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이 탄탄하고 강단 살아있는 교회’ 중점추구, 변화 이끌어 … “삶의 현장서 행동하는 믿음 보여라”

옥성석 목사, 목양일념 30년 기념 <요한이 쓴 복음> 출간

옥성석 목사는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믿음은 행동하는 믿음이자 충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충정교회 부임 30주년을 기념해 <예수를 보고 듣고 만진 요한이 쓴 복음> 전 5권을 출간했다.
옥성석 목사는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믿음은 행동하는 믿음이자 충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충정교회 부임 30주년을 기념해 <예수를 보고 듣고 만진 요한이 쓴 복음> 전 5권을 출간했다.

목양일념(牧羊一念) 30년. 어느 누구도 꿈꾸지 못했다. 7년을 넘긴 교회분쟁으로 충정교회는 ‘목회자의 무덤’으로 불렸다. 여기에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겹쳐 젊은이들을 포함한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났다.

1989년 6월 4일, 내우외환 그 자체였던 충정교회에 옥성석 목사가 부임했다. 자신의 계획도 아니었고, 원하는 사역도 아니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강권적인 부르심이었기에 순종했다.

“당시 저는 옥한흠 목사님이 섬기시던 사랑의교회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알지도 못하고, 이력서 한 장도 내지 않았던 충정교회로 부르셨습니다. 7년 넘게 내분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교회였고, 여기에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겹쳐 침체와 패배의식으로 가득했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사방이 막혔을 때에는 바라볼 곳은 하늘의 주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가 아니고서는 해결할 길이 없다. 옥성석 목사는 자신이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을 부임하면서부터 가슴 깊이 새겼다.

“저는 약점이 많고 부족한 부분도 많은 사람입니다. 인격적으로 다듬어야 할 부분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붙잡아 주시고, 은혜를 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충정교회 부임 30년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길 잃은 양이 보였다. 주님은 잃은 양을 찾는 목자의 심정을 주셨다.

“누가복음 15장에는 세 가지 비유가 나옵니다. 잃은 양을 찾은 목자 비유, 잃은 드라크마를 찾은 여인 비유, 잃은 아들을 되찾은 아버지 비유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한 사람의 중요성’입니다. 한 생명이 곧 교회이며, 주님은 그 한 생명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마음으로 한 생명에 목숨을 걸고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가슴에 새기고 있는 목회철학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목자의 심정으로 사역이 시작됐다. 옥성석 목사는 우선 제자훈련으로 토양을 다져 나갔다. 분쟁으로 상처 입었던 성도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하나님은 충정교회에 놀라운 은혜를 부어주셨다.

주의 길만 바라보고 나아가기 10년, 1999년 충정교회는 미래를 향한 큰 비전을 내놓게 된다. 바로 서울 충정로에 있던 예배당을 일산 신도시로 옮기는 꿈과 ‘2020비전’의 선포다. 당시로서는 꿈만 같았던 5000명의 역동적인 예배와 300명의 순장 양성,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교회를 선언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충정교회의 비전을 어김없이 지금도 이뤄 가고 계신다.

“하나님만 바라보고 일을 저지른 거죠. 그런데 역시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배 안에 있어서는 절대 ‘물위’를 걷는 경험을 할 수 없습니다. 베드로처럼 몸을 배 밖으로 던져야 물위를 걸을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충정교회의 변화는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내면의 변화가 더 크다. 30년 전 분쟁 소송 싸움이라는 수식어가 사라지고 지금은 ‘건강한 교회’의 대명사가 됐다. 옥성석 목사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고, 밝은 옷을 차려입은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충정교회가 변화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옥성석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를 지목하면서 “예수님께서 제자와 무리를 양 어깨에 걸치셨듯이 충정교회를 섬기면서 제자훈련과 주일설교에 역량을 다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지난 30년의 중점 사역이 바로 제자훈련과 주일설교라는 뜻이다.

그러기에 주변에서는 충정교회를 “제자훈련이 탄탄하고 강단이 살아있는 교회”로 평가한다. “목회의 핵심은 설교”라고 말한 옥성석 목사는 “설교 준비에 생명을 걸어야 한다. 설교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끊임없이 반복하며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를 위해 성경을 파고들었던 옥성석 목사는 충정교회 부임 30주년을 맞아 <예수를 보고 듣고 만진 요한이 쓴 복음> 전집 5권을 내놨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주일 강단에서 요한복음을 강해설교한 내용을 책으로 정리했다.

“설교를 위해 성경을 연구하던 중 ‘믿음이 작은 자들아’(마 6:30)라는 말씀에 꽂혔습니다. 저를 향한 주님의 책망처럼 들렸습니다. 그때부터 믿음이라는 단어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마태·마가·누가복음에 믿음이 52번 언급된 반면, 요한복음에 무려 78번이나 언급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요한복음이 ‘믿음복음’임을 발견한 이후, 요한복음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3년여 동안 120회가 넘는 주일설교를 통해 요한이 말하는 믿음을 강해했습니다.”

옥성석 목사는 마태·마가·누가복음의 믿음은 명사형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반면 요한은 믿음을 동사형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명사는 어떤 사물을 규정하고 정의를 내린다. 정적이다. 하지만 동사는 살아 움직이고 활동하는 액션을 묘사한다. 동적이다.

“요한은 움직이는 믿음, 곧 ‘역사하는 믿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는 여기에서 머물지 않습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이 믿음을 ‘피스토스’, 즉 충성이라는 단어로 발전시킵니다. 믿는 바를 행동으로 옮기되 죽도록 충성하면 역사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가벼운 믿음 때문이지 않을까? 세련된 설교를 듣고 ‘아멘’으로 반응하지만 살아있는 충성은 없다. 이런 한국교회를 향해 옥성석 목사는 “주님의 기적에 동참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보려면 눈을 들어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믿음을 보여라. 낙심의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의 자리로 나아가라. 삶의 현장에서 충성을 보이라. 그러면 하나님의 역사를 볼 것이다”라고 말한다.

30대 중반의 젊은 목회자는 이제 60대 완숙미를 보이는 거장이 됐다. 옥성석 목사는 “지난 30년 동안 요한처럼 충성을 다해 섬겨준 성도들이 있었다. 교우들을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 목회자들에게는 “한 우물을 파야 한다. 어떤 일을 할 때 전심전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계산만 하지 말고 담대히 몸을 던지는 행동하는 믿음의 사역자들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30년 목양일념에서 배어 나온 ‘충성하는 믿음’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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