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길과새일 ‘비츠로포럼’ 열어 … 6년 동안 864명 대면설문조사 결과 발표
“신앙과 믿음 강요와 성경은 비과학적이란 오해 해소할 납득할만한 대화 원해”

교회를 떠난 청년들을 6년 동안 찾아다녔다. 1200여 명을 직접 만나 교회를 떠난 이유를 들었다. 청년세대가 연애 취업 결혼 희망 등 수많은 것들을 포기했다(엔포세대)는 말처럼, 청년들은 먹고 살기 바빠서 교회에 다닐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 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왜 무조건 믿으라고만 하는가? 신앙과 성경에 대해 의문을 가지면 왜 믿음이 없다고 하는가?”
“내가 경험한 교회는 사랑의 공동체가 아니었다.”

 “교회를 세습하고 중범죄를 저지르는 목사들을 보면 교회에 다닐 이유가 없다.”
 “성경은 비과학적이고 오류가 많다. 성경 말씀을 믿을 수 없다.”
청년들은 외부 요인이 아닌 교회의 내적 문제로 떠났다. 청년들은 “나는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교회에 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표. 기독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 5가지 이유 참조>

“청년의 질문에 합리적 대답을”
사단법인 새길과새일이 교회를 떠난 청년들의 의문에 대답했다. (사)새길과새일(이사장:최서형 장로)은 7월 3~5일 경기도 안성 사랑의교회수양관에서 비츠로포럼을 열었다. ‘합리적 의문? 합리적 대답!’이란 주제로 열린 포럼에 청년부 담당 목회자와 사역자 150명이 참석했다.
이번 비츠로포럼은 (사)새길과새일에서 청년사역을 담당하는 안병욱 목사(제자들교회)의 대면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개최했다.

안병욱 목사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1200여 명의 청년들을 직접 만났다. 그중 기독교인이라고 대답한 864명과 교제하며 교회를 떠난 이유를 들었다. 그 결과 안 목사는 경제적 이유를 비롯해 ‘기독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 5가지 이유’를 밝혀냈다.

교회를 떠난 5가지 이유 중에서, 경제적 이유(1위) 관계의 문제(3위) 교회와 목사들의 비윤리적인 삶(4위)의 문제는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 신앙과 믿음을 강요한다는 지적(2위)과 성경 말씀이 비과학적 비합리적이란 오해(5위)는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교회가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
안병욱 목사는 “이 두 가지 문제는 청년들과 소통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두고 논의한 결과 5가지 강의주제를 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오늘의 청년들은 납득할만한 대화를 하길 원한다. 교회는 그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합리적으로 대답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의 신앙과 복음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변증하는 포럼이 열렸다. (사)새길과새일이 ‘합리적 의문? 합리적 대답!’이란 주제로 개최한 비츠로포럼에서 기독교변증사역연구소장 김기호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기독교의 신앙과 복음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변증하는 포럼이 열렸다. (사)새길과새일이 ‘합리적 의문? 합리적 대답!’이란 주제로 개최한 비츠로포럼에서 기독교변증사역연구소장 김기호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현대에 주목받는 기독교변증
이렇게 선정한 5가지 강의 주제는 △기독교? 예수? 니들만 잘났냐  △난 무신론자, 신은 없어 △과학이 곧 진리야 △지옥 이야기 좀 그만할래 △성경은 오류 덩어리 너나 보세요 등으로 정했다.

이 주제들은 종교다원주의 시대 속에서 왜 기독교만 진리이고 구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교회의 합리적인 대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를 쓴 유발 하라리를 비롯한 무신론자들에 대응해 신앙을 변증하는 방법이다. 진화론과 창조론 논쟁에서 보듯 성경을 비과학적 비합리적으로 치부하는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다.

5가지 주제의 강의는 기독교변증사역연구소장 김기호 교수(한동대)가 진행했다. 첫 강의에서 김 교수는 이성적으로 참된 종교를 판단하는 4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우주와 인류의 기원을 어떻게 설명하는가, 신과 인간은 어떤 관계를 갖는가, 구원과 도덕적 삶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가, 죽음 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제시하는가를 통해서 참된 종교를 분별할 수 있다.”

다원주의자들은 궁극적으로 신에게 다가간다는 점에서 종교들은 모습만 다를 뿐 같은 진리를 갖는다고 말한다. 유일한 진리와 구원을 말하는 기독교가 배타적이라고 비판한다. 김기호 교수는 4가지 기준에 따라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의 기본교리를 분석했다. 세계 4대 종교가 갖는 차이점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왜 기독교에 유일한 진리와 구원이 있는지를 논증했다.

