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석 목사(아가페이주민선교회)

김백석 목사(아가페이주민선교회)
김백석 목사(아가페이주민선교회)

지난 7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인 남편이 부인인 베트남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퍼졌다. 언론매체들을 통해 관련 내용이 전국에 퍼졌다. 베트남 부인은 2014년 동거를 시작한 후부터 계속된 남편의 상습적 폭행을 견디다 못해 몰래 이 영상을 촬영했다고 한다. 한 보도에 의하면, 그간 폭행을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제 친구들도 남편에게 많이 맞았지만, 한국말이 서툴고 경찰이 한국인 편만 들까 우려해 신고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사역은 크게 세 범주로 구분된다. 첫째 가정생활의 정착과 안정에 관한 것으로 한국어습득, 임신과 출산, 자녀양육 등이다. 다문화가족은 이런 어려움들을 함께 극복하면서 한국사회에 순조롭게 정착 생활하게 된다.

둘째는 가정생활의 문제와 갈등에 관한 상담이다. 한국의 가부장제도, 본국의 친정과 관계, 경제적 어려움, 언어소통 등 양국 간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남편과 시부모, 시댁식구들과의 다툼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이다. 셋째는 가족해체에 관련된 상담이다. 남편과의 잦은 다툼, 이주여성의 가출, 별거와 이혼, 체류신분의 변화, 자국남성과의 관계 등이 해당된다. 

이와 같은 상담과정 전반에서 한국인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욕설과 폭언폭행은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것이 아니다. 또한 이주여성의 불성실한 생활과 잘못된 습관, 의도적인 가출로 인한 가족의 갈등과 해체가 생겨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내용은 “이주여성들이 한국말이 서툴고 경찰이 한국인 편만 들까 우려해 신고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주민사역자로서 이 말은 칼날처럼 필자의 심장을 파고든다! 이주민들의 한국사회와 한국인을 향한 불신이 어렴풋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는 체류외국인이 250만 명을 넘으며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사회통합은 국가의 중대과제가 되었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다문화 정책들과 이주민 행사들을 진행하며, 외국인 이주민들이 한국사회에 동화되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어우러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작금의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가? 또는 미래의 다문화사회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한국인 선주민과 외국인 이주민이 서로의 다름을 무시하는 불신과 갈등의 관계를 벗어나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존중하는 건강한 다문화사회와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선도적 역할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이는 다문화 정책과 행정 또는 다문화 행사나 물질적 지원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인격이 겸손과 사랑으로 만나 서로를 진정으로 축복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누구보다 이 일을 해야 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교회다. 나아가 이 사역은 타종교 출신의 이주여성들과 이주민들에게 시나브로 복음이 전달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성도들에게 다문화 교육을 실행해야 한다. 이주여성들에게 한국문화와 기독신앙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대신에 한국인이 먼저 이주민의 문화와 생활과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로써 서로를 향한 이해와 인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둘째, 우리 교회가 이주여성들을 향해 우정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그들을 만나면 우리는 우리와 다른 문화와 생활방식을 듣고 알게 되며 그들이 한국사회에서 겪는 희로애락을 나누게 된다.

셋째, 한국교회의 성도들이 이주여성들의 친정어머니, 좋은 언니, 친구가 되자! 그들이 어렵고 힘든 일을 겪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고 믿고 찾는 사람들이 되자! 하나님께서 그들의 심령에 역사하실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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