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변화에 교회만의 역할 모색 잇따라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북한 핵폐기와 한반도 평화 논의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를 교환하며 비핵화 협상에 새로운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6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곧바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30일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시한 ‘훌륭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전쟁 발발 69주년을 맞아 함께 한반도 평화에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교회와 기독교 대북사역 단체들도 새로운 변화에 주목하며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사단법인 평화통일연대는 18일 연세대에서 교회연합기관 및 주요 교단들과 ‘한국교회 통일선교 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한민족평화나눔재단과 새에덴교회는 20일 전경련회관에서 미국 전직 연방하원의원들과 함께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과 한국의 역할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각 지역의 교회연합회들도 한국전쟁 69주년 기도회를 개최하는 등 ‘평화적 복음통일’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한 내용은 “정치 및 국제정세에 흔들리지 말고 복음에 입각해서 교회만의 사역을 펼쳐야 한다”는 제언이었다.

평화통일연대 주최 간담회에서 한국교회연합 신평식 사무총장은 예장합동 교단 산하 통일준비위원회와 함께 진행하는 북한 나무심기 사업을 소개하며, “주요 교단과 협력해 남북평화공존을 위한 사역을 추진하고 있다. 나무심기사업을 비롯해 의약품 및 식량 지원은 교회가 담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평양에 심장전문병원을 건립 중인 백낙균 건립추진단장(여의도순복음교회)은 8년 동안 중단됐던 병원건립을 작년 3월 재개했다며, 현재 실내 인테리어와 의료장비 구축만 남은 상태라고 소개했다. 백 단장은 “북한은 전역에 보건소 규모의 인민병원 설립도 요청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심장병원보다 더 큰 사역이 될 수 있다. 한국교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교회연합 공동대표회장 이승희 목사는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흔들림 없는 복음통일사역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오늘의 시대 속에서 한국교회의 최대 선교과제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다. 통일이 곧 선교다. 교회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갈등과 대결 아닌 평화공존 이야기해야”
한국교회, 한국전쟁 69주년 행사 통해 대립 아닌 헌신과 통일 강조
“고귀한 희생 기억, 공동번영 기도하자”

북미 정상의 친서교환에 이어 북중 정상회담 개최, 그리고 G20 정상회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한국전쟁 발발 69주년을 맞은 시기와 맞물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교회도 한국전쟁 69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를 모색하는 행사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를 기리는 행사도 연이어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회연합단체들은 한국전쟁 69주년 기도회를 정치집회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먼저 많은 교단과 교회, 단체들은 한국전쟁 발발 69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고 고귀한 희생을 치른 참전용사들을 위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전쟁 69주년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교회연합단체들과 기독교 대북사역 단체들도 평화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세군이 20일 임진각에서 진행한 기도회에서 김필수 사령관이 설교하고 있다.
한국전쟁 69주년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교회연합단체들과 기독교 대북사역 단체들도 평화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세군이 20일 임진각에서 진행한 기도회에서 김필수 사령관이 설교하고 있다.

구세군한국군국(사령관:김필수·이하 구세군)은 6월 20일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공원 일대에서 한국전쟁 기념 임진각기도회를 진행했다. 이날 기도회는 1부 기도회와 2부 주먹밥 나눔행사, 3부 납북자기념관 추모의 순서가 이어졌다.

말씀을 전한 김필수 사령관은 “우리는 남북이 통일되는 그 날까지 평화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며 “하나님께서 북녘 땅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우리도 북한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을 다잡자”고 권면했다.

구세군은 기도회에서 남북 분단 전 북한 지역에 위치했던 77개 구세군 영문(교회)을 재건하자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도회가 끝난 뒤에는 ‘평화의 주먹밥’ 나눔 행사를 펼치며 평화 한반도를 위해 마음을 모으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행사도 열렸다. 대전 새로남교회가 20일 주최한 한국전쟁 유공자 초청 행사에서 새로남기독학교 학생들과 성도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참전용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행사도 열렸다. 대전 새로남교회가 20일 주최한 한국전쟁 유공자 초청 행사에서 새로남기독학교 학생들과 성도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참전용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는 6월 20일 대전시의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들을 초청해 위로 및 감사 행사를 진행했다. 새로남교회는 대전시에 거주하는 참전용사 100여 명을 초청해 “어르신들의 영광스런 헌신과 희생을 가슴에 간직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새로남기독학교 학생들은 공연을 진행하며 다음세대들도 한국전쟁과 참전군인들을 잊지 않고 있음을 전했다. 오정호 목사는 “이분들의 사랑과 분투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그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10년 째 참전용사들을 위한 위로와 감사의 자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를 염원하고 희생을 기리는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 행사도 있었다. 충남기독교총연합회는 23일 천안시 신부동 버스터미널 앞에서 ‘상기하자 6.25 충남연합 구국기도회’를 개최했다. 충남기독교총연합회는 충남 지역 15개 시·군 교회연합체다. 이날 구국기도회에 300여 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석했다.

기도회의 목적은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나라를 위해 간구한다’는 것이지만, 내용은 정치집회 수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설교자로 나선 대표회장 정진모 목사는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이 만나도 한반도 평화가 임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의 역사가 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등단한 기도자들도 한미동맹과 시장경제 수호를 위해, 공산주의 척결과 국가안보를 위해, 북한 인권과 자유를 위해 기도했다. 또한 한반도 평화와 상관없는 차별금지법 반대, 공교육 정상화 등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립의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지형은 목사와 최이우 목사는 “한국교회는 복음에 근거한 독자적인 마당을 갖고 있지 못하다. 목회 현장에서 남북문제를 성도들에게 어떻게 복음적으로 공유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가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방식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교총이 21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전쟁의 아픔과 안보의 중요성은 잊지 말고,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평화공존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방식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교총이 21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전쟁의 아픔과 안보의 중요성은 잊지 말고,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평화공존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통일연대 이사장 박종화 목사는 6월 21일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이승희 목사 등ㆍ이하 한교총)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교회가 북한을 원수라고 생각하면 그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하게 된다. 원수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사랑의 방식”이라며 “한국전쟁의 아픔은 잊으면 안 되지만 그 안에서 평화공존을 이야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평화한국 상임대표 허문영 박사 역시 “동아시아가 갈등 대결과 전쟁으로 쇠락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기독공동체에 의한 공동번영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북한 억류 선교사 구출, 북한 지도부와 화해, 우리를 지키기 위한 안보 확대 등에 힘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박용미 기자 mee@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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