자들을 돌보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한다.

샘물호스피스병원은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가장 멋진 삶을 준비하는 곳이다. 이 특별함은 소명의식을 가진 직원과 사랑으로 충만한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한 영혼을 살리는 사역에 동참하는 후원자들에게서 나온다. 그 덕분에 말기 암 환자는 삶의 기쁨으로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다.
샘물호스피스병원은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가장 멋진 삶을 준비하는 곳이다. 이 특별함은 소명의식을 가진 직원과 사랑으로 충만한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한 영혼을 살리는 사역에 동참하는 후원자들에게서 나온다. 그 덕분에 말기 암 환자는 삶의 기쁨으로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다.

1993년 6월에 설립된 선교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독립형 호스피스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병원에서 분리되어 호스피스만 운영하는 것을 ‘독립형 호스피스’라고 부른다. 현재 200명이 넘는 스텝들이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1만800명이 넘는 환자가 이 병원을 다녀갔다. 그 중 약 9500명의 환자가 이곳에서 임종을 맞이했다.

선교회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네팔 카트만두 지역에 지회를 두고 있고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헤브론 메디컬센터에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헤브론 메디컬센터의 운영을 위해 캄보디아 서은영 선교사(GMS)와 현지인 간호사가 이곳에서 현재 교육을 받고 있다.

병원은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환자와 가족들은 병원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높다. 3년 전 직장암 수술을 받았지만 폐로 전이가 되어 올해 4월 이곳에 들어온 원영재 집사(일심성결교회)는 병원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칭찬 일색이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소천해도 원이 없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아요”라며 직원들과 봉사하시는 분들의 정성이 너무 대단하다고 말했다.
경부암 전이로 인해 호스피스병원에 온 아내를 간병하는 전천수 성도는 원래 가톨릭 신자였다. 그와 아내는 이곳에 와서 세례를 받았다. 병원 생활을 물어보는 질문에 “모든 걸 다 잘해줘요. 세부적으로 다 챙겨줍니다”라고 대답했다. 전천수 부부는 처음에는 이곳에 오기를 꺼려했지만 병원에 온 후로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샘물호스피스병원을 복음의 가치 아래 설립하고 운영하는 원주희 이사장이 환자를 위로하며 기도하고 있다.
샘물호스피스병원을 복음의 가치 아래 설립하고 운영하는 원주희 이사장이 환자를 위로하며 기도하고 있다.

전천수 성도와 같이 이곳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이 5월 21일 기준으로 2919명이다. 수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병원에 와서 복음을 듣고 회심하며 예수님을 영접한다. 심지어 살인을 저질렀지만 범죄행위가 발각되지 않았던 범인도 이곳에 와서 회심하고 자수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오래 일했던 직원들은 그와 같은 사례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고 말했다.

비급여가 없는 것도 병원의 큰 장점이다. 일반 병원의 호스피스에 입원해 있으면 병실의 인원 수, 간병인 등의 요인에 따라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이곳은 다르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1~3인실 중 적합한 곳으로 배정되며 추가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과 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인해 따로 간병인이 필요 없다. 따라서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타 병원에 비해 적다.

샘물호스피스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장례문화인 ‘자연장지’ 입구.
샘물호스피스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장례문화인 ‘자연장지’ 입구.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곳에서 간병하는 가족들에게는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병간호로 인해 많은 돈을 부담해야 하는 가족들 입장에서 이는 너무 고마운 일이다.

병원의 관계자는 이 모든 것이 ‘후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적은 병원비나 지원금으로는 이런 방식의 운영이 불가능하다. 개인후원과 단체후원, 특별후원 등 다양한 방식의 후원금이 선교회로 들어온다. 병원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유족들이 주로 많은 후원을 하고 있다. 또한 선교회의 사역에 뜻을 같이하는 교회나 단체들도 많은 후원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현옥 사회복지사는 “직원들로는 이 큰 병원을 운영할 수 없어요. 봉사자들로 유지되는거에요”라고 말하며 “선교회의 사역을 보면서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느껴요”라고 말했다.

죽음의 문턱에 서있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샘물호스피스병원은 이 땅에서 경험할 수 있는 천국이자 환자와 가족에게 안식을 주는 쉼터다.
 

[인터뷰] 샘물호스피스병원 원주희 이사장

“천국의 소망 전할 때 큰 보람”
‘웰다잉 신앙’ 전하는 거룩한 부담이 원동력

“죽어가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하고 싶다, 한 사람에게라도 복음의 소식을 전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호스피스 사역을 시작했어요.” 샘물호스피스병원에서 만난 원주희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이 말을 반복했다. 그의 호스피스 사역에 대한 가치관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젊은 시절 약국을 운영했던 원주희 이사장(사진)은 호스피스를 처음 접하고, 이 사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가 호스피스에 대해 알아볼수록 마음속에서 이 사역을 해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일어났다. 그는 호스피스 사역과 선교를 접목시키겠다는 비전을 갖고 37살의 나이에 합동신학교에 입학했다.

42세에 목사안수를 받은 원 이사장은 가깝게 지내던 장로에게 부탁해 호스피스 사역을 시작할 장소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이를 계기로 원 이사장은 용인지역에서 처음 호스피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네 차례나 쫓겨났어요”라고 말하는 원 이사장의 말에서 이 사역의 초반에 겪었던 어려움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원 이사장이 호스피스 사역을 시작하는 곳마다 주민들의 반대로 장소를 옮겨야 했던 것이다. 네 번의 이동 끝에 현재 샘물 호스피스병원이 위치한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60평만 짓고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환자가 늘어나서, 지금 27년째 건물만 짓고 있어요.”(웃음) 작은 건물에서 시작한 호스피스병원은 점차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큰 호스피스병원이 되었다.

그는 “처음에는 10년만 하자는 생각을 가졌는데, 벌써 26년 동안 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많은 위기를 거치며 사역을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원 이사장을 변함없이 부르신 길로 인도해 오셨다.

“죽음의 절망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절망을 소망으로 바꿔갈 때 가장 보람됩니다.” 이 곳에는 어린 자녀를 보내는 부모들이나 죽음을 앞둔 젊은 사람들도 찾는다고 말한다. 원 이사장은 그들이 처음에는 절망 속에 있다가도, 이 곳에서 복음에 대한 소망과 천국의 희망으로 인해 변화될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죽음을 잘 준비하면 신앙과 삶이 달라져요.” 그는 자신이 쓴 유언장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는 매년 1월 1일마다 유언장을 작성한다. 그는 복음이 이 땅에서 잘먹고 잘 사는 ‘웰빙(wellbeing) 신앙’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신 죽음을 해결하신 예수님과 성경의 가르침대로 ‘웰다잉(well dying) 신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 오신 분들에게 죽으러 왔다고 말 안해요. 마지막까지 살려고 왔다고 말하죠. 여기는 오래 사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멋있게 사느냐가 중요해요.” 원 이사장의 말을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곧 ‘멋진 삶’을 사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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