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일 이승희 총회장을 비롯하여 주요 교단장들이 청와대의 초청을 받았다. 대통령과 오찬을 하며 사회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대통령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교회연합단체 대표가 아닌, 교단장들을 초청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조치라 생각한다. 더욱이 교단장과의 대화를 통해 교회가 사회와 정부에 대해 갖고 있는 의식과 가치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또 국정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단장들, 특히 이 총회장의 청와대 방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 정권에 대하여 부정적 시각을 가진 교단인사들은 왜 부른다고 가고 협력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교회는 어떤 상황, 어느 순간에도 이 세상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세상의 소금이고 빛이다. 세상을 떠나 존재하지 않는다. 주님도 제자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기를 위해 기도했다.(요 17:15) 어떤 권력이든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 교회는 그 권력이 바로 서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만나야 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찾아가야 한다. 다윗 곁 나단 선지자처럼 지적도 하고 질책도 하고 격려도 해야 한다. 격려하고 칭찬도 하지만 뜨겁게 회개를 촉구하기도 해야 한다.

교회는 정권의 내비게이션이요,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바른 길을 제시하고, 권력이 부패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기도하고 권고하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 주님이 주신 미션 중 하나다. 이 사명 감당하며 교회가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정권이 교회의 눈치를 보게 해야 한다. 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우리와 방향이 같지 않다 하여 참여하지 않거나 밀어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다니엘의 경우 적국 바벨론과 파사에서 고위 공직에 올라갔다. 그리고 그 세상을 움직이는 역할을 했다. 그렇게는 못하더라도 그들을 움직이는 방향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자주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많은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권력이 미처 생각 못하거나 간과한 것을 일깨우는 역할을 통해 교회를 교회답게 해야 한다.

물론 과거에 저지른 교회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부정한 권력에 축복하며 아부하는 권력의 시녀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 뼈아픈 역사를 되씹으며 우린 어떤 권력 앞에서도 항상 교회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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