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순례자 키우라는 주님 말씀에 오직 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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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미 기자
  • 승인 2019.07.01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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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만화가서 ‘하나님께 미친 사람’으로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 펴낸 최철규 작가

6년에 걸친 혼신의 작품 큰 사랑 받아 감사 … ‘구원은 주님 은혜’ 전하고 싶다

최철규 집사는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구원의 은혜를 많은 이들이 깨닫고, 천국을 향한 순례의 길을 걸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최철규 집사는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구원의 은혜를 많은 이들이 깨닫고, 천국을 향한 순례의 길을 걸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출판계에 이례적인 일이다. 기독교 내용을 담은 만화책이 출간 4개월 여 만에 6쇄를 찍었다. 부수로 따지면 3만권이 팔린 것이다.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 1~3>(원작:존 번연, 글·그림:최철규/생명의말씀사)이 그 주인공이다. 너무 유명해서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한 <천로역정>이 어떻게 재탄생했을까? 6년에 걸쳐 진액을 쏟는 작업 끝에 책을 완성한 최철규 작가(더사랑의교회)를 만났다.

죽음에서 살리신 하나님 경험하고 회심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 1~3>(이하 만화 천로역정)은 존 번연의 원작을 가장 충실히 담아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 최철규 작가가 원작을 100번 이상 읽고 작업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것은 원래 그의 전공은 성인만화였다는 점이다. 20살 때부터 만화가 이현세 씨 화실에서 그림을 그려온 그는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으로 기독만화를 그리는 작가가 됐다.

“28살 때 혈흉이라는 병으로 오른쪽 폐를 다 잘라내야 할 지경이었어요. 수술을 해도 가망이 없다고 했죠. 모태신앙이었지만 신앙의 고백이 없던 저는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하나님께 매달리게 됐어요. 살려만 주시면 성인만화를 그만두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겠다고 기도했습니다.”

수술 전날까지 병원 기도실에서 부르짖던 그에게 하나님은 응답하셨다. 수술 직전 찍은 폐 엑스레이 사진에서 모든 농이 없어지는 기적이 일어났던 것이다. 폐에 구멍을 뚫어 농을 받아내고 기침을 할 때마다 피를 토하던 그가 멀쩡히 숨을 쉬며 병실에서 걸어 나왔다.

“말로만 모태신앙이었던 제가 세상 사람들보다 더 악하게 살았는데, 하나님께서 저를 용서하시고 의인으로 만들어주셨다는 것을 체험하게 됐습니다. 그걸 안 이상 예전과 똑같이 살 수는 없었죠.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일만 하겠다는 결심을 실천했습니다.”

주일학교 교재에 삽화를 그리거나 성경을 기초로 한 만화를 연재하면서 마음은 행복했지만 삶은 궁핍해졌다. 성인만화는 스케치만 해도 한 달에 1000만원은 받을 수 있었는데, 주님의 일을 하니 마치 드라마처럼 쌀독에 쌀이 없었다. ‘하나님, 저 이렇게 만드니까 기분 좋으세요?’ 원망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그의 필요를 채워주셨다. 아내 도춘자 전도사의 내조도 큰 힘이었다. 왕복 3시간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다니면서 교회 사역을 하고 그를 응원했다.

“병이 기적적으로 나으면서 신비주의에 빠질 뻔도 했는데, 그 때 저를 붙잡고 제자훈련을 한 사람이 제 아내였어요. 둘이 앉아 제자훈련도 하고 성경공부도 하면서 제 신앙이 바르게 설 수 있게 도와줬죠. 지금의 제 모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내 덕분입니다.”

‘구원은 주님의 은혜’ 전하고 싶어

최철규 작가가 <천로역정>을 손에 잡은 것은 돌아가신 어머니 머리맡에 그 책이 놓여있던 생각이 났기 때문이었다. 읽다보니 크리스천들에게 책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해주고 싶은 욕구가 일어났다. 필독서라고 하지만 읽지 않은 크리스천들이 너무 많다는 것, 그리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교회 주일학교에서 <천로역정>을 주제로 한 활동놀이를 많이 해요. 아이들이 각각의 미션을 해결하고 결국 천국에 들어가는 내용인데 자신의 의로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우려가 있어요. 구원은 오로지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죠. <만화 천로역정>은 그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강한 의욕으로 <만화 천로역정>에 힘과 돈을 쏟아 붓던 그를 하나님은 잠시 멈추게 하셨다. 손가락에 부상을 입어 펜을 잡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다시 원망이 일어났다. ‘제가 이렇게까지 자비량으로 헌신하고 있는데 아직도 부족하신 건가요?’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다. 펜을 놓는 동안 100번 넘게 원작을 읽으며 그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완치 후 휘어진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린 끝에 <만화 천로역정>이 탄생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순례자’가 되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그 열매가 조금씩 생기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그동안 천로역정을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끝까지 읽었다’는 감사 메일들을 보내주셨어요. 다른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제게 맡기신 사명을 완수해가고 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하나님에 미친 놈’을 떳떳하게 세워주셔

요즘 최철규 작가는 몰려드는 간증집회와 사인회 가운데서도 <만화 천로역정> 2부를 준비하고 있다. 2부는 <천로역정> 하권의 내용으로, 개인이 아닌 교회 공동체가 천성을 향해 가는 줄거리다. 한국교회에 공동체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포부로 계획하고 있다. 1부는 7단계에 걸친 모든 작업을 혼자 해냈는데, 이번엔 도와줄 이와 함께 단시간 내에 완성하려고 한다. 스카우트 제의도 여기저기서 들어오고 있다. 낮은 자를 세워주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는 하루하루다.

“처음 제가 성인만화를 그만두었을 땐 주변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많이 받았어요. ‘적당히 믿지 종교에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었죠. 강남에 살다 돈이 없어 경기도 외곽까지 집을 옮겨 다녔으니 그럴 만도 했어요. 그러다 얼마 전에 아직도 성인만화를 그리는 동료를 만났는데, ‘너처럼 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는 혹시나 딸이 볼까봐 방에서 문을 잠그고 그림을 그리거든요. ‘하나님에 미친 놈’을 하나님이 잊지 않고 떳떳하게 만들어주신 거죠.”

스승 이현세 작가가 “예수 믿으려면 너처럼 믿어야지”라는 말을 했을 때도 그는 하나님께 감사했다. 이 작가는 독실한 불교신자고, 종교적인 색채가 들어가면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기독교 색채를 빼고 만화를 그리라’는 조언까지 했었다. 지금은 추천사까지 써줄 정도의 든든한 후원자다.

“주변 분들이 ‘이제 하나님께서 물질적인 것도 채워주시겠네’라고 격려해주세요. 하지만 저는 지금의 삶에서 복을 받으려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에요. 그 복을 뛰어넘는 천국잔치의 기쁨을 봅니다. 굳건한 믿음의 순례자를 많이 만들어내라는 하나님의 뜻에 계속 순종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폐에 난 구멍과 휘어진 손가락을 영광의 상처로 삼은 그의 천로역정은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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