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진리의 말씀으로 강단을 숨쉬게 하라 ⑯ 다양한 방법으로 본문을 선택하라 - ㉯본문 선택, 이렇게 하라
[특별기고] 진리의 말씀으로 강단을 숨쉬게 하라 ⑯ 다양한 방법으로 본문을 선택하라 - ㉯본문 선택, 이렇게 하라
  • 류응렬 목사
  • 승인 2019.05.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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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응렬 목사
●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
● 고든콘웰신학교 객원교수
● 전 총신대 교수
류응렬 목사 ●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 고든콘웰신학교 객원교수● 전 총신대 교수
류응렬 목사 ●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 고든콘웰신학교 객원교수● 전 총신대 교수

본문을 선택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한 책을 차례대로 전하는 연속본문선택과 주제별로 본문을 선택하는 방법, 청중의 필요나 설교자가 성경을 읽거나 연구하는 중에 떠오르는 본문을 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절기에 맞는 본문 혹은 교회력에 따른 본문선택도 있습니다. 본문선택은 반드시 따라야 하나의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도록 선택하면 됩니다.

연속본문선택

연속본문선택이란 한 성경을 연속적으로 설교하는 방법입니다. 중세의 어둠을 뚫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대한 개혁운동을 일으킨 존 칼빈은 성경을 하나님의 영감 된 말씀으로 믿었고, 그 말씀을 그대로 풀어주는 것을 설교의 목적이라고 여겼습니다. 본문의 문자적 의미를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하나님이 의도하는 의미를 바르게 전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본문을 차례대로 강해한 연속 설교(Lectio continua)를 했습니다.

<기독교 강요>를 출판한 후에 파렐의 부탁으로 제네바에서 목회한 칼빈은 얼마 가지 않아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스트라스부르그에서 3년여 동안 목회하던 중 다시 제네바로 돌아와 그가 한 설교는 3년 반 전 부활절, 그가 떠났을 때 전했던 본문 다음 구절을 설교했습니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본문선택 방법을 곧바로 강해설교라 오해하기도 합니다. 강해설교의 정의를 물으면 성경의 한 책을 선택하여 연속으로 설교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자주 듣습니다. 연속적으로 본문을 강해하는 것은 본문선택 가운데 하나의 방법이지, 강해설교의 철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강해설교란 본문을 선택하는 방법이나 설교의 방법이 아니라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고 오늘의 청중에게 적절하게 적용하는 설교를 가리킵니다.

연속적으로 본문을 선택하여 설교하는 것은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설교자에게 본문선택의 시간을 줄여줍니다. 차례대로 설교하기 때문에 설교 본문을 미리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성경의 모든 부분을 골고루 설교할 수 있습니다. 설교하기 어려운 본문을 다룰 수 있고, 성경 전체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연속설교가 아니면 거의 어려운 일입니다.

셋째, 본문을 차례대로 선택하면 삶의 다양한 문제, 특히 설교자가 어려워하는 주제도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습니다. 현대 교회는 이혼이나 동성애 또는 성적 순결이나 십일조 문제 등의 설교를 기피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다루면 설교자가 누구를 염두에 두고 소위 ‘치는 설교’처럼 오해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연속설교는 이런 점에서 설교자에게 모든 문제를 성경에 근거해서 다룰 수 있는 유익이 있습니다.

연속본문선택의 가장 큰 단점은 비슷한 흐름이 반복되면 청중이 지루하거나 식상해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지난 주일 설교에서 본 것처럼”하면서 설교를 시작하면 청중은 긴장을 상실하게 됩니다. 지난 설교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듣지 못한 사람들은 마음을 닫아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특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둘째, 연속설교는 주어진 본문을 차례로 다루기 때문에 청중의 당면한 요구나 때에 맞는 필요를 주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 설교에 청중은 관심을 기울이기 마련입니다. 연속설교를 시작했다고 매주 그대로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절기나 교회상황에 필요하다면 그 주제에 맞는 다른 본문을 설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제별 본문선택

주제설교는 기독교 교리나 특정한 주제를 한 본문에 근거하되 성경 전체를 배경으로 전하는 설교입니다. 성경에는 다양한 주제가 나타납니다. 삼위일체 하나님, 창조, 구원, 섭리, 부활, 십자가, 성경, 하나님의 나라, 헌신, 선교, 전도, 사랑, 섬김, 화평, 종말, 언약, 가족, 결혼 등과 같은 주요한 교리와 주제가 창세기에서 계시록까지 골고루 나타납니다.

주제별로 설교할 때는 설교마다 독립된 주제를 정할 수도 있고, 하나의 주제를 시리즈로 설교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수님의 비유를 10주간에 걸쳐 설교하거나 가정이나 결혼 혹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몇 주간 반복하여 다룰 수도 있습니다. 목회 철학에 따라 매달 혹은 분기마다 적당한 주제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주제별 설교의 가장 큰 장점은 전하고자 하는 주제나 교리를 명확하게 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청중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하여 성경적 가르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본문 자체가 이미 주제와 교리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본문을 주제와 무리하게 연결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 필요한 주제에 맞는 본문을 선택하기 때문에 청중의 필요를 채우는 설교가 가능하고 효과적인 적용도 가능합니다. 청경은 어린이에게 선물을 나누어주는 주일 아침은 어린이에 맞는 설교를 기대하고,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날은 부모님에 관한 설교를 기대합니다.

