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여기 교회가 몇 개 정도나 속해 있습니까?” “전국교회 전체라고 봐야죠.” “전국교회 전체요?” “네, 그렇습니다. 교회를 전체 대표하는 기관입니다.” “다른 단체나 다른 교단도 있지 않습니까?” “교단 위에 있는 단체입니다, 이게.” “그럼 개별교회가 가입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소속돼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거의 다 속해 있다고 봐야 됩니다, 교단들이.”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행한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한기총이 현재 대표적 교회 연합기관이라는 타이틀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에서 ‘교회를 대표한다’고 표현해 한국사회에 혼란을 주고 있다. 전 목사의 행동이 한국교회 전체의 의견이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한 발언이다. 설교 중에 특정 정당과 인물을 지지하며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다 한기총 이름으로 각종 정치집회를 열고 있는 현 상황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방향’이라는 오해를 낳고 있다.
 

지금의 한기총은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은 물론 기감, 기성 등 주요 교단들이 모두 빠져있다. 현재 한기총에 속한 교단 중 가장 교세가 큰 교단은 기하성여의도로, 5000여 교회 정도 된다. 뿐만 아니라 여러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하거나 참여금지 결의를 한 김노아·변승우 씨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그런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는 없다.
 

한기총에 소속되어 있는 교단들이 다 전광훈 목사의 행보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내부에서 한기총정상화를위한임원및회원교단장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전 목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비대위에는 교단 총회장이자 공동회장 및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에 전 목사는 관계자들을 직책에서 해임하겠다고 밝히는 등 내부 갈등도 꼬여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사회는 앞으로 한기총과 전광훈 목사를 더욱 주시할 것이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먼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한기총으로 인해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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