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름다움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기독교 신앙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도 효과적으로 진리 전할 수 있는 풍성함 지녀” 강조

세계적인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가 내한했다. 6월 3일 열린교회(김남준 목사) 주최 ‘조나단 에드워즈 콘퍼런스’에 참석한 맥그래스 교수는 참석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이어 김남준 목사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편집자 주>

알리스터 맥그라스 교수(Alister McGrath, 1953~)가 열린교회 주최 ‘조나단 에드워즈 콘퍼런스’에서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북아일랜드 성공회 사제이자 신학자인 그는 22세에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천재다. 대학생활 중 회심해서 같은 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조직신학 역사신학 변증학 등에서 역작을 남기고 있으며,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를 비판해서 유명세를 얻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Alister McGrath, 1953~)가 열린교회 주최 ‘조나단 에드워즈 콘퍼런스’에서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북아일랜드 성공회 사제이자 신학자인 그는 22세에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천재다. 대학생활 중 회심해서 같은 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조직신학 역사신학 변증학 등에서 역작을 남기고 있으며,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를 비판해서 유명세를 얻었다.

먼저 ‘조나단 에드워즈 콘퍼런스’ 강연 이후 가진 청중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맥그래스 교수는 “청교도주의가 현대 개혁교회나 복음주의를 지향하는 교회에 남긴 유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청교도신앙은 오늘날 매우 큰 신앙과 신학적 유산을 줄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존 오웬이나 조나단 에드워즈 등 청교도 신학자들이 남긴 저작들을 읽되, 저자들이 처했던 교회 상황을 고려하면서 저자들의 주장을 공부해 나간다면 오늘날 목회에 적용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재조명되는 삼위일체론에 대한 관심에 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삼위일체론은 하나님을 단순 창조자나 도덕적 기준을 주는 신으로만 치부해 버리는 시각을 교정해 준다”면서 “삼위일체론은 하나님이 우주 가운데 활동하실 뿐 아니라 우리 삶 가운데도 역사하고 계심을 알게 한다”고 설명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또한 삼위일체에 대한 믿음은 우리 삶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는 근간이 되는 교리이며 구체적인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독교신앙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도 효과적으로 진리를 전할 수 있는 풍성함을 가졌다”는 소신을 밝혔다. 맥그래스 교수는 “신앙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는데 첫째는 이성이 전달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전하는 초월성이 있고, 둘째 인간의 경험을 해석해주는 경험적 차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서 “현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우리는 기독교 교리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하나님의 진리성에 대해 이성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현대인들이 하나님의 아름다움에 접속할 수 있도록 느끼고 상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맥그래스 교수는 ‘에드워즈 콘퍼런스’의 주강사 김남준 목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맥그래스 교수는 ‘4차산업혁명시대 속에서 복음은 어떻게 번역되어야 할까’라는 물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맥그래스 교수
맥그래스 교수

“나는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영국 여왕을 만나 악수를 한 적이 있었다. 악수를 하고 그 앞에서 설교했으며 대화한 것을 통해서 나는 여왕과 교감을 했으며 특권을 누린 것이란 감정을 가졌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개인적 관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세계 어느 곳, 누구에게도 통하는 복음의 전달방법을 듣기 원하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순간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는 지구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각 나라와 문화들은 각자의 독특성을 더 많이 주장하고 있다. 기독교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진리를 전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거기에 머물면 안된다. 각 나라와 종족과 문화에 적용되는 독특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에이아이(AI)나 과학기술의 발전에는 긍 부정의 양면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이 인간성마저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나타날 문제에 대해서는 더 고민해야 한다.”

맥그래스 교수는 “무신론자로 알려진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에 대해 어떤 비판적 시각을 주장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서 세가지로 말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도킨스의 주장은 첫째 도킨스가 비판하고 있는 기독교는 그리스도인이 이해하고 있는 기독교와 달랐다는 문제가 있었고, 둘째 도킨스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을 비판했으나 기독교 사상은 제대로 비판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고 답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셋째 도킨스는 기독교를 비판한 관점을 자신에게 적용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즉 그가 기독교인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고 요청했다면 자신에게도 적용해서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명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맥그래스 교수는 “무신론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니며 하나의 신앙이나 신념에 불과하다”면서 “더구나 무신론은 우리의 삶과 우주와 미래에 대해 현실적이고 변화를 주는 설명을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포스트모던시대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진리야말로 세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큰 그림이라는 점을 알고 말로만이 아니라 기독교신앙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이야기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인터넷 공간의 이미지와 글을 보면 사람들의 밝은 측면만 보여지는 것 같고 이면의 어두움과 불안정은 감춰져 있다”면서 “기독교신앙은 애매모호함으로 표현되는 미래에 안전판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김남준 목사
김남준 목사

한편 김남준 목사는 “오늘날 교회가 복음의 능력을 상실해 가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 교회적, 개인적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목사는 “사회가 풍요해지고 그에 따라 개인의 욕망도 증가하면서 사람들이 성공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서 다른 여유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교회가 신자들에게 하나님과 세계와 인간을 보는 안목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개인적 경건에 힘쓰는 노력이 퇴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회의 역할과 관련해서 “교회는 세상을 비추는 두 기둥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 하나는 사상의 기둥이고 다른 하나는 윤리의 기둥”이라고 언급했다.

“사상은 지식이고 체계화된 지식은 틀이다. 초대교회 기독교인은 유대교도 그리스문화도 아닌 제3의 틀로 세상을 봤다. 기독교신앙은 오랜 세월 유산으로 쌓였다. 그런데 이 귀중한 유산을 오늘의 기독교가 안배우는 것이 문제다. 교회사 속에서 교회가 세상을 바라보았던 틀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목회자는 학문인이어야 하고 무엇이 진리이고 옳은 관점인지를 알고 삶과 설교에서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기둥인 윤리는 세상의 윤리가 아니다. 세상의 윤리는 계속 변하기 때문에 진리일 수 없다. 윤리는 성경의 가르침이다. 기독교인은 하나님 말씀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하나님을 사랑하며 덕스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 지식과 윤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이어질 수 있다. 신학교와 교회는 지금보다 지적인 훈련을 훨씬 강화해야 하고 그런 사상을 가지고 윤리적으로 살아야 한다.”

김남준 목사는 ‘과학과 신앙의 조화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김 목사는 “성경이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보는 극단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서 지구의 나이를 주전 4000년으로 계산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지구의 나이와 관련해서는 복음주의 전통 안에서 여러 견해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구 프린스턴신학자들은 올바로 과학을 한다면 참된 성경의 증거와 만날 것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특정한 입장을 가지고 주장을 전개하면 자신의 주장이 맞아떨어지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다른 입장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토론하고 자신의 믿음을 변증해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누구인가?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Alister McGrath, 1953.1.23~)는 북아일랜드의 성공회 사제이자 신학자이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태생으로 22세에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무신론자였으나 대학생활 중 무신론의 한계를 느끼고 기독교로 회심해서 같은 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직신학, 역사신학, 과학과 종교와의 관계, 변증학 분야에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신학을 가르쳤으며, 2005년부터 성공회 신학교인 옥스퍼드 대학교 위클리프 홀(Wycliffe Hall)에서 학장으로 일하다가 은퇴했다. 은퇴 후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CTRC(Centre for Theology, Religion & Church) 학장으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 <도킨스의 망상 - 만들어진 신이 외면한 진리> <내 평생에 가는 길>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 <회의에서 확신으로> <신학의 역사>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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