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폭행 사태 ‘충격’ … 관련 사역 재정비와 전문적 지원 시급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을 폭행한 한국인 남성이 7월 12일 검찰에 송치됐다. 이번 폭행사건은 한국사회의 이주여성 및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사회뿐만 아니라 이주민사역을 하는 한국교회도 충격을 받았다. 부산에서 이주민선교를 펼치는 김백석 목사(아가페이주민선교회 대표)는 “이주민 여성이 폭행에 시달리면서 신고도 못하고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했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다”며,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17년 결혼이주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정폭력 경험이 있는 이주여성이 42%에 이르렀다. 이주여성의 81%가 심한 욕설을 들었고, 실제적인 폭력과 위협(38%) 외출방해(26%) 한국어교육 방해(18%) 수입갈취(16%)에 놓여 있었다.

이런 위협과 폭력 상황 속에서 이주여성의 40% 정도는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었다. 여성가족부에서 진행한 ‘2018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몸 아플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이주여성이 39%에 이르렀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그냥 참거나 혼자 해결하는 경우가 70%였다.

한국교회는 일찍부터 이주자 선교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주여성보다 이주노동자 관련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20년 넘게 이주민과 다문화사역을 펼치고 있는 남부전원교회 박춘근 목사는 “이주민 사역은 전문 인력과 재정이 필수적이다. 농어촌에 결혼 이주여성들이 많이 거주하는데, 연약한 시골 교회들이 이주자 선교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계를 설명했다.

이주민과 다문화에 대한 수용력이 낮은 상황에서 2017년 결혼이민자(귀화자)는 33만 명으로 늘어났다. 가구원 숫자로 보면 96만 명이 넘는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도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70%로, 곧 청년기에 진입하고 사회로 진출할 예정이다.

박춘근 목사는 “10년 넘게 총회에 요청했던 다민족사역연합체가 최근 GMS를 중심으로 결성됐다. 이주민사역을 하는 90여 교회와 140명의 사역자들이 정보와 사역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 연합체를 통해서 총회의 이주민 선교를 확장하고 다문화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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