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중앙교회 “행복 한 그릇 드세요”
기흥중앙교회 “행복 한 그릇 드세요”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7.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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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지역 어르신 위한 무료급식사역 진력
작은 상가교회의 진심어린 섬김, 복음이 되다
기흥중앙교회는 14년째 신갈 주위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기흥중앙교회는 14년째 신갈 주위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화요일 정오가 가까운 시각, 용인시 기흥구 신갈오거리에 있는 한 상가건물 안으로 백발의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들어섰다. 어르신들이 찾은 곳은 이 건물 3층에 있는 기흥중앙교회 비전홀. 근처 기흥중앙교회(이승준 목사)가 14년째 꾸준히 해오고 있는 ‘행복 한 그릇’ 무료급식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인생의 고비를 넘길 때마다 주름이 하나씩 생겨요. 주름 많다고 부끄러워 마시고, 도리어 자랑하세요. 나는 이만큼이나 인생 고비를 넘겼다고요.”

이승준 목사의 말에 어르신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누구든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줄 때 마음을 여는 법. 이날도 이 목사는 재미나면서도 쉬운 설교로 어르신들의 마음을 보듬었다.

이승준 목사가 무료급식에 앞서 어르신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이승준 목사가 무료급식에 앞서 어르신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설교가 끝나자 자원봉사자들이 따뜻한 밥과 국, 반찬들을 내왔다. 이날 반찬은 돼지김치찌개에 파김치, 상추겉절이, 호박무침, 양배추찜, 거기에 바나나와 요구르트가 후식으로 나왔다. 소박하지만 정성이 듬뿍 담긴 밥상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이 목사는 식사를 하는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연신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었다.

기흥중앙교회가 무료급식을 시작한 것은 이 목사의 작은 발견 때문이었다. 이 목사는 1995년 신갈에 교회를 개척하고 몇 년 안 돼 당시 세 살이었던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때부터 이 목사는 신갈오거리 근처에서 교통정리를 했다. 자신처럼 고통을 겪는 이들이 없어야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 7년여를 교통정리를 하는 가운데 어느 날 한 할아버지가 눈에 띄었다.

이승준 목사(오른쪽)와 아내 송진숙 사모.
이승준 목사(오른쪽)와 아내 송진숙 사모.

“며칠 전에 멀리 떨어진 한 정거장에서 뵌 분이었는데, 이른 시각에 신갈오거리에서 다시 만난 거예요. 왜 여기 계시냐 물었더니 아들 며느리랑 같이 사는데 점심밥까지 얻어먹기 미안해서 아침에 집을 나와 저녁에 들어간다는 거예요. 점심은 먹을 때도 있고 굶을 때도 있고….”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이 목사는 근처에서 폐지를 줍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근처에 독거노인이 많냐고 물었고, 기흥에만 독거노인이 1000명에 이른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 말이 저에게는 주님의 음성으로 들렸어요. 어르신들이 하루라도 맘 편하게 점심밥을 드실 수 있게 하자 다짐했습니다.”

이 목사는 교회에 주변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하자고 동기부여를 했고, 감사하게도 교인들은 마음을 같이 했다.

처음 무료급식은 임대로 있는 교회당 1층에서 실시했다. 그러다 어르신들이 좀 더 이용하기 쉽게 신갈오거리에 있는 상가건물 3층을 무료급식을 위한 장소로 임대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무료급식은 화요일과 목요일 이틀 동안 하는데 그때마다 80∼100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식사를 한다. 이 목사는 “독거노인들이 많이 오신다. 65세 이상이면 누구든 자유롭게 오시라고 말한다”고 했다.

하루에 드는 부식비는 20∼30만원 가량. 교인들이 매달 100만원 가량 무료급식을 위한 특별헌금을 하긴 하지만, 상당액은 교회 재정에서 사용되고 있다. 성인 출석교인이 50명 가량인 작은 교회에서 감당하기 쉽지 않은 재정이지만, 기흥중앙교회는 2005년 이후 14년 동안 꾸준히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 목사는 “우리 교회 근방 1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떻게 목회를 하겠냐?”며 무료급식을 이해해주고, 함께 동참해주는 교인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작은 상가교회가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한다는 소식에 봉사자들과 후원자들도 하나둘 생겼다. 어느 회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계란을 공급하고, 어느 단체는 쌀을 가져다줬다. 자원봉사 단체도 많이 생겨, 지금은 교회와 단체, 개인별로 순번을 정해 무료급식을 돕고 있다.

이 목사가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무료급식을 통해 복음이 전파된다는 사실이다. 교회가 대접하는 따뜻한 식사와 이 목사의 애정 어린 설교를 듣고, 주일이면 교회를 찾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고, 자원봉사자들 가운데도 복음을 영접하는 이들이 생겼다.

이 목사는 “우리 교단만이라도 교회들마다 무료급식을 해서 복음이 전파되는 것을 경험하면 좋겠다”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인만큼 앞으로도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 섬기고, 그들 곁에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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