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카메라, 세상을 다르게 보다
(12) 카메라, 세상을 다르게 보다
  • 글ㆍ사진=최인옥 목사(광주주향교회)
  • 승인 2019.06.03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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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옥 목사의 목회자를 위한 사진교실]
사진 12-1
서예가축제장에서 하얀 천을 펼쳐놓고 그 위에 사람의 키만 한 큰 붓을 휘둘러가며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글씨를 쓰려 한다. 이 세상이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된다면 진정 아름다운 세상이 되리라!
사진 12-2
바느질무대에서 인공조명을 사용하여 연출한 사진이다. 한 땀 한 땀 바늘이 지나갈 때마다 고운 빛깔의 옷이 만들어진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옷을 입고 있다. 나는 무슨 옷을 입었는가?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롬 13:14)
사진기법
‘서예가’는 하이키, ‘바느질’은 로우키로 각각 촬영한 사진이다. 작가가 드러내기 원하는 피사체인 서예가와 바느질하는 여인 외에 다른 것들이 보이지 않도록 처리했다.

사람이 보는 세상과 카메라가 보는 세상은 다르다. 사진을 잘 찍으려면 그 차이점을 잘 알고 활용해야 한다. 사람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으며 카메라는 사람이 만들었으므로 당연히 세상을 보는 사람의 눈은 완벽하고 탁월하지만, 카메라의 눈인 렌즈는 한계가 있으며 약점을 지닌다. 그러나 그 한계와 약점들도 적절히 활용한다면 특별한 사진을 담아낼 수도 있다. 카메라가 세상을 다르게 보는 특성을 우리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첫째, 카메라는 한 눈으로 본다

사람은 두 눈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멀리 있는 것과 가까이 있는 것을 쉽게 분별하지만, 카메라는 멀리 있는 것과 가까이 있는 것을 함께 보지 못한다. 이렇게 카메라는 원근감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지만, 그 특성으로 인해 한 가지를 집중하여 드러나게 하는 장점도 갖는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서 샤론들녘에 피어난 백합화 한 송이를 사진에 담는다면, 그 백합화 한 송이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한 눈으로 보는 세상의 매력이다.

둘째, 카메라는 한 곳을 오랫동안 볼 수 있다

만약 카메라로 돌아가는 물레방아를 오랫동안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 물레방아에 하얀 실크 천을 휘감아 놓은 듯이 보일 것이다. 또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오랫동안 바라본다면?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를 자전하므로 한 시간에 15도씩 기울어진다. 그러므로 카메라를 별이 빛나는 밤하늘의 북두칠성을 향하여 고정시키고 한 시간 동안 촬영한다면, 별들은 원을 그리게 된다. 마치 컴퍼스를 조금씩 벌려가며 수백 개의 원을 그린 것처럼, 별들이 검정색종이에 흰 원을 수백 개 그려놓을 것이다. 이런 사진을 장 노출을 이용한 궤적사진이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왕래하는 길거리를 열 시간 동안의 장 노출로 사진 찍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 텅 빈 거리의 모습이 될 것이다. 사람은 한 곳을 수 시간 동안 바라보지 못하지만 카메라는 한 곳을 긴 시간 바라볼 수 있다. 밝은 낮에도 장 노출용 ND필터를 사용한다면 한 시간, 두 시간, 열 시간 동안 한 곳을 볼 수 있으므로 신기한 장 노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카메라는 작은 것을 크게 볼 수 있다

10여 년 전 방글라데시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시골마을에 화장실 없는 가정이 대부분이어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원들이 화장실의 필요성을 알리는 계몽에 나섰다. 화장실이 없으면 파리가 많아지고 파리는 무서운 질병을 옮긴다는 내용이었다. 파리 한 마리를 슬라이드로 크게 보여주었다. 모였던 사람들이 화면에 가득하게 찍힌 파리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하는 말이 이랬다. ‘우리 마을에는 저렇게 큰 짐승이 없어서 다행이다!’

카메라는 작은 것을 크게 보여주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 렌즈를 사용하여 가까이 접근하면 작은 것을 크게 찍을 수 있다.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것까지도 크게 보여 주는 것이 사진의 매력이다.

넷째, 카메라는 밝은 곳을 어둡게, 어두운 곳을 밝게 볼 수 있다

사진만 보면서 그것을 얼마나 어두운 곳에서 찍었는지 알 수는 없다. 아주 밝은 한 낮에도 노출이 부족하면 사진은 어둡게 나오며, 어두운 곳에서도 노출을 과다하게 설정하면 사진은 너무 밝게 나오든지 아예 하얗게 나온다. 사진은 빛이 전혀 없는 곳에서는 찍을 수 없으나 아주 약한 불빛이라도 존재한다면 촬영할 수 있다.

어느 사진가는 밤하늘의 별빛으로 사진을 찍어, 흔히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멋진 작품을 발표하기도 한다. 가로등, 호롱불빛으로도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유명한 사진가 한 분은 수십 년 동안 오로지 반딧불이 사진에 매달려왔다.

다섯째, 카메라는 한 가지만 드러나게 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사진에 담으려 하면 앞뒤 좌우에 이런저런 것들이 함께 보인다. 그러나 카메라는 주변의 것들을 다 피하고, 모두 사진에서 보이지 않도록 처리할 수 있다. 다음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사진의 뒤 배경을 하늘로 하여 하얗게 만들어 주는 하이키(High Key)와, 그늘을 배경으로 하여 어둡게 만들어 주는 로우키(Low Key)와, 조리개를 개방하든지 망원렌즈를 사용하여 몽환적으로 보이게 하는 아웃포커스(Out Focus) 기법을 사용하면 내가 원하는 한 가지 피사체만 드러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카메라는 사람처럼 세상을 완벽하게 보지 못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으나, 오히려 그와 같은 기계의 한계를 활용하여 사람이 보지 못한 색다른 세상을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재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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