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근 목사(남부전원교회)

박춘근 목사(남부전원교회)
박춘근 목사(남부전원교회)

7월과 함께 교단을 섬길 새로운 임원이 출마하는 때를 맞았다. 교단의 일원으로서 탁월한 지도자가 세워지기를 기대한다. 지도자에게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 그리고 시대가 요청하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가는 언제나 중요한 과제이다. 왜냐하면 한 시대는 물론 공동체의 성장과 퇴보의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교단을 이끌 지도자로 출마하는 이들과, 이를 관리하는 총회선거관리위원회, 그리고 교단 지도자를 직접 뽑는 총회총대들의 의식개혁을 요구한다.

먼저 총회임원 출마자들에게 분명한 역사인식과 신학관점을 촉구한다. 교단과 한국교회가 직면한 현실과 방향성에 대한 인식이 뚜렷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이단과 포스트모던 사상에 대하여, 외부적으로는 차별금지법과 반기독교 세력의 무차별적 공격, 또한 교회와 국가 관계에 대한 신학적 정당성이 분명해야 한다.

아울러 교단 안에 벌어지는 문제와 갈등을 이해득실로 접근하거나 정치적·전략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반드시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일에는 공평무사하고, 사안을 판단하고 결정함에는 객관적인 기준이 분명해야 하고, 이해관계를 초월한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그래야만 구성원들로부터 신뢰와 공감을 얻게 되고, 자유롭고 당당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의 대부분은 독단의 지도력에서 발생한다. 다른 사람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이견을 뿌리치고 충성만 요구하는 지도자는 연합은 고사하고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다음으로 총회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저비용 고효율의 모범적인 선거문화를 정착시켜 하나님과 전국교회 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그동안 교단은 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기대하며 옳지 않은 선거풍토를 개탄해 왔다. 교단에서 시행하는 선거는 한국교회의 얼굴이자, 교단에 속한 목사와 장로들의 민낯이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의 민낯은 지금껏 그 진실성에 물음표를 보여 주었다.

따라서 금권선거를 방지하고 바른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과제가 선관위에 주어졌다. 지난 날 하나님께서 총대들 마음에 금권선거 만연으로 인한 두려운 인식을 심어주셔서 무려 17년간 제비뽑기라는 간접선거제도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제비뽑기선거 도입은 금권선거에 대한 비상한 제도로서, 매우 한시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필자의 예측과는 달리 긴 기간 유지되었다. 오랜 진통 끝에 직접선거를 부활시켰지만 우려한대로 부정한 선거문화가 활개를 친다. 이제 선관위는 금권선거 방지책과 대안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진행해야 교단의 미래가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 선거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제104회 총회 총대들은 곧 유권자들이다. 선거의 주체로서 성경적 안목과 역사의식으로 바로 서 있기를 촉구한다. 총대들은 노회를 대표해 단순히 투표권만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교단의 미래를 바로 세우는 주역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한순간 잘못 처신함으로써 교단과 전국교회가 얼마나 큰 상처를 겪어야 하는지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총대들은 신앙 양심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 남을 탓하기 전에 유권자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보면서 금품이나 향응 제공을 거절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또한 지역연고, 의리, 인정에 매여 지도자의 됨됨이나 정책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총회총대 모두가 선거를 대결과 투쟁의 장이 아니라 축제와 갈등해소, 그리고 전체 교회의 화합의 장으로 승화하는 선거문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불법이나 탈법 선거운동으로 당선되고자 하는 후보자들은 총회에서 영원히 추방하는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픈 것이 있다. 전국교회를 대표해 총회에 참석한 총대들에 의해 지도자를 선택했다면, 그 권위를 세워주어야 한다. 지도자 선택에 대한 개혁주의 가치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 선택은 하나님의 은혜로운 뜻으로 성취되며, 영원한 경륜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상이다. 총회장으로 세웠으면 그 리더십에 손상을 가져오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뚜렷한 잘못을 하지 않은 이상 소신껏 일하도록 격려할 때 교단에 희망이 있다. 지엽적인 이권 관련 사안 혹은 노회분쟁 문제를 총회문제로 비화시켜 총회장을 세상법정에 세우려는 시도는 우리 스스로가 리더십을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지도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 했다. 총회를 위한 어떤 선택도 하나님의 절대 주권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선택은 하나님의 은혜로운 뜻이며 영원 전에 경륜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바야흐로 새로운 지도자를 세우는 시간이 다가온다. 오늘보다 더 성숙한 총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거에 대한 의식개혁이 우리 교단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