3일 동안 김기호 교수의 기독교변증 강의를 들은 참석자들은 눈빛이 달라졌다. “그동안 기독교의 하나님이나 이슬람의 하나님은 같은 신이 아니냐는 질문에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냥 다르다고만 말했다. 하라리의 책을 가지고 하나님이 어디 있냐는 도전적인 물음에 대응하지 못했다. 이번 강의를 통해서 철학 물리학 천문학 고고학 등으로 우리의 신앙과 성경 말씀을 이해시킬 수 있음을 알았다. 앞으로 기독교변증을 공부하면서 도전적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다음주 2207호에 김기호 교수의 기독교변증 강의 핵심내용을 싣습니다.

“청년들은 ‘소통과 공감’을 원합니다”

1200명 만나고 864명 인터뷰 내용 정리한 안병욱 목사
“그냥 믿으라 대답 대신 먼저 귀 기울이며 신뢰 쌓아야”

안병욱 목사는 6년 동안 1200여 명의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이 무엇이고 왜 교회를 떠났는지 들었다. 청년들과 소통하며 복음을 전했다. 교회를 떠났던 청년들이 누구보다 열정적인 복음전도자로 변했다. 비츠로포럼에서 만난 안 목사가 공감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안병욱 목사는 6년 동안 1200여 명의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이 무엇이고 왜 교회를 떠났는지 들었다. 청년들과 소통하며 복음을 전했다. 교회를 떠났던 청년들이 누구보다 열정적인 복음전도자로 변했다. 비츠로포럼에서 만난 안 목사가 공감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청년들은 해답이 아니라 공감을 원했다. 교회가 자기의 괴로움과 아픔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신앙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갖고 있는 의문을 들어주고 해답을 찾아가길 원했다. 복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말씀했는데, 지금 교회는 청년들에게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제대로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안병욱 목사는 30대 청년이었다. 청년을 향한 복음의 열정으로 이 일을 해냈다고 생각했다. 안 목사는 6년 동안 1200명의 청년들을 직접 만나고, 1년 가까이 교제하면서 마음을 열어 소통하고, 교회를 떠난 864명의 기독 청년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이 엄청난 일을 젊은 목회자가 홀로 해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비츠로포럼에서 만난 안병욱 목사(제자들교회)는 “청년부 담당 교역자로서 청년들을 교회로 인도하기 위해 시작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영화관과 쇼핑몰을 찾아다녔다. 조기축구회와 야구동호회에서 청년들과 땀을 흘렸다. 토요일 밤 홍대와 신촌과 강남 일대의 유명한 클럽까지 들어갔다. 식당에서 카페에서 심지어 술집에서 청년들을 만났다. 전도사라고 소개하자 청년들은 대화도 거부하고 나갔다.

“상담사 자격으로 청년들을 만났다. 저도 20대에 방황하며 놀았던 경험이 있어서 청년들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었다. 고민을 들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기 친구도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며 그 친구를 소개해줬다. 놀라운 것은 만난 청년들 대부분이 한번쯤 교회에 다녔다는 것이다.”

교회를 떠난 청년들과 대화한 후, 안병욱 목사가 내린 결론은 ‘청년들은 인생의 해답이 아니라 공감을 원한다’였다. 옮고 그름을 판단해주고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과 고민을 함께 나누길 원했다. 교회를 떠난 이유도 이와 같은 소통과 공감이 없어서다. 신앙적인 고민에 ‘기독교만 옳으니까 그냥 믿으라’는 답이 돌아왔다. 교회 공동체가 입으로는 사랑을 말하면서 치열한 경쟁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사회와 다를 바 없었다.  

안병욱 목사는 4년 동안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기고 사례비 대부분을 교제비로 썼다. 864명의 청년과 최소한 2~4번, 때론 몇 년 동안 만났다. “술집을 운영하던 청년이 있었다. 그는 호주에서 펍(pub)을 운영했다. 펍에서 청년들을 만나 교제하며 복음을 전했다. 교회를 떠났다가 복음으로 변화한 청년들은 방황했던 시간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지 알기에, 교회 안의 청년들보다 훨씬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한다.”

이번 비츠로포럼은 교회를 떠난 청년들에게 합리적으로 복음을 설명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안병욱 목사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인 ‘경제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동역하는 (사)새길과새일에서 청년들에게 진로와 직업, 창업 등을 실제로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청년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았고, 그 신뢰성으로 복음이 들어갈 여지를 만들었을 뿐이다. 교회와 사역자들이 청년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소통하면 된다. 다음세대 위기극복은 거창한 사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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