셋째, 목회 방향이나 강조하고자 하는 주제를 몇 주간에 나누어 설교하면 교인들의 신앙성숙에도 도움이 되는 동시에 온 교회가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담임목사와 다른 교역자도 주제에 맞는 한 본문으로 함께 연구하고 설교하면 온 가족이 공통된 주제로 대화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한 본문을 함께 연구한다고 비슷한 설교가 나올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10명의 설교자들이 함께 연구해도 실제 설교는 중심 주제는 비슷할지라도 10가지의 다른 설교가 탄생합니다.

청중의 필요에 따른 본문선택

설교자는 진리의 말씀인 성경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청중과 시대 사이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시드니 그레다누스는 “설교자는 최초의 회중으로부터 성경의 본래 메시지를 오늘날 세대에 전달하는 송전탑과 같다”고 지적합니다. 설교자의 임무는 성경의 진리를 바르게 파악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알맞게 적용하는 일입니다. 이런 점에서 설교자는 두 가지 사명을 지닙니다. 첫째, 본문을 당시의 배경 속에서 정확하게 해석하는 주해자의 사명이고, 둘째는 오늘의 시대와 청중을 이해하는 목회자의 사명입니다. 본문을 잘못 해석할 때 비성경적인 설교가 탄생하듯이 청중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할 때는 청중의 가슴에 다가오지 않는 동떨어진 설교가 될 것입니다.

청중의 삶에 민감한 설교자는 그들의 필요와 관심을 채울 수 있는 설교를 위해 본문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업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 점점 늘어가는 이혼의 문제, 현실이 된 동성애 문제, 경건하게 생활하던 교인의 갑작스런 죽음,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 사건 등을 보면서 설교자는 성경에 근거한 가르침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성경이란 영원 불변하는 진리이지만,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들려져야 할 말씀입니다.

청중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본문을 선택할 때는 특별히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본문의 내용에 정직한 설교를 해야 합니다. 주제설교를 위한 본문선택과 마찬가지로 청중의 필요에 따라 본문을 선택할 때 현실 문제나 상황의 눈으로 본문을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설교자에게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선이 있습니다. 상황에 맞추기 위해 하나님이 말씀하지 않는 것을 전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성경이 마치 인생의 갖가지 문제에 대한 해답서처럼 설교해서는 안 됩니다. 청중의 문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설교와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성경을 이용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인생의 진정한 문제는 그 문제가 풀려야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진실하게 체험할 때 진정한 해결이 있습니다. 설교자는 자신의 삶 속에 생명의 말씀이 바로 들려지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설교자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설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그에게 들려져서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해답을 찾도록 도와야 합니다.

설교자의 관심사에 따른 본문선택

설교자가 평소 말씀을 읽거나 묵상하다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본문을 설교본문으로 선택하는 것도 좋습니다. 책을 읽거나 대화하는 중 혹은 대중매체를 통하여 특정한 본문이 떠오를 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설교를 듣거나 읽다가 자신이 설교할 말씀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성실한 설교자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생각, 인용문, 예화, 주해의 통찰력, 기억할 만한 명언, 여러 가지 주제들에 눈과 귀를 기울입니다. 모든 삶이 설교를 위한 배경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선택을 위해서 특별한 방법을 가지지 않는 설교자들은 대부분 그때마다 본문을 택합니다. 담임목사라면 매주 여러 번 설교해야 하는 상황에서 본문을 미리 정하는 것은 쉽지 않는 일입니다. 끊임없는 설교의 원천을 발견하려면 성경 뿐 아니라 독서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책을 가까이 하는 설교자에게는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주어지는 설교자료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교회력에 따른 본문선택

교회력에 따른 본문을 선택하는 것을 선호하는 교단도 있습니다. 로마가톨릭교회나 성공회, 루터파 교회, 감리교와 같이 예전을 강조하는 교단은 매년 교회력에 맞도록 정해진 본문을 따라 설교하기도 합니다. 교회력에 따라 본문을 제시하는 것을 ‘렉셔너리’(Lectionary)라고 부릅니다. 절기를 기준으로 적절한 본문을 추천하고 설교의 흐름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혁교회는 몇 가지 이유로 렉셔너리 사용을 거의 따르지 않는 편입니다. 첫째, 종교개혁가들 이후로 성경 전체를 설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의적으로 본문 나누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개혁가들이 칼빈처럼 성경을 차례대로 강해하는 연속본문선택을 선발적인 선택보다 선호한 것도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셋째, 로마가톨릭교회는 특별한 날이 다른 날보다 더 거룩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절기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개혁교회는 모든 날을 동일하게 여기기 때문에 특별한 절기를 우위에 두는 것을 기피했습니다. 넷째, 각 교회는 성령의 인도함을 따라 자율성을 지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주어지는 본문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본문은 설교자의 목회 방향이나 주제, 청중의 필요나 교회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본문을 선택하는 일은 전적으로 설교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입니다. 본문이 정해지고 나면 설교자의 임무는 본문을 통해 오늘날 청중에게 적실하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입니다.

설교자는 본문을 해석하는 주체일지라도 본문 자체가 설교자를 해석하도록 자신을 말씀 앞에 드리는 객체로 서야 합니다. 진리의 말씀이 설교자의 인격과 삶을 통과하여 먼저 자신에게 적용되고 난 다음에 청중을 향해 전달되어야 합니다. 하늘의 음성을 들려주고자 하는 거룩한 열망으로 타올라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라는 확신으로 진리를 외쳐 죽은 자를 살려내고 살아있는 자들을 거룩하게 세우는 사명, 이것이 설교자에게 주어진 위대한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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