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기 목사(총회역사위원회 사료분과장)

조영기 목사(총회역사위원회 사료분과장)
조영기 목사(총회역사위원회 사료분과장)

지난 5월 중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에 위치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역사정보자료실을 총회역사위원회 사료분과 임원들과 함께 찾았다. 전시실과 수장고 등을 둘러보며, 담당 직원으로부터 역사정보자료실 실태와 운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건물 두 개 층에 걸친 사료보관실을 관람했을 때 일단 그 방대한 규모가 심히 놀라웠으며, 철저하게 관리되는 모습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해당 교단의 수십 년 지난 자료들까지도 폐기하지 않고 보존하고 있었으며, 누구라도 언제든지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체제가 갖추어진 상태였다. 게다가 이 막대한 업무를 불과 두 명의 직원이 담당하는 중이었다.

마치 여린 꿈나무가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돌봄 속에서 튼실하게 자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역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사료 하나하나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교단 전체에 배어있고, 실제적인 정책과 투자가 뒤따랐기에 많은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대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유산을 물려주는 기틀이 마련되었다는 생각에 내심 부러웠다.

우리 총회에도 희망의 싹이 피어나고 있다. 역사위원회가 조직되어 활동하면서 총회회관 1층에는 역사관이 개설되었고, 전국 노회와 교회 혹은 개인들이 기증한 여러 사료들이 전시실을 풍성하게 채웠다. 한편으로는 전국교회의 역사사적지와 순교사적지를 발굴하고 답사하며, 자랑스러운 총회 신앙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역사보존과 전승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어야 할 총회의 각종 사료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총회가 한국기독교역사유물로 지정한 역대 총회회의록부터가 마치 비밀문서처럼 오랫동안 금고에 갇힌 채 널리 활용되지 못한 것을 비롯해, 총회 혹은 노회나 교회 단위 중요행사들의 관련 자료들은 보존 관리는커녕 수집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이다.

많은 이들이 중요 역사자료들을 총회에 보내기보다 개인 혹은 교회 스스로 소장하고 관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러한 불신과 무관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역사자료 관리 정책을 마련하고, 획기적인 재정·인력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그 일환으로 사료분과에서는 육필로 작성된 역대총회회의록 사본을 전자문서화(PDF)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영인본으로 발간되고, 총회 홈페이지 등에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누구든지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안타깝게 불발된 사료실 정비사업이 다음 회기에는 반드시 성사되어 총회본부는 물론이고 총회산하 기관들과 전국 노회 및 교회들이 기증하는 사료들을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한 번 사라진 역사자료들을 되살리기란 무척 힘들거나 아예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다른 교단의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총회도 깊은 관심과 투자로 역사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에 성심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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