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선교사(GMS, 더스토리연구소 대표)

영아 눈높이서 ‘예배의 기쁨’ 디자인하라
친근한 환경과 적합한 단어·찬양으로 몰입 도와야 … ‘진정한 예배자로 성장’ 적극 도와라

이지영 선교사(GMS, 더스토리연구소 대표)
이지영 선교사(GMS, 더스토리연구소 대표)

눈을 반짝이며 아장아장 예배실에 들어선 영아들, 주일예배가 익숙한 아이들은 자연스레 교사에게 안겨 함께 기도하고 예배를 드리기 위해 강대상 앞에 나란히 앉는다. 이어 찬양율동과 전도사님의 설교, 공과공부와 간식시간이 쉼 없이 진행된다.

절반 정도 만들어진 만들기 재료를 영아에게 주어 활동을 진행하고, 간식을 혼자 먹기 어려워하는 영아를 도와줘야 한다. 1시간이 정말 번개처럼 지나간다.

이쯤 되면 아이들의 엉덩이도 근질근질해진다. ‘이제 엄마가 올 시간이 되었는데’ 하는 마음인지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들과 예배실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이는 어느 교회에서나 볼 수 있는 영아부의 모습일 것이다.

영아부의 예배에 대해서는 ‘부모와 함께 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와 ‘부모 없이 영아가 교사와 함께 드리는 것이 가능하다’로 나뉜다. 어떻게 영아부 예배를 드려야 할지에 대해 명확한 지침은 없다. 하지만 성인예배 또는 주일학교 예배의 축소판으로 영아부 예배를 드리고 있다면 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할지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영아부 예배는 부모가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탁아의 개념으로 운영되는 부서가 아니며 영아가 하나님께 지음 받은 존재로서 그들의 표현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영아부 예배를 드려야 할까?

1. 영아에게 친근한 환경으로 구성하라

영유아부 설교 때 오감을 활용하면 말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왕성교회 유아부 설교에서 오감을 활용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영유아부 설교 때 오감을 활용하면 말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왕성교회 유아부 설교에서 오감을 활용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엄마의 품에 있다가 처음 영아부에 들어선 아이들에게 예배실은 낯설게만 느껴질 수 있다. 영아부실은 영아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환한 조명을 통해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며, 환경구성은 유아의 눈높이에 맞게 낮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부서실의 벽도 밝은 색의 벽지 또는 페인트를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밝고 환한 분위기를 만들어 영아가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도록 도와야 한다. 영아의 작품(예를 들어 미술활동, 모빌 등)을 한쪽 벽면에 구성하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2. 영아와 눈을 맞추라

영아부 아이들의 연령이 만 1~2세라고 할 경우, 영아의 키는 한국 소아발육 표준치 기준 평균 86cm 이하다. 찬양시간에 교사가 서서 찬양율동을 하면 영아들은 자신의 키의 두 배가 되는 교사를 올려다봐야 한다. 따라서 교사의 율동 모습을 보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찬양율동 뿐 아니라 기도, 설교 등 예배의 전 과정에서도 영아의 신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능한 낮은 유아용 의자에 앉아 영아와 눈을 마주치며 예배를 드리는 것은 영아가 예배에 집중하고 참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영아에게 적합한 찬양을 선정하라

영아부실은 밝은 느낌이 나도록 해야 한다. 꽃동산교회 영아부는 풍선 등을 활용해 영아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영아부실은 밝은 느낌이 나도록 해야 한다. 꽃동산교회 영아부는 풍선 등을 활용해 영아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영아의 청각은 감각기관 중에서 가장 빠른 발달을 보인다. 영아는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익숙한 노래나 멜로디에 반응하고, 엄마의 말소리나 노래에 안정감을 갖는다. 영아부 예배의 찬양은 영아의 이러한 발달을 고려하여 선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영아는 아직 옹아리를 하거나 말을 능숙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찬양을 따라서 부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익숙한 찬양의 멜로디는 비슷하게 따라하거나, 동작이 익숙할 경우 박수치기, 몸을 돌기, 앉기, 손 흔들기 등의 행동을 보인다. 따라서 영아부 예배 찬양 선정시 단순한 멜로디가 있는 찬양, 몸을 간단하게 움직일 수 있는 찬양, 가사가 단순한 곡을 선정해 영아가 찬양에 몰입하도록 도와야 한다.

