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석 교수(전 총신대 부총장)

박희석 교수(전 총신대 부총장)
박희석 교수(전 총신대 부총장)

우리 총회는 각종 선거 때마다 발생한 금권타락 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과거 17년 동안 제비뽑기 간접선거를 통해 총회 임원들을 선출하였다. 그러다 지난해 제103회 총회에서 다시 직선제로 회귀하여 투표로 임원선출을 하였다. 문제는 17년 만에 치러진 이번 첫 직선제 선거에서 금권타락선거를 하였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점이다. 여러 명의 총대들에게 소문의 진위를 확인한 결과 자신들은 돈을 받지 않았지만 금품살포는 사실이었다고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아직 누구 한명 항의나 변명도 않고 있어 금품살포 타락선거는 사실로 인식되고 있다. 금권타락선거가 사실이 아니었다면 벌써 항변과 고소고발이 난무했을 텐데 아직 조용한 것은 무슨 뜻인가?

지난해 총회가 타락선거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과거 그 어느 때 금품선거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 타락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17년 동안이나 제비뽑기선거를 하다 직선제를 도입한 첫 해에 저질러진 악행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총대들이 금품을 주거니 받거니 하던 때는 총신대총장이 제101회 총회 때 부총회장 후보자격 획득을 위해 총회장에게 2000만원을 제공하여 배임증재 혐의로 검사로부터 10개월 구형을 받고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시기였다.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총회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부청한 청탁으로 돈을 뿌리면서 부정선거를 주도하였다. 총회임원선거에서 총대들에게 돈을 뿌린 행위와 김○○ 목사가 박○○ 총회장에게 2000만원을 제공한 사건이 법적, 윤리적으로 다른 점이 무엇인가? “돈을 건네며 부정한 청탁을 한 것”은 동일하지 않은가?

얼마 전 언론에서 사법당국이 조합장 선거 중 금품거래가 있었다는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금품거래 조합장 선거와 우리 총회 금품선거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종교개혁 당시 성직매매와 우리 총회 금품선거도 근본적으로는 동일한 범죄에 해당될 것이다. 이미 사법당국과 언론도 우리 총회의 선거에 대해 모든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사법당국이 조사를 한다면 총회의 명예는 어떻게 될 것인가? 총회가 파한 후 이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으나 이 엄청난 사건에 대해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하기만 하다. 교단을 대표하는 총대들이 무슨 생각으로 또 다시 17년 전의 그 치욕스러운 일들을 다시 반복하는지 모를 일이다. 1500여 명의 총대들은 17년 만에 다시 치러진 금품타락선거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런 타락선거를 아예 총회 선거 전통으로 고착화시키려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지난 총회에서 80년 전 선배들이 행한 신사참배 죄를 회개하였다. 신사참배 죄는 총회와 개인적으로 여러번 회개를 반복하였다. 80년 전 선배들의 죄는 회개하면서 자신들이 저지른 부정한 선거거래는 왜 회개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금품거래로 임원이 된 사람은 스스로 총회와 전국교회 앞에 사죄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는 모범을 보이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금품을 뿌린 그 사람들로 인해 다른 총대들까지 범죄에 연루됐을 뿐 아니라 총회와 교단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였기 때문이다. 금품을 수수하고 표를 찍어준 총대들도 총대자격이 없으므로 스스로 총대 자리를 고사하는 것이 순리다. 성직자들이 부당한 금품거래를 통해 총회임원 자리를 거래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성직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부터 의심해야 할 것이다. 이런 엄청난 잘못을 하고도 회개와 반성이 없다면 우리 총회는 희망이 없는 조직이라 할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 이보다 더 불법적인 선거를 한 조직이 있는가? 고통이 따른다할지라도 이번에 정리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비난과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은 물론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수치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 금품선거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면 해명을 해서 걱정하는 사람들의 근심을 해소해주기 바란다. 총회와 교단의 미래를 위해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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