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임원회는 7월 4일 성남시 분당구 한국칼빈주의연구원에서 회의를 열고 허활민 목사 재심 청원 건을 제104회 총회에서 다루기로 했다. 이와 같은 결의가 알려지자 총회산하 전국 교회가 한 주 내내 들끓었다. 총회현장에서 허활민 목사를 영구 제명키로 결의한 지가 2년도 안되었는데 재심하자는 것은 “총회장이나 총회임원이 정치적으로 협상한 것 아니냐”, “허활민 목사와 그 측근들에게 뭔가 구린 것이 있어 빅딜을 한 것 아니냐”는 등 갖가지 ‘음모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다. 이날 총회임원회에서 임원들은 허활민 목사 재심 청원 건이 당연히 기각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절차를 놓고 헌의부로 보내자, 제104회 총회에서 다루자는 의견들을 놓고 난상토론을 하다가 결국 후자를 택하게 된 것이다. 쉽게 말해 본인들은 기각되기를 바라지만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히기 싫다는 뜻이었다.

총회임원들은 당당해야 한다. 이런 식의 저급한 자세로 중임을 맡아선 결코 안 된다. 때로는 고양이 목에 방울도 달아야 하는 것이 임원들이다. 제103회 회기 내내 ‘변화하라’고 외쳐놓고선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곤란한 문제가 닥치니까 발을 빼는 모습은 진정한 장수의 모습이 아니다.

제104회 총회현장에 허 목사의 재심 청원 건을 내놓으면 총회 개회 이전부터 혼란스러울 것은 뻔하다. 그런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임원들이 핑퐁게임 하듯 쉽게 제104회 총회현장으로 허 목사 건을 넘긴 것은 허약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무기력한 행보다. 그렇다고 허 목사의 재심 청원 건이 통과될 것이라 믿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허활민 목사의 재심 청원 건이 상정되기 전인 6월 24일 허 목사 사단으로 분류되는 총대 80여 명이 모여 <밝은미래 포럼>이란 단체를 출범시켰다. 예전에 허 목사 측근들이 <포럼 100>, <미래창 포럼> 등을 통해 거수기처럼 활동했던 모임과 다를 바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허활민 사단을 부활시켜 교단을 접수해 보겠다는 얄팍한 속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허활민 목사의 재심 청원은 단순히 허 목사 개인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를 통해 더럽게 정치를 해 온 자들이 스크럼을 짜고 과거로 회귀해 보려는 ‘검은 속셈’이 있는 것이다.

총회임원회는 지난 회의 때 결의한 허 목사 재심 청원 건을 다시 다루기 바란다. 더러운 것도 임원들이 깨끗하게 정리하여 내놓을 때 박수를 받는 법이다.

정정합니다.
위 사설 중 <미래창포럼>은 허활민 목사와 전혀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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