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목사(풍성한교회)

김성곤 목사(풍성한교회)
김성곤 목사(풍성한교회)

한국전쟁 직후 출산 붐이 일어난 1955년부터 가족계획정책이 시행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가 ‘베이비 붐(baby boom) 세대’다. 1인당 국민소득 65달러였던 빈곤시대에 태어나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된 세대다. 시간이 흘러 이들 세대는 거의 은퇴 시기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 노인세대와 달리 문화생활을 즐기고 ‘실버티즌’(Silvertizen), ‘웹버족’(Webver)이라는 신조어가 붙을 정도로 블로그, 카페 등 인터넷과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능숙히 다루는 실버 서퍼(Silver Surfer)들도 상당히 있다.

X-세대는 60~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주로 워크맨과 삐삐가 유행했던 세대로, 아주 개성 넘치는 신세대다. ‘386세대’는 1990년 후반의 유행어였다. ‘30대, 80학번, 60년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386컴퓨터에 빗댄 말이었으며, 요즘 들어서는 ‘86세대’로 통한다.

처음에 비트코인(bitcoin) 광풍이 강타했을 때, 삼포세대, N포세대라 불리는 77만원, 88만원 세대가 ‘헬조선’이니 ‘열정페이’를 언급하면서 거기에 빠졌다고들 한다. 저임금과 비정규직 일자리로 연명해야 하는 불투명한 미래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요즘 대한민국 인구 30%가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다. 1980년~2000년대에 태어난 이들은 고학력이고 자기 표현력이 강하다. 상사나 연장자가 경험담을 내세우면 ‘꼰대소리’라고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워라밸’ 세대다.

오늘날 이런 다양한 문화적 특징과 배경을 가진 세대들이 교회의 모든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리더의 위치에 있다. 목회자, 중직자, 주일학교 교사, 각 기관 임원들이 대부분 ‘요즘 어른들’인 셈이다.

매년 여름이면 성경학교와 기관별 수련회로 바쁜 일정을 보내지만 시대의 흐름이나 세대들의 특징을 간과하고 자신의 경험이나 이론만을 내세운다면 세대 간의 격차는 한층 더 심화되고, 교회의 미래는 불투명하고 균형을 잃을 수 있지 않겠는가.

“과거 우리 때는 성경학교나 수련회를 하면 수백, 수천 명씩 아이들이 몰려오고, 기도원마다 빼곡히 메웠는데 요즘 다들 열정이 없어요. 요즘 아이들은 세상을 너무 좋아해요.” 연로하신 장로님과 중직자들이 이런 과거 경험담만 늘어놓으면 꼰대가 되는 것이다.

세대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아날로그에서 스마트 시대로 급변하는 문화코드를 읽지 못하면 공감도 소통도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급격히 달라진 문화와 가치관이 상충하는 세대들이 교회 안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때론 문화코드를 따라간답시고, 교회가 세상 문화를 흉내 내다가는 더욱 어설프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고 공감하고 소통하며 함께 더불어 행복한 교회공동체를 세울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렇다고 인위적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세상적 문화를 수용하거나 더 세련된 교회교육을 내세울 필요는 없다. 교회는 세상이 아니라 교회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미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방법은 진리의 보고인 하나님의 말씀 안에 담겨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에게 내주하셔서 가르쳐 주시고 생각나게 하시는 성령님의 역사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에게 주신 그 말씀만으로 충분히 이 세대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
주님은 이미 십자가에서 승리하셨고, 화목 제물이 되셨으므로 모든 세대의 삶의 목표와 방향과 가치관이 하나되게 하셨고, 같은 말, 같은 마음, 같은 뜻, 같은 열매가 맺도록 하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가 할 일은 끊임없이 진리의 말씀을 안팎으로 곱씹고 외치는 것이다. 세상 문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고 연합할 복음선포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세대는 하나님의 복음이 필요하고 진리의 말씀만이 사람을 살리기 때문이다.

세대가 변하고 달라진다고 해도 교회가 순수한 진리의 말씀을 밝히고 교회의 본질을 회복한다면 그리스도 안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며 연합할 수 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보여주는 성경적 모델이다. 교회 안의 어른들은 신앙의 선배이자, 앞선 증인이다. 따라서 요즘 아이들의 특징에 맞추기보다는 한 사람을 진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도록 증인의 삶을 승계하는 영적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세대의 눈높이를 맞춰 섬길 때 영적 관계가 된다. 목회자는 성도를, 어른 세대는 아이들 세대를 스승과 제자, 인격과 인격으로 하나님의 비전과 말씀을 승계하는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다양한 세대지만 강력한 성령님의 역사, 하나님의 통치를 사모하며 신앙의 관계를 이어갈 때 아름다운 공동체가 된다. 교회는 건물이나 프로그램, 재정이나 조직이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교회는 건강한 성도가 만들고 말씀의 본질 회복이 초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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