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원로 “정치적 욕망 위해 교회 욕되게 하지 말아야” 촉구
CCC “김준곤 목사 언급말라” 탈퇴 … 내부서도 탄핵 움직임

박종화 민영진 전병금 박경조 신경하 김명혁 손봉호 김재열 윤경로(왼쪽부터) 등 교계 원로들이 전광훈 목사에 대한 염려와 통회의 심정을 밝히고 있다.
박종화 민영진 전병금 박경조 신경하 김명혁 손봉호 김재열 윤경로(왼쪽부터) 등 교계 원로들이 전광훈 목사에 대한 염려와 통회의 심정을 밝히고 있다.

전광훈 목사의 편향적인 정치 행보에 한국교회가 잇달아 선을 긋고 있다. 한국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대표성을 상실했다며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회원에서 탈퇴하고 있지만, 전광훈 목사는 멈추지 않고 있다.

먼저 교계 원로들이 제동을 걸었다. 장차남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 손봉호 장로(서울대 명예교수) 김명혁 목사(한복협 명예회장) 이정익 목사(기성 증경총회장) 림인식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 등 원로 31명이 전 목사를 향해 “정치적 욕망을 위해 교회를 욕되게 하지 말라”는 호소문을 냈다. 이중 9명의 원로들은 6월 1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원로들은 “전광훈 목사의 언행은 극단적 적대적 대립적 사고구조의 표본이자 산물”이라며 “극단적 적대적 이념이나 신념을 기독교 신앙과 뒤섞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기독교의 복음을 훼손하고 욕되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기총은 기독교의 대표성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 한기총은 전광훈 목사 사태를 속히 해결하고 갱신하여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전광훈 목사의 부끄러운 행태는 그 사람 하나만의 일이 아니다. 이것은 복음을 제대로 가르치고 실천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며 “하나님과 한국사회 앞에 참담한 마음으로 통회하며, 이번 일이 한국기독교회가 복음으로 돌이키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회원단체였던 한국대학생선교회(대표:박성민 목사·이하 CCC)는 19일 한기총에 탈퇴서를 제출했다. CCC는 그동안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설립을 한경직 목사와 김준곤 목사가 주도했다’고 말한 것에도 불쾌감을 표시하며 “김준곤 목사는 한기총 설립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바가 없다.

앞으로 김준곤 목사를 언급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예장통합 증경총회장 림인식 목사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림 목사는 한 인터뷰에서 “김준곤 목사는 교단 총회장을 지내지 않았기 때문에 한기총 설립에 참여하거나 관여할 입장이 아니었고, 준비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기총은 원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봉호 장로를 겨냥해 “복음이 없는 현대판 가룟 유다” “정상적 사람이라고 볼 수 없는 경거망동한 행위”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여전히 각종 성명서에 ‘김준곤 목사가 주축이 되어 한기총을 설립했다’고 명시하는 등 행동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부의 반발은 전광훈 목사를 제재하는 데 큰 영향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기총 내부에서 전 목사 탄핵을 위한 서명을 받는 등 움직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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