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윤 선교사 “보아스의 뜰 터에 세운 베들레헴 선교센터 건립은 기적의 연속”
건축과정서 팔레스타인 향한 사랑 확인 … “다음세대 꿈 키우는 기지 역할 할 것”

“베들레헴 선교센터가 세워진 곳이 바로 룻기에 나오는 보아스의 뜰이에요. 기업을 무른 보아스와 이방 여인 룻과 같이 한국교회가 팔레스타인 선교에 크게 쓰임받기를 소망합니다.”

팔레스타인 강태윤 선교사(GMS)는 베들레헴 선교센터가 세워진 과정을 설명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기적의 연속이었다”고 고백했다.

강태윤 선교사는 팔레스타인 제1호 한국인 선교사다. 강 선교사는 베들레헴 선교센터가 중동 선교의 전초기지가 되길 소망하고 있다.
강태윤 선교사는 팔레스타인 제1호 한국인 선교사다. 강 선교사는 베들레헴 선교센터가 중동 선교의 전초기지가 되길 소망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의 핵심은 땅 문제로, 팔레스타인 정부는 외국인이 땅을 구입하는 것에 대단히 민감했고, 사실상 팔레스타인에서 외국인이 땅을 사는 것은 불가능했다. 거기에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내각의 협의와 대통령의 서명도 필요했다. 그런 상황에서 베들레헴에서 사역하던 강 선교사는 2007년 전승으로 내려오는 보아스의 뜰에 450평의 대지를 말 그대로 기적적으로 구입했고, 2010년 3월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건축비 역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대지를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관심은 예상 밖으로 저조했다. 이스라엘과 대립 중인 팔레스타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 때문이었다. 그런 가운데도 강 선교사의 뜻을 이해하고 돕는 교회와 개인들의 손길들이 있었다. 강 선교사는 후원금이 들어오는 대로 터를 닦고, 담을 세우고, 유리창을 끼웠다. 당초 얼마 안 걸릴 줄 알았던 건축은 그렇게 10여 년이 걸렸다.

강 선교사는 “파송교회도 없는 상황에서 나 같은 무명의 선교사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냐”며 “오직 성령께서 건축을 하시도록 이끄셨고, 과부의 두 렙돈으로 건물을 세웠다”고 말했다.

특별히 팔레스타인 정부가 강 선교사에게 땅을 구입하도록 허락하고, 세금 감면 등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한 것은 그가 얼마만큼 팔레스타인을 사랑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1991년 걸프전쟁과 2003년 이라크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혼란한 가운데도, 특히 2000년 인티파다(반이스라엘저항운동)로 총탄이 오가고 포탄이 떨어지는 가운데도 그는 선교지를 지켰다. 다른 서양인 선교사들이 팔레스타인을 떠나는 가운데도 자신들 곁을 떠나지 않은 강 선교사를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은 가슴으로 받아들였고, 저녁이면 먹을거리를 가지고 와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 선교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보면서, 팔레스타인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주셨다. 저들에게 예수님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싶었다”며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들을 회상했다.

베들레헴 선교센터 건축 역시 팔레스타인을 향한 사랑과 선교의 소망 때문이었다. 1990년 파송 받은 그는 중동 선교를 접하는 가운데 한국선교계가 연속성과 효율성 면에서 서양선교계에 상당 부분 뒤처지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서양 선교사들은 별로 사역을 안 하는 것 같지만, 선교사가 바뀌어도 사역이 계속된다. 반면 한국 선교사들은 열심히 사역은 하는데, 철수를 하면 사역이 이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중동 사역은 비자 문제가 걸리면 사역이 한꺼번에 무너지고 만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민 끝에 그는 사역을 연속적으로 이어가고, 연합을 하기 위해서는 항공모함 역할을 하는 전초기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베들레헴에 선교센터를 세우는 것이 팔레스타인 선교는 물론, 중동 선교에 필요하다 싶었다.

“나도 건물보다는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베들레헴에 오자마자 사역비를 쪼개 베들레헴 로컬 신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그랬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팔레스타인을 떠나면 누가 사역을 이어갈 수 있을까 싶었다.”

베들레헴 선교센터는 교단과 한국교회의 공간이자 팔레스타인 선교와 중동 선교의 교두보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그는 건축 공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재산권 포기각서를 써서 총회세계선교회(GMS)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의 바람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서 여러 교회들과 사역팀들이 선교센터에서 훈련을 받고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을 대상으로 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GMS 중동지역선교부가 회의를 통해 베들레헴 선교센터를 함께 운영키로 했으며, 지역선교연구소도 선교센터 안에 두기로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터를 닦고 기반을 만들어온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선교센터가 본격적으로 중동 선교를 이해하고, 훈련하고, 실천하는 공간이 되길 기대했다. 특별히 그는 “무엇보다 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많은 교회들이 베들레헴 선교센터에서 청소년 비전트립을 갖고, 청소년들에게 선교의 비전을 심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역 공간으로 활용

베들레헴 선교센터는

베들레헴 선교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접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베들레헴 선교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접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베들레헴 선교센터의 현지 명칭은 ‘한국문화센터’다. 1990년 파송 받은 강태윤 선교사는 팔레스타인 선교 초창기부터 ‘베들레헴 한국문화원’이란 이름으로 현지인들을 만나왔다.

선교센터는 450평 대지 위에 연건평 약 650평 5층짜리 건물로 세워졌다. 반지하 1층은 탁구장 겸 체육실, 2층은 유치원과 한방클리닉, 방 2개짜리 아파트 2실과 원룸 1실로 이뤄졌다. 3층은 200석 규모의 예배당 겸 전체모임 공간, 도서관 겸 세미나실, 방 3개짜리 아파트 1실과 원룸 1실, 4층은 원룸 9실과 방 3개짜리 아파트 1실, 50명 이상을 수용하는 식당과 부엌으로 구성됐으며, 5층은 기도실 겸 휴게실로 이뤄졌다. 현재 공정율은 95% 가량으로 올해 말 완공 목표다.

선교센터에서는 한국문화센터란 이름답게 한국 도서와 그림 등이 전시돼 있으며, 한국에서 온 단기선교팀의 문화공연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또 한방 사역을 위한 클리닉 공간은 단기선교팀이 현지인들과 만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특별히 선교센터에서는 50명 이내의 단기선교팀이 충분히 숙식을 해결할 수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이스라엘 단기선교 및 성경 유적지 탐방을 하고픈 교회나 단체가 관심을 가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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