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노인 무료급식소 ‘사랑나눔공동체’ 운영
천일식품 등 후원 큰 힘 … “섬기니 더 큰 기쁨”

“참 맛있어요!” 은혜의교회 사랑나눔공동체를 찾은 속초시 어르신들이 교제를 나누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참 맛있어요!” 은혜의교회 사랑나눔공동체를 찾은 속초시 어르신들이 교제를 나누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수도권 쏠림이 여전히 심각하다. 특히 농어촌지역뿐만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이촌향도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속초시도 그런 지방도시 중 하나다. 학업이나 취업을 이유로 젊은이들이 서울 등 대도시로 떠나다보니 동해안의 유명한 관광도시조차도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7%에 달한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끼니를 거르는 독거노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속초시가 노인복지사업에 거액의 예산을 투입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런데 10여 년 전부터 속초시 노인문제에 관심을 갖고 어르신들을 섬겨온 교회가 있다. 지역 어르신 대상 무료급식사역을 이어오고 있는 은혜의교회(이시정 목사) 사랑나눔공동체 이야기다.

사랑나눔공동체의 출발은 천일식품 천동환 회장과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속초에 머물 때마다 은혜의교회를 찾았던 천동환 회장은 주변에 막막한 처지에 놓인 독거노인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은혜의교회 이창선 장로 등과 의기투합해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은혜의교회 성도들이 음식재료 손질을 하고 있다.
은혜의교회 성도들이 음식재료 손질을 하고 있다.

이창선 은퇴장로는 “사회적으로 성공했던 천동환 회장은 이웃을 향한 섬김의 마음을 품고 있었어요. 그래서 사재를 출연해 사랑나눔공동체를 설립했고, 우리 교회가 운영을 맡게 된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천동환 회장은 은혜의교회 명예집사다.

2007년 10월 10일 문을 연 사랑나눔공동체는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속초시 어르신들의 점심을 책임지고 있다.

물론 운영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사랑나눔공동체 식구들은 단지 식사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넘어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맛이라는 것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결국 주방에 유급직원을 채용하는 결단을 내린다. 아울러 소장 문동주 장로를 비롯해 이시정 목사와 한신애 사모, 교회 성도들의 헌신이 더해져 남다른 조리솜씨를 지닌 무료급식소로 알려지게 됐다.

지난 6월 4일 직접 방문해 접한 노릇노릇한 계란프라이를 올린 김치볶음밥, 오이무침과 깻잎무침, 직접 담근 김치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맛을 뽐냈다.

여기에 어르신 맞춤형 서비스도 특별한 점이다. 차량봉사로 섬기는 김명종 집사가 속초시를 돌며 어르신들을 삼삼오오 모시고 온다. 덕분에 은혜로교회가 위치한 중앙동뿐만 아니라 속초시 전역의 어르신들이 사랑나눔공동체에서 먹고 마시고 교제를 나눈다.

이렇듯 맛과 서비스를 갖춘 무료급식소로 입소문이 나자, 천일식품 외에도 속초한화콘도 등 정기후원자들도 늘어났다. 아울러 속초시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물론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신애 사모 등 성도들이 맛난 김치볶음밥을 준비하고 있다.
신애 사모 등 성도들이 맛난 김치볶음밥을 준비하고 있다.

무료급식과 더불어 도시락 배달을 하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은 사랑나눔공동체가 더욱 분주하다. 한 번에 2.5인분, 일주일 내내 먹을 수 있는 양의 도시락을 속초시 어르신 105명에게 배달하고 있다.

문동주 장로는 “목사님과 사모님부터 성도 모두가 이 땅에 오셔서 낮은 곳에 있는 이들과 함께했던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사랑나눔공동체에서 헌신하고 있어요”라며, “무료급식과 도시락 배달에 이어 주간보호센터를 설립해 어르신들을 더욱 성심성의껏 모시고 싶은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봉사하는 교회는 은혜와 기쁨이 가득하다. 은혜의교회가 그렇다. 예수 그리스도가 걸었던 그 길을 좇으니 예배는 나날이 뜨거워지고 성도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이시정 목사는 “교회가 지역사회의 필요에 응답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놀라운 점은 사랑나눔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성도들이 더 큰 기쁨과 힘을 얻고, 그것이 바른 신앙생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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