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수 목사(신반포교회)

홍문수 목사(신반포교회)
홍문수 목사(신반포교회)

작금의 한국교회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기국면에 처해 있다. 교회 성장은 아련한 추억이 되어 버렸고 사회적 영향력도 한참 추락했다. 그런 가운데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골든타임의 시계바늘이 재깍재깍 돌아가고 있다.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는 한국교회가 2050년에 교인 수 500만 이하로, 특히 주일학교가 장년부의 1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중고생과 대학생 복음화율은 미전도종족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괴담마저 돌고 있다. 루이스 부시 박사도 서구교회의 몰락을 예로 들며 한국교회에 따끔한 경고를 보냈다. 10/40윈도우 창시자인 그는 새로이 4/14윈도우 운동을 주창했다. 서구교회가 세계선교에 힘쓰는 동안 다음세대 신앙교육에 실패해서 몰락했다며, 이제 4~14세 선교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경도 동일한 경고를 남겼다. 여호수아 다음세대가 신앙의 암흑기로 불리는 ‘다른 세대’가 된 것 역시 신앙교육의 실패 때문이었다. 서구교회는 이미 사사시대를 맞았고 한국교회는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 역사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개인이나 공동체는 결코 밝은 미래를 만날 수 없다.

한국교회의 현재는 직전 세대 주일학교 성장의 열매이다. 다음세대 주일학교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큰일이다. 장년부는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노년층이 받쳐줘 감소세를 실감하지 못하지만 솥 안에 든 개구리의 모양새다. 모 교단의 경우 지난 10년간 주일학교 학생수가 30% 감소했다고 한다. 교단을 가리지 않고 주일학교 부서를 통폐합하고 심지어 폐쇄하는 사례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미래에 사사시대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그런 가운데 최근 총회 <통합공과> 자문·전문위원 세미나가 있었다. 새로운 총회공과 개발을 위한 자리였다. 교수들의 발제와 논찬, 목회자들의 발제와 논찬, 토론의 순서로 진행됐다. 공과 개발이라는 미시적 주제를 갖고 출발했는데 자연스럽게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염려와 총회교육의 혁신에 대한 충정과 격정의 토론이 이어졌다.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기며 밤늦도록 진행된 토론에 참석자들 스스로 놀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문제는 그런 담론들을 어떻게 실천해 나아갈 것인가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지교회에서는 담임목사부터 비장한 사명감을 갖고 교육목회를 실천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일학교 경시풍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정에서는 자녀를 위해 모든 면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런 자녀들이 교회에서는 찬밥신세가 된다면 이미 주일학교 교육은 실패한 것이다. 목회의 중심축이 장년부에서 주일학교로 이동되어야 마땅하다. 시설과 교재에 대한 투자, 그리고 교육담당 사역자와 교사들을 위한 훈련과 격려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신앙교육의 주체인 부모교육에 진력해야 한다. 주일학교 교육의 최대 걸림돌은 부모라는 말도 있는데 이런 풍조는 기필코 타파해야 한다.

총회교육부와 교육출판국의 노고에 먼저 감사의 뜻을 표한다. 소수의 인원과 재정으로 분투하며 총회교육을 위해 교재를 개발하고 각종 교육행사를 이끌어가고 있어 총회교육이 이만큼 지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평상시가 아니라 비상시이다. 총회교육에 특단의 조치가 강구되지 않으면 지교회와 총회의 미래도, 더 나아가 한국교회의 미래도 암담할 것이다. 이제 장자교단이란 이름에 안주하지 말고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총회의 지도자들이 앞장서 주기를 읍소한다.

무엇보다 총회교육과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교육을 선도할 독립연구기구의 창설을 제안한다. 전임연구원과 전임사역자의 인원 확충과 교육재원 확보가 긴요하다. 총회에 많은 사역이 있어 애로가 있겠지만 합리적 예산편성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부족분에 대해서는 지교회에 후원을 요청해도 좋다고 본다. 재해구호헌금에 참여하는 지교회들의 열의로 보건대 미래교육 투자에 모두 공감하고 참여하리라 확신한다. 이보다 더 시급하고 엄중한 과업이 어디 있겠는가! 현명한 농부는 굶을지라도 미래를 위한 씨감자는 꼭 확보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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