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 행보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더니 급기야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하야’를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같은 전 목사의 일련의 행동은 며칠 간 실시간 검색 상위에 오르면서 한국교회는 물론 일반사회에서도 뜨거운 뉴스였다. 전 목사의 과격한 발언과 행보는 예견된 일이었다. 그는 2월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에서 “남로당과 주사파 찌꺼기들이 청와대를 점령하고 대한민국을 해체하려 하고 있다”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어 한기총이 주최한 3·1절 국민대회에서도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당선된 사람이 건국을 부정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기총 명의로 시국과 관련하여 성명을 낼 수는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공산화 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이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해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목회자로서 할 태도는 아니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행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전 목사의 행동은 결코 한국교회의 입장이 아니다. 그런데도 전 목사는 한기총의 이름을 앞세워 마치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양 막말을 서슴지 않고 호도하고 있다.

문제는 한기총과 전 목사의 이러한 일탈을 수수방관 하는 한국교회의 태도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일부 시민단체가 한기총은 정치적으로 치우진 소수집단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한국교회의 위상이 심각하게 추락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잠잠히 있는 교회가 대다수다. 한기총의 전 목사가 ‘막말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어도 조용하다.

이건 결코 아니다. 목회자는 물론이요, 한국교회 성도들까지 욕되게 만드는 전 목사는 목회자로서 품격을 이미 잃었다. 다시 말해 기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는 정녕코 아니다. 개인적인 정치노선을 추구하기 위해 한국교회의 이름을 오용한 전 목사에게 한국교회는 한기총 대표회장은 물론이요, 목회자의 자리도 내려놓고 깊이 회개하라고 물을 때다. 그래야 추락하는 기독교의 이미지를 그나마 회복할 수 있다. 우리는 기독교를 혐오의 대상으로 물들게 하는 지도자는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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