4. 느린 속도로 손유희 사용해 요절 읽어주라

성경은 영아가 이해할 수 있는 일상어로 작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언어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영아에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성인의 속도로 말씀을 읽는다면 영아가 말씀에 집중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설교 전 요절을 읽을 경우 조금 느린 톤으로 손유희를 하면서 천천히 읽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설교 본문을 읽는 경우에는 다 읽지 말고 가장 핵심되는 구절을 중심으로 짧게 읽어주는 것이 좋다.

5. 영아가 인지하는 단어를 고려하라

왕성교회 유아부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지도 아래 기도를 드리고 있다(사진 아래).
왕성교회 유아부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지도 아래 기도를 드리고 있다(사진 아래).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주기도문만 봐도 일상적 언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영아가 집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단어도 아니다. 물론 주기도문은 그대로 손유희를 사용하여 반복적으로 매주 들려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설교 때에는 영아가 인지하는 단어를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하나님 아빠! 우리 친구들도 아빠하고 말해볼까요? 아빠!’ ‘두손 짝, 기도손.’ ‘예수님 사랑해요. 우리 사랑해요라고 표현해볼까요(두 손으로 하트를 만든다).’ 이러한 표현들은 영아가 이해할 수 있으며 말을 듣고 즉시 반응할 수 있는 것들이다. 영아의 언어에 관심을 갖고 영아가 말할 수 있는 단어, 이해하는 문장을 활용한다면 영아와 소통이 있는 예배가 가능하다.

6. 오감을 통해 말씀을 알아가도록 돕자

영아는 감각기관을 통해 인지발달을 형성한다. 그 감각적 경험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단일감각이 아닌 통합감각을 통해 이뤄진다. 아이들은 물을 보고, 만지고, 먹고, 물놀이를 통해 피부로 느끼고, 냄새를 맡고, 물소리를 듣는 과정을 통해 물임을 인지한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면 말씀을 이해하고 수용하여 신앙발달을 증진시킬 수 있다. 물론 영아부서의 공간적 특성, 제한된 시간 등으로 충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오병이어에 대한 말씀을 전할 때 빵과 생선을 탐색하고, 만지고, 보고, 먹고, 냄새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다윗과 골리앗에 대한 말씀을 전할 때 교사가 골리앗처럼 분장을 하고 영아가 작은 공을 던져보는 활동을 함께 제공한다면 영아부 예배시간을 즐거워함과 동시에 말씀을 사랑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7. 영아에게 사랑 표현을 자주하라

메이어(Meyers) 박사는 영아가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제시했다. 그는 영아에게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한 간단한 성경말씀을 읽어주기,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기, 영아에게 예수님이 그들을 사랑하심에 대해 지속적으로 말하기, 가정에서 기도하도록 부모교육하기, 영아와 함께 기도하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예수님의 사랑을 알려주는 것은 신앙발달의 초기인 영아기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따라서 영아가 영아부실에 들어올 때 ‘사랑하는 OOO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기, 영아를 꼭 안아주기, 영아에게 축복의 기도를 하기, ‘예수님은 너를 사랑하신단다. 선생님도 너를 사랑해’, 예배를 마치고 귀가할 때 ‘사랑하는 OO아 다음 주에 또 만나자. 축복해’ 등의 표현을 반복적으로 해주면 영아는 자신이 특별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되며, 예수님의 사랑 뿐 아니라 교사의 사랑을 통해 신앙 및 사회정서 발달을 이룰 수 있다.

8. 기도로 준비하라

예배에는 생명이 있다. “예배는 성도들의 에너지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예배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표현이다. 영아부 예배를 위해 설교, 공과공부, 2부 순서(만들기, 게임 등)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영아가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진정한 예배자로 설 수 있도록, 성령충만한 예배가 되도록 기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도를 통해 설교자, 교사, 영아 모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예배자의 모습으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기를 소망한다.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면서 교회 영아부 존폐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도 높아지고 있다. 영유아들의 부서가 전체적으로 통합되는 사례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영아부의 부흥을 위해 가장 고민해야 할 점은 ‘진정 영아가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라는 부분이다. 영아가 예배자로서 예배를 드리며, 교역자와 교사가 영아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며 함께 예배를 드리고 기독교교육을 실천한다면 영아는 예배를 통한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예배가 살아나면 부서의 부흥도 일어나리라 생각하며 한국교회 영아부를 위해 기도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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