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피해 특별구제헌금 기대 이상 모금
‘긴급구호 시스템’ 구축, 투명성 확보 과제로

지난 4월 6일부터 6월 7일까지 실시한 강원도 산불재난지역 복구를 위한 특별구제헌금 모금액이 2억9022만9600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98회기 필리핀 하이엔 태풍피해 특별구제헌금 이후 가장 많은 모금액으로, 총회 구제사역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고 있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지난 2010년 실시한 아이티 구호 특별구제헌금은 총회 모금 역사상 최고치인 3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곧이어 발생한 아이티 구호헌금 전용사건 등 불투명한 재정 집행으로 총회 구제사역은 신뢰를 잃어갔다.

그 결과 98회기 필리핀 하이엔 태풍피해 모금 3억7783만원, 100회기 네팔지진피해 모금 2억5776만원, 포항지진 및 화순전원교회 화재 피해 모금 4794만원, 101회기 태풍 차바 및 경주지진 피해 모금 1885만원, 진양교회 화재 피해 모금 816만원, 103회기 태풍 콩레이 피해 모금 890만원에서 보듯, 총회 특별구제헌금은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총회 구제사역을 총괄하는 구제부부터 달라져야 했다. 101회기 구제부장 전은풍 장로 102회기 구제부장 이규삼 목사 103회기 구제부장 김영웅 목사는 하나 같이 ‘투명’과 ‘공정’을 내걸고 활동을 전개했으며 “전국 교회와 성도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총회 구제사역의 발전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제부 임원들은 재해 현장마다 신속하게 방문해 피해 교회와 성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위로했다.

김영웅 목사는 이번 회기뿐만 아니라 수년에 걸쳐 구제부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역을 진행했기에 등을 돌렸던 전국 교회와 성도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며, “구제부가 불신을 받았던 그간의 과정을 반면교사 삼아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일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총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성금을 전달하는 교회나 단체가 적지 않다. 이들 교회와 단체 관계자들은 총회 특별구제헌금에 동참할 경우 재난 발생 초기에 피해자들을 신속하게 도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총회가 보다 신중하게 특별구제헌금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금액이 저조했던 진양교회 화재 피해와 태풍 콩레이 피해의 경우 구제부원들조차 특별구제가 아닌 일반구제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총회차원의 재난 초기 효과적인 지원 방법과 특별구제헌금 실시 기준 등을 담은 긴급구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총회와 구제부가 체계적인 긴급구호 시스템을 마련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역한다면 총회 구제사역에 보다 많은 전국 교회와 성도들이 성원을 보낼 것이다.

강원도 산불피해 구제헌금 결산
 

‘선한 행동’ 동참 빛났다
98회기 이후 최대 모금액 기록 … 사랑나눔 ‘모범’

강원도 산불피해 구제헌금이 98회기 이후 최대 모금액을 기록한 데에는 전국 교회와 성도들의 뜨거운 성원이 있었다.

6월 7일 마감 이후 구제헌금을 보낸 목포제일교회(박승호 목사/30만원)와 영광교회(김정철 목사/98만원)를 포함해 총 243개 교회와 성도 등이 모금에 동참했다. 이들의 정성이 모아진 강원도 산불피해 구제헌금은 2억9022만9600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눈여겨 볼 점은 중대형교회부터 앞서 화재피해를 입은 교회, 전국의 여교역자들, 그리고 유초등부 학생까지 다양한 교회와 세대가 산불피해로 아픔을 겪는 형제와 자매의 눈물을 닦아줬다는 것이다.

광주양림교회(정태영 목사) 계산교회(김태일 목사) 논산중앙교회(전종혁 목사) 광현교회(심충열 목사) 내일교회(이관형 목사)는 가장 많은 1000만원의 구제헌금을 총회로 보냈다. 이들 5개 교회는 각 지역의 중대형교회로 규모에 걸맞게 구제에도 모범을 보였다.

그동안 ‘선을 행하고 나누는 헌금’이라는 선나헌금을 통해 총회 특별재해헌금에 동참해온 내일교회는 이번 구제헌금 모금에도 앞장서 선한 행동을 실천했다. 이관형 목사는 “산불피해 교회와 성도들이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 작지만 힘이 되려고 총회 구제헌금에 동참했다”며 피해 교회와 성도들을 위로했다.

또한 구제부장 김영웅 목사가 시무하는 남부제일교회도 200만원의 구제헌금을 보내며 본보기가 됐다. 구제부장은 섬기는 자리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김영웅 목사는 “우리 성도들이 제가 구제부장인지 알고 정성을 모아줬다. 고마운 일이다”며, “임기를 마칠 때까지 항상 섬기는 자세로 어려운 교회와 이웃들과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충남 부여의 수원장로교회(김옥기 목사)는 지난해 7월 전기누전으로 예배당과 사택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후 전국 교회와 성도들의 후원으로 화재사고를 극복하고 새 예배당을 건축하고 있는 수원장로교회도 이번 구제헌금에 동참해 감동을 줬다. 김옥기 목사는 “강원도 산불피해 소식을 듣고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교인 20여 명이 대부분 어르신인 시골교회지만, 우리가 받았던 사랑을 강원도로 보내자고 했다”며, “교인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평소 주일헌금보다 훨씬 많은 구제헌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사랑과사랑교회(송종도 목사)에서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작지만 소중한 사랑을 실천했다. 어린이날 선물을 받는 대신 강원도 산불피해 구제에 함께 하자는 정춘심 전도사에 제안에 따라 20여 명의 어린이들이 정성을 모아 구제헌금을 보낸 것이다. 정춘심 전도사는 “담임목사님의 지도 아래 뜻깊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기특하고, 취지를 듣고 협력해준 부모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체 행사를 포기하고 구제헌금을 보낸 전국여교역자회(회장:이귀선 전도사) 등 우는 이들과 함께 한 아름다운 사연이 이어졌다.

구제부는 전국 교회와 성도들의 온정이 담긴 구제헌금 전액을 강원도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 사용한다. 6월 11일 임원회를 가진 구제부는 강동노회(노회장:김영식 목사)가 피해 정도에 따라 배분한 자료를 참고해 피해 교회와 성도들에게 특별구제헌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다만 임야피해는 구제대상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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