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의 옷장 대표〉

기독교문화공간을 표방하는 나니아의 옷장은 매주 금요일 저녁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무대를 만들어 오고 있다. 최대 70석인 작은 공간에서 2015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5년째다. 체감하는 것은 관객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만이 아니라 홍대인디클럽, 재즈라이브클럽 등 유사한 다른 공간들(기독교문화공간이 아닌)도 마찬가지여서 많은 곳들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렇게 사람이 모이지 않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의 젊은 세대들은 직접 발걸음을 옮겨서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하기보다는 침대에 편안히 누워서 유튜브를 시청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크다.

20대 초반의 멤버들로 이루어진 찬양팀, 가드워십. 나니아의 옷장에서 정기적으로 찬양예배로 모이고 있다.
20대 초반의 멤버들로 이루어진 찬양팀, 가드워십. 나니아의 옷장에서 정기적으로 찬양예배로 모이고 있다.

실제로 공연홍보 포스터를 올리면, 직접 가서 봐야겠다는 댓글보다 영상 언제 올라오느냐는 댓글이 더 많다. 이러한 경향은 10대 청소년으로 갈수록 더 심하다. 모이는 데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영상으로 접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다.

이런 유튜브세대에게 교회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모 교단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청소년, 청년 기독교인 비율이 2~3%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성인이 20%가 넘는 것에 비하면 젊은 세대는 10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문화적 관점에서는 앞서 언급한 오늘의 영상세대의 성향에 기인한 부분도 크리라 생각된다. 젊은 세대는 모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로 변해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는, 현장에 가야만 얻을 수 있는 분명한 가치가 있을 때에만 발걸음을 뗀다.

교회가 대형화, 현대화되어 가면서 주일예배에 혼자만 조용히 예배드리고 오는 형태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강단의 목사님은 저 멀리 있기에, 대형 스크린에 투사된 목사님의 설교방송을 보고 온 느낌마저 든다. 찬양팀의 찬양도 큰 스피커에서 방송 느낌으로 세련되게 정제되어 나온다. 이런 형태의 예배라면 집에서 영상을 통해서 보나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젊은 세대들이 움직이려면 영상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싶다. 나니아의 옷장에서의 작고 친밀한 공연을 경험한 관객들은 대부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집에서 영상으로 볼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또는 큰 공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고들 한다.

교회도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체험을 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설교자와 찬양인도자가 일방통행 식으로 마이크를 통해서 전달하는 메시지만이 아니라, 회중이 함께 참여하고 반응할 수 있는 예배. 예배자들이 함께 서로 소통하고 교제할 수 있는 여러 방식들. 대형화를 지양하고 친밀한 관계를 경험할 수 있는 구조. 사실 그런 모습이 초대교회의 특징 아니던가 싶기도 하다.

물론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머지않아 VR이 더 대중화되면 집에서 고글을 쓰고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힐송의 찬양예배를 실시간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될지 모른다. 온라인의 영역,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영상의 분야를 교회가 놓치면 안 된다. 하지만, 그러한 사이버세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인간과 인간이 직접 만나서만이 나눌 수 있는 가치들, 그렇게 함께 만들어가는 진실된 예배, 이러한 것들을 교회가 지켜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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